회사를 떠난 사람들 27_ 박사, 팀장, 교수를 버리고 일인 기업이 된 사람 2

Author : 손성곤 / Date : 2017.08.25 08:06 / Category : 회사를 떠나다



조직이 주는 타이틀을 버리고 홀로선 남자




▶ 중요한 질문이다얼마나 벌고 있나?

매달 일정하지는 않지만 회사에 있을 때보다는 많이 벌고 있다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다. 2년 넘게 1인 기업가로 활동을 하다보니 수입에 대해 여러 개의 낚시대를 드리울 수 있게 되었다단기적인 강연이나 일 년 계약의 자문으로 월급처럼 들어오는 등 다양한 수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고 있다.


 

▶ 1인 기업가로서의 고민은?

단기적 수익과 장기적 생존에 대한 균형이 가장 큰 고민이다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다예를 들어단기적으로 들어오는 강연 요청을 모두 수락하면 수익은 날 것이다이렇게 당장 내 시간을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다하지만 지나치면 내가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는 여력은 줄어든다또 반대로 너무 장기적인 발전에만 몰두하면 당장 내일 굶어 죽을 수도 있다이 사이의 균형을 잡기가 지금도 쉽지 않다최근에는 강연은 최대한 줄이고 딥러닝이라는 분야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꼭 필요한 공부인데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부분이어서 한 달 동안은 나를 채워가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한 시장의 불확실성과 빠른 변화는 예측이 쉽지는 않다는 점도 고민이다내가 공부하는 속도와 양보다 기술 발전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기술의 발전 추이를 잘 아는 사람일수록 최근의 빠른 기술 발전의 위력을 안다최근 어느 정부기관에서 자문이 왔다. ‘2030년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의 예측을 원했는데 나는 내 능력 밖이라고 말씀드리며 정중히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당장 5년 뒤의 예측도 어려운 시대다.

 

▶ 1인 기업은 교육이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나기 힘든 것 같다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형식의 문제보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나는 지식 소매상으로 자문강연집필 등의 일을 한다이런 형태가 전문가 개인으로서 접근하기 쉬운 일이고수입과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다른 형태의 제조업유통업 분야의 1인 기업도 있을 수 있겠지만하지만 혼자서 하기에는 활동의 폭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다시 말하자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는가?, 내 인생의 주도권과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조직의 단점인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는가?> 이것이 중요하다고 본다형식과 카테고리는 크게 중요치 않은 것 같다.


 

▶ 무식한 질문이다헬스케어 분야의 1인 기업가면 하얀 가운을 입고 스포이드랑 현미경을 들고 연구하는 것을 처음에는 생각했다어떤 연구를 하는 건가?

실제로 대학원생 때부터 연구소에 있을 때까지 그렇게 연구해왔다그렇게 연구하는 것은 다소 좁은 의미에서의 연구로 보통 결과물로 논문이 나온다지금 나는 논문을 쓰는 연구는 하지 않는다마치 유시민 작가가 말한 지식소매상과 같은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산업 트렌드에 대해 공부연구한다그것을 융합해서 새로운 통찰력을 만들어내고방향을 제시하며새로운 스타트업을 육성하기도 한다이러한 것들이 내가 1인 연구소로서 하고 있는 연구 활동이다.

 


▶ 누군가가 삐딱한 시선으로 그럼 너는 직접 연구하고 생산해 내는것이 없지 않냐남이 연구한 거 짜깁기 하는거 아니냐?’라고 질문을 한다면?

그렇게 물어볼 수 있다언급했던 지식소매상이라는 일 자체가 기존에 있는 것을 융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이 중에서 내가 처음 만들어낸 지식은 엄밀히 말해서 거의 없다하지만 그것이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경계를 정하지 않고 배우고 공부한다그래서 스페셜리스트이자 제네럴리스트다미국의 어떤 교수가 연구해서 발견해 낸 것과 완전히 다른 분야의 결과물을 보고 그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내 일이다상관 없는 점들을 이어가는 것 (connecting the dots)이다인공지능과 의학을 연계하여 의료인공지능에 대해 공부를 하고웨어러블 디바이스와 UX디자인보험 산업을 연계한 새로운 사업모델의 사례를 공부하는 식이다이는 특정 조직에서 정해진 직무를 가지고 있다면 하기 어려운 역할이다새로운 것들을 함께 공부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길 위에 있다고 이해해 달라.

 

 

▶ <그렇게 나는 스스로 기업이 되었다>라는 책을 썼다소개해 달라.

회사를 떠나 1인 기업으로 두 발로 서기까지의 과정을 엮은 것이다지난 1년 반 동안 브런치에 연재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글을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 누가 이 책을 읽어야 하나?

퇴사하여 1인 기업을 준비하는 사람이제 막 1인 기업을 시작한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조금 범위를 넓히면 직장인 중에서 회사에서 이렇게 일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나?”라는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겠다.

 

▶ 다른 1인 기업가 관련 책과 다른 점은 뭔가왜 이 책을 읽어봐야 하나?

내가 1인 기업으로 왜 독립했는지그런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준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 포함되어 있다나는 1인 기업이 단순히 일을 하는 방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인생을 살아가는 철학과 태도라고 생각한다책에는 개인 브랜딩이나 강연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실무적인 노하우도 담겨 있다하지만 이런 스킬에 그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1인 기업가로서의 일하는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또한 내가 1인 기업의 철학을 만들고 독립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받은 책들도 소개했다1인 기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일인기업의 준비, 스킬 뿐 아니라 태도, 마음가짐까지 볼 수 있는 책이다. 

나도 읽어 봤다. 추천한다. 





▶ 이 책을 통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무언가세 문장으로 요약해 달라.

1. 일은 매우 숭고한 것이다하지만 조직 속에서 남들과 똑같이 일하는 것 외에도 대안은 있다.

2. 독립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며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3.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 책에 “본질” 이라는 단어가 꽤 많이 나온다자신이 신봉하는 하나의 가치라는 생각이 든다본인의 삶의 모토에 대해 묻고 싶다.

아주 크게 보면 나로 인해 세상 한 부분이라도 나아지면 좋겠다그러한 과정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사실 의료헬스케어 분야를 선택한 것도 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좀 더 범위를 좁히자면 디지털 기술과 의료의 융합을 통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사실 이 소망은 의료와 헬스케어 분야에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외과의사는 수술을 통해서제약사 연구원이라면 신약의 개발을 통해서헬스 트레이너라면 운동 코칭을 통해서 이를 추구할 것이다나도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로서 나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 가치를 만들어내고 싶다.


 

▶ 뭔가 Well Organized된 사람이고 그런 하루를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하루의 일반적인 루틴은 어떤가?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서 9시는 되야 일어난다일어나면 세수하고 커피 한잔 집어들고 바로 일을 시작한다오후 1시 정도에 점심 먹으러 갈 때까지 계속 일한다혼자 식당에 가면 눈치 주거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점심을 조금 늦게 먹는다점심 먹고 오면 또 논문 읽고 해외 기사 읽고 글 쓰면서 또 일한다그냥 일일이다사실 나는 일 중독자에 가깝다.

저녁 6시 정도까지 일하고저녁 먹고 운동 간다주로 주짓수나 헬스를 한다.  헬스는 15년차주짓수는 8년차다내가 저녁형 인간인 것은 주로 운동을 밤에 하기 때문이다운동 후에 새벽 2시쯤 잠자리에 든다나름대로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건강 관리도 철저하게 하려고 한다대기업과 달리 1인 기업은 안전망이 없다병가도 낼 수 없다나 자신이 기업이니내가 아프기라도 하면 회사 전체가 멈추는 것과 마찬가지다.

 


▶ 아침에 일어나 몸이 두 개로 분리 돼서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다시 합쳐지는 능력이 생겼다고 치자그렇게 10년 동안 살 수 있다면 새로 생긴 몸으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재미있는 질문이다. 내가 한 명 더 있으면 옆에 앉혀 놓고 함께 일하고 싶다두 배로 더 공부하고 연구하니 생산성을 두 배로 높일 수 있어서 매우 좋을 것 같다지금도 공부하고 연구할 것이 너무 많아서 벅찬 탓에실제로 하루가 48시간이 되거나 잠을 자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혹은 한 명은 장기적 목표를 위해서 연구만 하고다른 한 명은 단기적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 강의나 외부 활동을 하는 식으로 분업할 수도 있겠다지금 실제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 최윤섭이라는 이름은 업계에서 어느 정도 급인가?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고 또 조심스럽다하지만 1인 기업이니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는 있어야 한다남의 입을 빌어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대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헬스케어에 대해 검색 하다보면 결국에는 최박사님 블로그로 귀결된다’, 혹은 ‘S전자 헬스케어 사업부에 책상마다 최박사님 책이 꽂혀 있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 불확실성이란 측면에서 개인과 기업 어느 쪽이 나을까?

쉽지 않은 질문이지만 준비된 1인 기업이라면 개인 쪽이 조금 나을 것 같다너무 빨리 변화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조직에서 특정 역할을 맡고 연간 목표를 세워놓고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는 조직의 유연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그 측면에서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조직에 속한 개인이 가장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위험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조직 속의 개인도 1인 기업의 유연함과 민첩함을 배울 필요가 있다.

 


▶ 4차 산업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된다개인적으로 그런 큰 변화는 역사적 관점에서 지나고 나서 그 후에 평가하고 명명하는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분야는 다르지만 박사님 관점에서 의견을 듣고 싶다.

개인적으로 4차산업 혁명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한국에서 정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단어의 하나라고 생각한다외국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용어이기도 하다이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정의가 조금씩 다른 것 같다다만 변화가 아주 크고 엄청난 속도로 오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지난 10년 간의 변화도 매우 컸지만앞으로 다가올 십 년 동안의 변화는 지난 10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광범위할 것이다나는 이를 쓰나미에 비유하곤 한다.


 

▶ 이런 엄청나고 빠른 변화가 35세 평범한 직장인에게 어떤 분야에서 큰 변화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나?

내 분야가 아니라 정확한 답을 할 만큼 전문적이지는 않다하지만 헬스케어 분야에 국한되어 이야기한다면 인공지능이 가장 임팩트가 클 것 같다단순하고 기계적인 반복 업무는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또 사라지고 있었다인공지능이 인간 전문가들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현재 100명이 하는 일을 10명이 할 수 있게 된다면 큰 변화의 촉매가 될 것이다지금과는 인간 전문가들의 크게 역할이 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이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이 준 타이틀을 벗고 스스로 홀로선 헬스케어 분야의 일인 기업가 최윤섭

이 글을 누르면 그의 데이터 뱅크 "최윤섭의 헬스케어 이노베이션"이 나온다.





▶ 회사를 떠나서 책을 쓰고 1인 기업이 되고 인생이 바뀌고 자유인이 된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들이나 그런 꿈을 쫓아 1인 기업이 되려고 하는 대학생직장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인 기업이라는 형태는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형식은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누군가에게는 조직에 남아서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관과 가치에 더 잘 맞을 수도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지는 자율적인 삶의 태도를 선택하려는 사람에게는 도전해볼만한 형태의 일이라고 본다이를 위해서는 전문성브랜드수익모델 등에 대해 가설을 충분히 검증한 뒤에 독립하여 1인 기업에 뛰어드는 것이 맞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가장 좋은 것은 지금 1인 기업으로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서 진짜 삶을 한번 보는 것이다. 내 책을 읽어도 좋고, 1인 기업 팟캐스트를 듣거나, 관련 모임에 나가봐도 된다. 1인 기업은 단순히 일을 하는 방식이라기 보다는삶을 살아가는 태도이자 철학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수입자유 등의 단적인 측면만 보고 독립하면 낭패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외적인 측면보다는 실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나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 요즘 학생들은 조금 더 취업이 쉽고 돈을 벌기 쉽고 사회적 시선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직업을 택하려고 한다대학생들에게 선배로서 인생의 방향성 등에 대해서 한마디 조언을 해 준다면?

자신의 가치관이 정말로 그러하다면 그렇게 선택해도 된다그런데 그 가치관이 정말로 내가 원하고 있는 근본적인 것인지부모님이나 사회상 등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만들어지게 된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학생 때는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 없이 던져야 한다이 질문에 솔직하지 않거나질문을 건너 뛰거나답 없이 사회로 나오면 결국 방황하게 된다.

 

이는 학생들 탓만 하기도 어려운 일이다요즘 취업이 너무 안 되어서 고민하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에 대한 답 없이는 힘들여 취업하더라도 사상누각인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통계를 보면 대기업 신입사원 중에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남들이 다 가는 길이라고 하더라도이 길이 나에게도 맞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 조직에 속한 사람으로서 일했던 것의 점수는?

상사나 함께 일하는 팀원에 따라서 달라졌던 것 같다존경할 수 있는 상사 아래에 있을 때는 80점 이상이었다인간적으로실력적으로도 존경하지 못하는 상사나 교수님 아래에 있을 때는 10점 이하였다이 때는 정말로 출근하기가 너무 싫었다전문가로서나 인간적으로 존중 받지 못하고 나의 가치를 인정받지도 못했던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조직에서 내가 상사나 팀원교수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택 불가능성에도 오는 비본질적인 일의 폭풍 때문에 점수가 낮을 수 밖에 없다퇴사할 때 흔히 직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이다.’ 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 1인 기업으로 일하는 것의 만족도를 점수로 나타낸다면?

90점 정도 주겠다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조직에서 일할 때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가장 좋은 점은 내 인생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본질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거다.


 

▶ 5년후 모습을 한 장의 사진처럼 그려본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5년 뒤에도 지속하고 있으면 좋겠다지금과 똑같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전파하면서가치와 의미를 만들어 내고 싶다그렇게 할 수 있다면 꽤 괜찮은 인생일 것이라고 생각한다지금 나의 가장 큰 고민이 결국 지속가능성이다.


 

▶ 마지막으로 직장생활연구소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본인 삶의 의미를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란다다른 사람 모두가 택한 삶이라고 해서 나도 그렇게 살 이유는 없다지도 밖에도 길은 얼마든지 있다책에서는 1인 기업을 강조했지만모두가 반드시 이런 형태의 삶을 택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내 삶의 방향성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한 후에 나온 결론이라면 어떤 형태로 일하든지 상관 없을 것 같다나에게는 그 답이 1인 기업이었을 뿐이다부디 자신만의 길을 찾으시고그 길을 용기 있게 걸어 가실 수 있기를 바란다.

 

 

 


 

▶    5년 후에도 지금처럼 살고 싶다는 사람은 태어나 처음이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5년후의 그림을 그리지 못하던가 혹은 막연하게 말한다아주 소수만 명확한 모습을 말한다그는 스스로 방향을 명확히 하고 주체적으로 일하는 지금이 행복한 모양이다지금 행복한 공부와 본질적인 일을 하고 있고지속적으로 발전하기를 원하는 사람이었다또 그는 본질’, ‘의미’, ‘방향성’ 그리고 과정 중에 있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말은 사람의 가치를 드러낸다.  짧은 인터뷰에서 실마리를 찾았다면 그의 책 그렇게 나는 스스로 기업이 되었다.”를 읽어보기 바란다. 1인 기업관련 책 중에서 한 권만 고른다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괄목할 만큼 좋고 무엇보다 진실된 책이다. 5년 후에 그를 다시 만났을 때 그가 지금처럼 일하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직장생활연구소회사를 떠난 사람들   kickthecompany.com  인터뷰 by 손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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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1인기업가, 인터뷰, 일인기업, 직장생활연구소, 최윤섭, 퇴사한사람들, 회떠사, 회사를떠난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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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태어나 처음으로 가장 힘들게 내린 주체적인 결정

Author : 손성곤 / Date : 2016.10.28 12:57 / Category : 회사를 떠나다


"퇴사"

:: 인생에서 처음으로 내린 가장 '주체적'인 결정


지난 22개월간 26명을 심층 인터뷰를 하면서 내린 정의다.







인터뷰 대상 물색,섭외                                            1시간
인터뷰 대상 조사 및 질문서 작성                              1.5 시간 
만나러 가는 길.                                                     1 시간
인터뷰 실제 시간                                                   3 시간
돌아오는 길.                                                         1 시간
녹취한것 들으며 옮겨 적는 시간 최소                         7 시간
적은것 퇴고 편집 하는 시간                                     1.5 시간
인터뷰이한테 보내고 받은것을 다시 편집하는 시간          1 시간
최종 정리본을 "직장생활연구소"와 Daum 직장IN 에 사진과 함께 편집해서 올리는 시간 1 시간





한 명을 인터뷰 해서 결과물을 만드는데 까지 18시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을 빼도 회사 근무 시간으로 치면 이틀이 넘는다. 회사를 다니면서 인터뷰를 하고 정리를 하려면 인터뷰 이후 최소 3주 길면 한달이 넘게 걸린다.



때론 인터뷰는 길어지기도 한다. 두가지 경우가 있다. 인터뷰이가 지나치게 질문과 동떨어져 자신의 말만 하는 경우. 또 그간의 힘듬과 감정의 곡절들이 인터뷰 중에 폭발하며 감정을 쏟아내는 경우.


전자의 경우 계속해서 기다리다가 가이드를 준다. 질문에 적합한 대답을 하면 또 질문이 이어질 것이니 질문에 맞는 답을 먼저 해 주면 좋겠다. 라고.  모두 인터뷰라는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나 역시 그랬던 경험이 있으니까...    후자의 경우는 5시간 동안 얘기할 때도 있었고, 최대 6시간을 얘기한 적도있었다. (배가 고파서 밥까지 같이 먹었다.) "이런 수준의 얘기까지는 안해 주어도 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슴깊은 곳에 있는 얘기를 꺼내준 사람도 있었다. 물론 같이 눈물을 흘린적도 있다. T.T









내가 이렇게 심층적으로 인터뷰 하는 이유는 하나다. 회사를 떠나는 그 심정은 한순간의 찰나의 감정이 아니기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는 진심어린 생각과 감정을 꺼내기 위함이다. 또, 오늘도 밤을 새우며 불안과 공포, 그리고 잠깐의 긍정과 혼돈에 고민하는 "퇴사고민자" 들에게 먼저 행동한 사람의 진심을 전해주고 싶어서다. 먼저 행동한 사람들이 망설이는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등대처럼 가이드가 되어 줄 수 있다. 




퇴사의 심정을 논하는 건 퇴근길 안주집 노가리 처럼 씹어대며 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4년차의 눈에는 10년차의 생각은 보이지 않는다. 애석하지만, 누군가는 꼰대라고 하겠지만 그런 참 트루다. 서있는 곳이 다르면 보이는게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의 치열하고 절박한 삶에 누군가의 비지니스 모델의 잣대를 들이 대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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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퇴사, 회사를떠난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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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난 사람들 26_ 꿈이 있었다. 그래서 떠날 수 있었다. 1

Author : 손성곤 / Date : 2016.10.11 07:30 / Category : 회사를 떠나다



▶ 자기소개

저는 84년 생, 서른 세 살. 항공사 조종사로 입사 준비 중인 ㅇㅇㅇ 입니다. 동시에 항공기 조종사 교관과정도 준비 중 입니다.

 

▶ 커리어 소개

ㅇㅇ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02 학번 이다. 군생활을 마치고 같은 전공의 대학원에 진학했다. 첫 직장은 2010, 무기체계 개발관련 연구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군대에서 쓰는 다양한 무기 중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나는 하늘을 나는 것, 하늘을 나는 물건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무기 중에서 미사일에 관심이 너무 많아서 선택한 최초의 회사였다. 하지만 부서는 미사일과 관련 없는 분야였다. 그러다가 2012년에 ㅁㅁ으로 이직을 했다. 그곳은 정부기관 산하 국책기관이었다. 국가에서 큰 로드맵으로 개발하는 기술에 대해 기획을 하고 업체 선정해서 개발하는 과정을 평가, 관리하는 것이었다.

조종사가 되기 위한 준비는 회사를 떠나기 7개월 전부터였다. 당시는 퇴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닌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온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한 동경으로 시작한 것이었다. 교육을 받으면서 마음을 정하게 되었다. 회사생활은 두 곳을 합쳐서 약 4년을 했다.

 

▶ 무기와 관련된 일은 생소하다. 어떤가?

다소 경직된 분위기였다. 무기와 관련된 분야다 보니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고 군대관련 분야다 보니 그런 것 같다.

 

▶ 한번 이직을 했는데 사기업에서 공공기관으로 갔다. 안정성을 따라간 건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그 질문이 이해는 간다. 아무래도 직장인들에게 직업의 안정성이 중요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결론만 말하면 회사에서 하는 일이 내가 원하는 일과 달라서 이직을 했다. ㅇㅇ 에서는 지상군과 수중 무기를 다루었다. 일은 재미있고 사람도 좋았다. 하지만 내가 배우고 익혀온 분야와 관련된 일을 하기를 계속해서 원했다. 오래 전부터 관심이 있고 하기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이직을 했다. 직업적 안정성 때문은 아니었다. 그것을 쫓았다면 아예 퇴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연히 공공기관인 ㅁㅁ에서 항공우주 기술 관련 프로젝트 관련 사람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았다. 그 곳이 마침 내가 원했던 항공, 비행과 관련된 일이라 주저없이 지원하게 되었다.

 

▶ ㅇㅇ에서도 항공, 우주 관련 분야로 옮겨서 일할 수도 있지 않았나?

그곳에도 항공관련 일을 하는 부서가 있었다. 당연히 가고 싶어서 많이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TO였다. 그 부서에 자리가 나야 갈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라며 TO를 늘려서라도 받았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또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나는 그 부서에서 원하는 백그라운드를 갖춘 사람은 아니었다. 나도 부서를 원하지만 부서도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가려서 뽑는다는 것을 알았다. 회사라는 것이 간절히 원하고 부딪히면 되는 부분도 일부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내가 아닌 회사의 필요와 요구라는 서로간의 욕구가 맞아야 움직이는 조직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 그런데 ㅁㅁ에 와서도 우주, 항공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았다. 왜 그랬나? 그 쪽으로 지원한 것 아니었나?

ㅁㅁ에서 항공관련 일을 하는 부서가 있다. 하지만 사람을 뽑을 때 그 부서로 뽑은 것이 아니라 큰 카테고리로 뽑았고 내가 원하는 부서는 사람을 뽑지 않았다. 그래서 자동차 기술 관련된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다. 순환보직을 하는 곳이기에 언젠가는 원하는 부서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자동차 관련 부서에서 일할 때도 재미 있었다. 다른 분야이기에 배울 것 너무 많았다. 짧은 직장생활 동안 최고라 할 수 있는 너무 좋은 분들과 일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동차도 Automobile 관련 분야는 운송이라는 큰 범주는 나의 생각과 일치 했기에 즐거웠다. 좋은 사람, 성장하는 느낌, 원하는 부분과 맞닿아 있는 업무. 그러다 보니 , 이곳에서 오래 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그런데 그 곳도 결국 18개월 만에 나왔다. 왜 그랬나?

자동차 관련 부서에서 내가 주로 했던 일은 전자쪽 이었다. 사실 나는 대학, 대학원 모두 기계 베이스로 배웠었다. 그러다 보니 엄청나게 공부해야 했고 또 회사에서도 그러길 원했다. 그렇게 배우며 부족함을 채워나가며 일하던 중 갑자기 부서가 바뀌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출장 도중 그 사실을 듣게 되었다. 순환보직을 하는 회사다 보니 그런 일이 종종 있었다. 새로 바뀐 부서는 매우 다양한 분야를 다뤘다. 우리나라가 미래에 먹고 살만한 모든 기술을 다 개발한다는 명목을 가지고 그런 사업을 관리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모호한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서도 전자베이스 시스템을 개발, 관리 하는 일을 했다. 이전 부서에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환경이다 보니 처음부터 적응해야 될 것들이 많았다. 물론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내가 원하는 것만 할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래도 너무 다른 조직으로 가니 충격이 컸다. 그 부서는 관리, 평가 부서로였고 일단 업무량이 너무 많았다. 열 시, 열한 시 퇴근은 기본이었다. 확실한 한가지 사실은 나의 관심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전혀 관심도 가지 않고 흥미도 없고 재미도 없는 부서에서 일을 한다는 것에 출근길마다 고민이 되었다.

거울을 보고 스스로 질문을 해서 오늘 그 일을 하다가 죽어도 행복한가? 라는 질문은 스스로에게 했을 때 대답이 아니요 라면, 그 일을 그만두어도 된다.” 이런 류의 말을 스티브 잡스가 했던걸로 기억한다. 이 때는 이 말이 그렇게도 와 닿았다. 아침마다 그 말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대답은 아니요였다.

아침마다 회사를 가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때론 과도한 스트레스와 앞날의 걱정으로 인해 지하철에서 멀미를 했다 또 엘리베이터도 타지 못할 정도였다. 10층까지 걸어 올라갔다. 이러다 보니 스티브 잡스의 질문에 나의 대답은 아니요일 수 밖에 없었다.

 






▶ 혹시 퇴사라는 선택을 할 때 도움을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은 적은 없나?

나와 같은 길을 먼저 걸어간 사람을 만났다. 그러니까 자동차 회사를 다니다가 다시 공부와 훈련을 해서 조종사가 된 분을 만났다. 예전에 잠시 저널리스트로 일을 했는데 거기에서 만난 분이었다. 또 취미로 배우면서 알게 된 직장인에서 조종사로 직업을 바꾼 선배들을 만났다. 그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는 엄청나게 큰 자극이었다. 보기만 해도 자극을 받았다내가 걸어가야 할 길을 먼저 걸어간 사람을 만나는 것은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내 상황에 따라서 내 마음 상태까지 모두 이해하고 알고 있었다. 조언을 해 줄 때는 해 주었고, 조언보다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면 그리해 주었다. 겪어보지도 않은 사람이 남의 진로에 대해 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 일을 미리 겪은 사람을 찾아서 만나보는 것도 대단히 힘들다. 그런 사람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퇴사 결정을 하기 까지는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은 바로 그 분이었다.

 

▶ 회사에 다닐 때 좋았던 경험은?

우선은 내가 개발한 아이템이 세상에 나올 때 좋았다. 내가 만드는데 기여한 무기가 세상에 나올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물론 무기라서 사람들은 잘 몰랐을 것이다. 또 내가 쓴 글과 논문이 세상에 나올 때, 성과로 나왔을 때도 보람이 있었다.

 

▶ 회사에서는 어떤 사람 이었나?

회사에서 나는 조금 튀는 사람이었다. 색깔이 뚜렸한 사람이었다. 기본적으로 룰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동의하지 못하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가장 컸던 것은 휴가였다.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공동의 일에 해가 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일정을 세우고 휴가를 내서 여행을 다녔다. 하지만 조금 보수 적이었던 회사의 일부 사람들은 그걸 싫어했다.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일이 널널해서 혹은 여행 준비하느라고 일을 제대로 안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밥 먹을 때도 항상 같이 비슷한 메뉴를 골라야 했다. 식단 관리를 위해서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것마저 튄다고 생각하는 주의 사람들이 있었다.

 

▶ 퇴사하겠다고 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

굉장히 특이하고 미친 친구다.’ 라는 말을 들었다. 마지막 회사는 공공기관이었다. 직업적 안정성도 사기업에 비해 높았다. 그런 곳을 깡통처럼 차버린다고 생각하니 객기를 부린다고 생각한 것 같다. 게다가 조종사를 한다고 하니 꿈을 쫓는 어린 친구 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젊을 때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게 본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어린 객기에 꿈 사냥을 떠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 부모님께서는 뭐라고 하셨나?

처음에 ㅇㅇ에 입사했을 때 매우 좋아하셨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큰 회사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서 2년만에 ㅁㅁ기관으로 회사를 옮겼다. 지원할 당시엔 그 기관은 들어보지 못한 곳이었고 계약직일 가능성이 높아서 매우 싫어하셨다. 그러다가 공공기관이고 정규직이고 합격했다고 예기를 하니 상당히 좋아하셨다. 이 회사를 오래 다니고 여기 다니면서 결혼해서 잘 살면 되겠구나 생각하셨다. 그러다가 그 안정된 회사를 때려치우고 조종사를 한다고 하니난리가 났었다. 퇴사를 말씀 드리고 그 날 미친 듯이 싸웠고 약 한달 동안 부모님과 대화를 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말을 걸지 않았다는 게 맞는 것 같다.

 

▶ 퇴사까지 하고 새로운 직업으로 조종사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어릴 적부터 비행, 조종에 관심은 있었다. 1996년 이었나 내가 학생 때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에어쇼라는 것을 했다. 그래서 호기심에 가서 봤다. 그 때도 가슴이 뛰면서 조종사가 되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지금 사는 곳도 성남공항과 멀지 않아서 비행기를 자주 본다. 계속해서 비행기를 보며 꿈을 리마인드 한 것도 지금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게 된 원동력인 것 같다.

어느 날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쉬며 인터넷을 보고 있었다. 어느 조종사가 고프로 같은 카메라로 비행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8분이 넘는 영상을 눈하나 깜박이지 않고 바라봤다. 마치 머리를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태어나서 가장 크게 번쩍이는 느낌을 받은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바로 사설 비행교육기관에 등록해서 훈련을 받았다. 그 영상이 내 안에 원래부터 있었던 회사 일을 하면서 꾹꾹 눌러왔던 욕망에 불씨를 붙여 주었던 것 같다.

 

▶ 어찌 보면 하는 일을 바꾸는 전직을 하고 있는 중이다. 현실적인 전직을 위해 필요한 건 뭘까?

우선 어떤 일을 할건지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를 모른다. 나를 먼저 찾는 질문이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당장 직업자체를 바꾸고 예전과 똑같이 돈을 버는 일은 적다. 물론 그것도 사람이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전제하에 그렇다. 하지만 대부분은 먹고사니즘, 당장의 생활비에 목을 매기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나는 예전부터 하늘을 날고 조종사가 되는 것을 꿈꿨기 때문에 한번의 충격이 계기가 되었다. 어찌 보면 운이 좋은 케이스다. 꿈이 명확했기 때문이었다.

일을 정했다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연도별로 분기별로 월별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회사에서 월별 계획 주별 계획은 당연한 건데 자신의 일을 찾으려는 사람이 그런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보통 직장인은 한 분야만 깊게 아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일을 할 때는 백지 상태다. 그럴 때 계획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지표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은 버티는 거다. 하기로 결정을 했으면 무조건 버텨야 한다. 새로운 일을 하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을 너무 너무 많이 만난다. 정보가 없으니 예상을 못하고 그렇기에 거의 매일 매일이 예측 불가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변수와 예측 불가능에서 오늘 좌절들을 버티는 힘과 태도가 필요하다. 직업을 바꾸면서 꽃 길만 걸어가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그가 직접 글로 쓴 2016년의 목표>




 

▶ 회사에 있을 때와 가장 달라진 점은?

삶과 시간에 있어서 주도적이 된 것이다. 회사에서는 남이 내 계획을 세워줬다. 내 뜻대로만 계획을 세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 마음대로만 움직일 수 없는 건 더더욱 당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퇴사 이후에는 당연히 하루 24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이래라 저래라 말을 하지 않는다. 내 스스로 책임을 지고 계획, 목표도 스스로 세우고 그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도 내가 해야 했다. 자기 주도적이 된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다. 당신이 쓴 나는 무적의 회사원이다.’도 읽어 봤다. 거기에 월급에 중독이 되면 주체성을 포기하고 스스로 노예가 된다는 말이 나왔던 것 같다. 회사에서 남이 시키는 것에만 너무 익숙해 지면 또 준비 없이 갑자기 퇴사하면 스스로 시간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이 퇴사하면 여행 길게 다녀오고 나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평소 하지 못했던 여가만 하면서 몇 달을 보내버리기도 한다. 그건 그 사람이 회사에서 주체성을 박탈당한 삶을 너무 오래 살아와서 그런 것 같다.

 

엊그제 친구를 만나러 여의도에 다녀왔다. 점심시간이었는데 전부 금융계 사람들이 넥타이를 맨 모습 속에 혼자 반바지에 티를 입고 있는 내가 있으니 굉장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묘한 희열과 이질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러면서 . 나는 소속이 없구나라는 느낌도 받았다. 처음엔 그것이 불안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괜찮다

 

▶ 본인이 원하는 일을 준비하면서 겪은 변수는 무엇이었나?

모든 것이 변수였다. 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그래도 되는 일을 매우 적었다. 좋아하는 일을 준비했는데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상황만 벌어지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나도 연별, 월별 계획도 다 세웠다. 하지만 한번도 제대로 된 적은 없었다. 기상 문제로 비행을 못하는 경우, 계획은 한번의 실패도 없이 시험 통과였지만 시험에 떨어진 적도 있었다. 나는 그런 적은 없었지만 불안한 미래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지거나 부모님의 반대 같은 것도 겪는 동료들을 보았다. 하지만 계획을 세웠기에 변수에 대해서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계획 자체가 돌발 상황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 힘든 일은 없었나?

너무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재 취업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사설 기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정식 비행 교육기관에 들어 갔었다. 일단 가보니 공부의 양이 어마 어마 했고 훈련도 힘들었다. 당연히 모두 견뎌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부딪히니 이런 또 달랐다. 그러다가 국방산업과 관련된 국책기관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것을 보고 지원하려고 생각도 했었다. 이력서 까지 썼었다. 불안감은 당연한 거였다. 나이 삼십 넘어서 대기업, 국책기관 나와서 조종사라는 꿈을 꾸는 것은 누군가 보기에는 어린아이가 대통령, 과학자 같은 꿈을 꾸는 것처럼 유치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누군가 그렇게 얘기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랜 준비 기간 동안 자존감이 떨어지니 스스로 그런 생각도 했다. 스트레스에 원형 탈모까지 생겼다.

 

비행 연습하는 교장은 밤에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시골 구석에 있었다. 완전 깡 시골 이었다. 그 곳에 고립돼 있다 보니 불면, 불안증까지 생겼다. 그러다 보니 혼자 가만히 있으면 가끔 불안과 스트레스가 점점 커졌다. 그럼 부정적인 생각이 부정정인 생각을 자양분으로 해서 점점 더 커졌다. 가끔은 그런 불안감이 극에 달해 새벽에 찬장의 그릇을 모두 꺼내서 다시 닦아 정리하는 강박도 있었다.

 

▶ 어떻게 극복했나?

부모님께서 도와주셨다. 너무 힘이 들어서 부모님께 그만 하겠다고 말씀 드렸었다. 그랬더니 너 지금까지 열심히 하지 않았느냐? 지금 그만 두면 다시 원점이다. 조금만 더 버텨라.” 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다시 큰 힘을 얻었다. 또 하나는 책을 읽은 것이다.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편안함을 주는 책을 많이 읽었다. 냉정하게 말하면 별 것 아닌 뻔한 얘기들 이었지만 워낙 힘든 순간들이어서 도움을 받았다. 또 라디오도 많이 들었다. 사람목소리가 그리웠다. 말한 것처럼 워낙 깡촌이어서 부정적인 생각을 덮어 버리려고 책을 읽었고, 혼자라는 생각을 버리기 위해 라디오를 들었던 것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직장생활에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자리에 그대로 있다. 왜 그런다고 생각하나?

최근에 만난 친구는 난 그만두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용기가 없다.”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용기라는 것을 내지는 않았다. 용기라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발을 들어서 앞으로 내 딛는 작은 행동을 했을 뿐이다. 그럼 그 행동이 다시 다음 발을 내 딛게 해 주었던 것 같다. 용기라는 거창하고 큰 말보다는 살짝 옆으로 발은 내딛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하지 않는 것 같다. 용기를 내는 것은 가진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것 같다. 지금 가진 것, 누리고 있는 것 중 일부는 버려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지금 가진 것,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을 누리면서 변화를 꾀할 수는 없다. 굳이 말하자면 가진 것을 놓는 용기 필요한 것 같다.

또 하나 얘기하자면 벽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벽이 있으면 모두 두려워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벽의 크기만 생각한다. 그 벽이 크고 높아서 겁을 먹는다. 그리고 저 높은 저 넓은 벽을 어떻게 뚫지 하고 두려워만 한다. 가끔은 똑똑두드려 보기만 한다. 그리고 이 벽은 너무 크고 그리고 콘크리트처럼 두꺼울 거야하고 스스로 포기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벽의 두께를 생각하지 않는다. 크고 높은 벽이긴 한데 벽의 두께가 얇을 수 있다. 그 벽이 창호지처럼 얇을 수도 있다.

 

▶ 본인의 경우는 어땠나?

결론만 말하면 벽은 내 앞에도 뒤에도 있었다. 내 경우 뒤에 있는 벽이 나를 밀어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제자리에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원치 않는 일을 하는 것, 그렇게 마냥 시간이 흐르는 것, 그것이 나 뒤에서 나를 밀어내는 벽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명확했기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괴리감이라는 벽이 나를 밀어냈던 것 같다.

 

▶ 본인은 어릴 적부터 명확히 하고 싶은게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걸 모르는데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글쎄. “이게 방법이다. 나를 따르라.” 라고 내가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조금이라도 젊을 때 조금이라도 더 경험해 보는 것이 답인 것 같다. 나를 포함한 많은 젊은 친구들이 인터넷에서 감동적이고 자극을 주는 카드 뉴스 같은걸 많이 본다. 거기 보면 ‘어제와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는 말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그저 그 뿐이다. 그 글을 보는 당시에는 고개도 끄덕이고 공감하고 다짐을 하지만 행동은 변하지 않는다.   

최근에 본 영화 주토피아중에 “Try Everything” 이라는 노래가 나온다. 당연한 얘기지만 범죄 혹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 아니면 모두 많이 해보는 것이 방법일 듯 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머릿속에만 생각을 담아두지 말고 글로 써 보면 좋겠다. 머리 속에만 고여있는 생각은 썩는다. 그리고 당연히 현실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글로 쓰는 순간, 머릿속의 생각이 밖으로 나오면 행동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이 엄청나게 올라간다. 반드시 써 보길 바란다.

 


 





- 2 편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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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난 사람들 21 _ 40대 직장인. 정해진 길 밖으로 핸들을 꺽다.

Author : 손성곤 / Date : 2016.05.10 07:30 / Category : 회사를 떠나다



▶ 자기소개

저는 1974년 생 43. ㅇㅇㅇ 입니다. 현재 ㅇㅇㅇ에서  HR 담당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 회사 중심의 간단한 커리어 소개.

회사 생활은 약 16년 가량 하고 있고 지금 다니는 곳은 두 번째 직장이다. 회사 생활 16년간 계속 인사 업무를 했다. 첫 번째 회사는 중간규모의 금융회사였다. HR 팀에서 채용, 교육, 인사평가, HR 프로세스 등의 거의 모든 업무를 했다. 사실 입사한 2000년에는 대부분 금융권에서 사람을 많이 뽑았다. IMF 이후에 금융장세의 시작으로 금융업이 활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요즘에 비하면 그 당시는 취업이 힘든 시기는 아니었다. 뭘 해야겠다. 어떤 일을 하고 싶다.’ 이런 생각보다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돈 많이 주고 일은 좀 적은 회사를 찾았던 것 같다. 나도 평범하게 여기저기 입사원서를 넣어보고 되는 곳을 들어간 케이스다. 입사해서 점심시간에 여의도를 조금만 걸어 다니면 많은 동창들을 만날 정도로 금융투자업계에서 사람을 많이 뽑았다. 어쩌면 2000년대 초반이 금융업의 베이비 부머 세대다. 20158월에 퇴사를 했다. 그러다가 20161월에 다시 지금의 비영리 재단에 재 취업을 했다.

 

▶ 본인은 회사에서 어떤 사람이었나?

나는 아주 아주 평범한 직장인 이었다. 그냥 직장인의 평균을 내면 나오는 사람이 나였을 것이다. 조금만 덧붙이자면 타고난 관리직정도일 것이다. 조율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잘 했던 것 같다.

 

▶ 첫 직장을 15년 다녔다. 또 인사팀이었다. 왜 회사를 그만두었나?

한마디로 하면 경력이 막혔고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 월급을 받으려고 회사를 다니는 것 이상의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전에는 일을 하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해 보려고 꾸준히 노력을 했는데 더 이상 그럴 수가 없었다. 작은 규모의 오래된 조직이어서 성장이 정체되고 승진하려면 질퍽한 사내정치의 늪을 건너야 했다. 그런데, 내가 정치를 잘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내가 있던 회사는 업의 특성상 첫 직장은 돈만 잘 벌면 장땡이인 곳이었다.) 조직의 미래와 비전을 보고 인사를 전략적으로 하는 곳이 아니었다. 윗선에서 이렇게 발령을 내라고 지시가 그냥 내려 오면 인사팀은 행정처리 하듯이 처리만 했다. 스스로 하는 일이 없는 조직에서 나는 부품일 뿐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월급을 받는 것 이외에는 의미도 성취감도 없었다. 이런 부분도 회사를 떠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 사람들이 너무 적체되어 있고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구조였다면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도 있었지 않나? 그런데 왜 그냥 때려 치운건가?

이 질문은 재 취업 면접 시 정말 많이 받았다. 사실대로 대답해도 아무도 수긍하지 않았다. 그래서 귀찮아서 그냥 말을 바꿨다.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지어낸 것이다. “여자친구랑 사귀다가 다른 여자친구를 먼저 물색해 놓고 내 사람이 되고 나서 전 여친을 차버리는 것이 성격과 맞지 않았다. 그래서 그만두고 나서 직장을 찾았다.” 이렇게 말했다.

 

▶ 그럼 면접관에게 한 거짓말 말고 솔직한 이유는 뭔가?

다른 회사를 알아보는 마음으로 지금의 회사를 대충 다니며 일을 하는 것이 회사에 몹쓸짓 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리 말하고 회사에는 후임을 뽑을 시간도 충분히 주고 그 후임이 입사해서 인수인계도 충분히 하고 나왔다. 거의 두 달이 넘게 걸렸다.

 

▶ 모든 커리어 관련, 이직 관련 책에서는 다른 회사를 정해 놓기 전에 절대로 지금 회사를 그만두지 말라고 말한다. 전혀 다르게 행동했는데.

맞다. 책의 내용을 100%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가치기준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 사실 나는 이직,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퇴사가 목적이 아니었다. 그저 회사를 그만두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 회사 이후의 플랜을 세우고 어떤 일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황에서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하는 모든 커리어 관련 책 혹은 커리어 컨설턴트의 말을 그대로 따르다가는 그 전에 회사에서 내 인생이 끝나버릴 것 같았다. 강제로라도 판을 뒤집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 판을 바꾼다는 말.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회사를 다니면서 무언가 새로운 일을 도모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면 기본적으로 시야가 좁아진다. 내가 그저 지금 머물고 있는 산업과 업계를 벗어나기가 힘들다. 회사가 미치도록 싫고 지금의 일이 죽을만큼 싫다고 회사를 떠난 사람들이 일, 이년 후에 보면 이 업계에서 비슷한 일을 하면서 지낸다

나는 업계를 떠나고 싶었고 제대로 된 그리고 내가 일을 하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조직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15년을 해온 일을 계속하더라도 완전히 다른 프레임, 다른 땅 위를 딛고 뛰어다니고 싶었다. 그렇게 하려면 회사를 다니면서는 불가능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 그럼 회사를 떠나면서 새로운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던 건가?

많은 사람들이 물어봤다. 회사 때려치우고 뭐 할래? 그 질문에 구직활동이라고 답했다. 그리고는 좀 쉬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집안 살림도 하고 운동 좀 하려고.”이렇게 말했다.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굳이 따져보자면 1순위는 재 취업이었다. 2순위 노무사 시험, 3순위 9급 공무원까지 생각했었다. 구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불안해 하는 와이프가 뭐라도 해야지 않겠냐 라며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15년이 넘는 나의 전문성과 관련이 없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나마 HR 일과 관련이 있는 노무사에 도전하는 것이 2순위로 포함되어 있는 이유다. 사실 마흔 세 살에 회사를 떠나서 아등바등해서 다시 재취업에 성공한다고 해도 얼마나 다시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랫동안 쌓았던 인간관계도 다시 새로운 곳에서 시작해야 하고 밀어주고 끌어줄 기반도 없는 곳에서 말이다.

 








▶ 43세면 무작정 회사를 나오기에는 적지 않는 나이다. 아내의 반대는 없었나?

우선 내가 워낙 오랫동안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처럼 골골거리고 있었기에 그만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 솔직히 아내는 내가 나의 꿈과 이상을 좇겠다.’ 라는데 동의해서 회사를 그만두라고 한 건 아니었다. 내가 죽을 만치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동의해 준 것이다. 아내는 보수적인 사람이기에 그만두어도 남자는 얼마가 되더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내가 용인해 줄 만큼 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여서 허락해 준 것 일 수도 있다. 나는 처가어른들과 같이 사는데 그 분들도 허락을 해 주실 정도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 미친듯이 사람을 짤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보나.

회사가 성장기에는 피라미드형 인력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다가 산업 정체기에는 신규인력을 뽑지 않는다. 그럼 인력이 병목현상이 생기고 적체가 된다. 그럼 고임금의 인건비가 감당이 안되고 당연히 성과주의’, ‘효율우선으로 회사의 기조를 바꾼다. 인력들의 연봉을 줄이거나 사람자체를 쳐내는 과정으로 들어간다. 2015년 말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 인력 쳐내기가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제 남아있는 곳이 금융업, 제조 대기업쪽 일 것이다.

첫 회사에서 15년차고 사십대 중반인 나는 남자 직원 중에 거의 막내였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은행의 선배는 마흔 일곱 살인데 은행 지점의 남자 중 거의 막내다. 그만큼 금융계가 신입사원을 거의 뽑지 않고 고임금 비효율 형태가 되었다는 반증이다. 다른 업은 업태의 변화나 부침이 추세를 타고 오는데 금융업은 추세가 별로 없이 주가처럼 극단적으로 바뀌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사람을 쉽게 뽑고 쉽게 자르는 것이 다른 업태와 조금 다른 부분이다. 내가 입사 당시 금융계 종사자가 3만명에서 2.5만명까지 떨어 졌다가 활황일 때 6만까지 찍고 지금은 미친 듯이 인력은 다시 줄어들고 있을 것이다.

 

▶ 개인적으로 인사팀은 일반적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가 궁금하다. 인사팀은 회사의 사측에 가깝다는 선입견이 있지 않은가?

중견크기의 회사였지만 인사팀의 권한은 없었다. 임원급에서 이렇게 발령을 내라고 서류가 그냥 내려왔다. 전사적으로 인력배치를 조율하는 것 보다는 그저 행정처리를 하는 느낌이 매우 강했다. 솔직히 말하면 인사팀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도 다른 일을 하는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의 잘못된 방향성에 대한 불만, 그리고 조직 안에서 커나갈 수 없다는 답답함이 아닐까 싶다. 통상적으로 인사팀 사람들은 목표의식이 강한 경우가 많다. ‘어떤 전문가가 되고 싶다.’ 는 목표가 있는데 조직에서 그것을 도와주지 못할 때, 즉 개인의 욕구와 회사의 필요가 어긋나면서 생기는 충돌 때문에 많이 그만 두는 것 같다.

 

▶ 인사는 HRD 팀이다. 이것은 회사를 위한 인간 자원 개발하는 것이다. 개인 보다 회사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 하는게 목표라고 본다. 사람을 회사를 위한 자원으로 보는 것 같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어떤가?

우선 사람을 Resource라고 보는 관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나도 공감하는 바다. 회사 입장에서만 본다면 회사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 하는게 맞을 수도 있다. 보는 관점상의 차이인 듯 하다. 나는 퇴사 이후 다시 재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면접을 열 번도 넘게 봤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HRD를 테크닉이나 기술처럼 생각하는 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MBO를 해 봤냐? KPI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나?’ 같은 질문이 그렇다. 개인적으로 성과주의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는데 성과주의라는 개념은 큰 틀에서 볼 때 지금과는 점점 맞지 않는 오래된 개념이 되고 있다.

 

▶ 금융회사에서 일했으면 더욱 성과주의라는 개념이 많았을 것 같다.

맞다. 노골적으로 그랬다. 개인이 얼마를 벌어오면 그것을 회사와 개인이 나눠먹는 느낌이 있었다. 회사와 직원의 관계가 마치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장님과 본사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인사팀의 말을 듣지를 않았다. 인사팀의 말을 잘 듣는 직원은 성과가 조금은 낮은 직원들이었다. 정말로 돈만 잘 벌면 장땡이었다. 금융계에서는 철저히 개인의 성과에 따라 월급이나 특히 성과급이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성과주의의 극치는 이 업계에서 이미 고착화 된 것이다. 모 회사는 성과에 따른 배분으로 직원들간의 단합에 문제가 되어 아예 성과급제를 없애거나 실시하지 않는 곳도 있다.

 

▶ 회사의 주인은 누구라고 보나? 인사팀은 어떻게 생각하나?

회사의 주인을 주주라고 부르는 주주 자본주의가 지배적이긴 한데 직원 입장에서는 전혀 와닿지 않는 얘기다. 그저 책상 위에서 학자들이 말하는 얘기다. 생각해 봐라. 그 회사에 정말 애정과 사랑을 가지고 경영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에 주식을 사고 주주가 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주주는 주가가 올라서 돈만 벌면 장땡일 것이다. 굳이 정답을 내자면 이해당사자가 아닐까 한다. 존슨앤존슨 같은 경우에는 종업원, 고객, 거래사, 주주 이런 순서로 중요한 고객이라고 말하더라. 회사는 회사의 오너가 아니고서는 솔직히 설명하기 어렵다. 굳이 꼽아보자면 실제로 일을 해서 회사를 움직이는 주체는 종업원이기에 종업원이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라고 본다.

 

▶ 결국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재 취업에 성공했다. 새로운 회사를 선택하는 본인만의 가치 기준이 있었을 것 같다. 뭔가?

나는 반드시 회사를 다녀야만 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회사형 인간에 가깝다. 어떤 사람이 영업력이 있거나, 자신만의 기술력이 있다면 그 일을 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조직에 관한 일을 꾸준히 해 온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이 있는 곳에서 일을 해야 했다. 나는 회사라는 숙주가 있어야 하고 그 숙주에 기생(?) 해야만 살 수 있는 그런류의 사람이었다. 나는 혼자서 일하기에 잘 맞지 않는 성향이다. 회사를 떠나서 나에 대해 계속해서 돌아보고 고민하고 내가 해온 일에 대해 생각해 보니 나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었다. 회사를 떠나보니 회사 안에서의 나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바로 볼 수 있었다.

 

▶ 마흔세 살에 퇴사 그리고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기분은 어땟나?

사는 게 뭐라고라는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어떤 할머니가 우울증이 있었는데 유방암에 걸렸다. 2년 밖에 못산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즉시 우울증이 사라졌다. ‘어차피 2년만 살고 죽을거니까 남은 인생 내 마음껏 살아야겠다.’ 라고 마음먹으니 우울증이 도망간 것이다. 그리고 바로 1억이 넘는 페라리를 샀다. 그 이후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았다고 했다.

만약 내가 재취업을 준비했던 여섯 달 후에 갈 곳이 정해져 있었다면 그 기간은 짧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 재 취업이 된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있었던 날이 없었다. 하루 하루가 불안했고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았다. 가장 불편한 것은 동네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 재취업을 하려고 노력하던 기간 동안 특히 신경 쓴 것은?

일상이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도록 노력했다.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서 운동 하고 아침밥도 꼭 챙겨 먹었다. 백수의 하루 일과는 아침이 좌우 한다. 늘어지면 하루가 눈 깜빡 할 사이에 끝난다. 핸드폰이라도 들고 침대에 누우면 한 두 시간은 그냥 버리는 거다. 또 주말에 도서관에서 도서 대여 반납 일도 했다. 살림도 김장까지 할 정도로 익숙해 졌다.

 

▶ 회사를 떠나고 가장 크게 바뀐 감정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나는 담배를 꽤 오랜 기간 동안 피우다가 지금은 끊은지 일년이 넘었다. 거의 20년이 넘게 피워서 내가 담배를 끊으려면 정말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의외로 쉽게 끊을 수 있었다. 회사를 떠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떠나보니 그렇게 큰 것은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구직활동을 하면서 드는 하루하루의 불안감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 불안감을 이겨내기 위해서 일상을 탄탄하게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미칠것 같은 불안을 이겨낸 후에 얻게 된 자신감이 가장 큰 변화다.

 

▶ 회사를 떠난 후 자신이 가고 싶은 일하고 싶은 조직에 대한 생각이 명확했을 것 같다. 어떤가?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생각이 자연스럽게 정리 되었다. 큰 조직이나 시스템이 잘 갖춰진 조직은 나와 맞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런 곳은 시스템 안에서 주어진 일을 할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나는 충분히 오래 시스템 안에서 주어진 일만 했기에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솔직히 그런데 가면 일을 잘 못할 것이다. 규모가 작지만 좋은 기업문화를 가지고 HR을 만들어 가는 그런 회사를 가고 싶었다. 일을 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기준이었다.

 

▶ 조직문화가 좋다는 것을 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일단은 남을 짓밟으며 성장하는 마초적인 문화가 없어야 한다. 면접을 보는데 이런걸 물었다. ‘A는 신입으로 들어와서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 연봉이 5000만원 이다. A와 똑 같은 일은 하는 B를 경력으로 뽑았다. 그런데 B의 연봉은 1억원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라는 거였다. 내가 다시 물었다. ‘왜 그렇게 능력이 비슷한데 연봉이 그렇게 차이나게 회사는 결정했냐?’ 면접관은 내가 질문했으니 너는 그냥 답하면 된다.’ 라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그 이후의 면접은 대충 보고 나왔다. 문제는 회사에 있고 저지른 것도 회사인데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떠 넘기는 문화가 있는 곳일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인사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면접 질문은 뭐가 좀 다른가?

질문보다는 태도에 대해서 예기하고 싶다. 인사팀의 팀장, 부장 이런 사람은 면접을 볼 때 사람을 쭉 훑어 본다. 그리고는 이력서를 한번 보고 다시 한번 또 훑어 본다. 마치 쇠고기의 등급을 매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람이 사람을 만났으면 쉽게 찾아 왔냐? 차라도 한잔 하겠느냐?’ 라는 스몰 토크부터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인사를 오래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만나자 마자 그저 겉모습과 서류만을 훑어 보면서 사람을 평가하려고만 한다. 사람 사이의 가장 기본적인 관계의 시작을 놓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질문도 스킬파악에 가까운 것이 많다. “그저 ㅇㅇ 해봤어요? ㅇㅇ 해본 경험 있어요?” 이런 질문만을 던질 뿐이다. 어떻게 보면 인사업무에 너무 충실 하다보니 기본적인 사람간의 관계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 면접은 몇 번 봤나? 13년 만에 면접관이 아닌 면접자 입장이 되었는데.

지원은 세어보지 못할 정도로 많이 했다. 백 번도 넘었을 것이다. 면접은 총 열 번 정도 봤다. 요즘 신입사원이 지원보다는 조금 양호한 정도인 것 같다. 면접 중 한 서너 번 까지는 감을 잡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 그렇게 많이 지원하고 면접을 보고 힘든 구직과정을 거치면서 회사를 괜히 나왔나?’ 하는 후회는 없었나?

없었다. 그저 그 조직을 떠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인사팀 치고는 이직할 곳을 정하지 않고 회사를 떠나는 것처럼 정상적인 순서와는 다르게 떠났다는 것을 잘 안다. 모든 HR 담당이나 헤드헌터는 이직할 곳을 정해 놓고 가라고 하는 것도 안다. 하지만 미리 갈 곳을 정해 놓고 회사를 떠나는 것이 나의 성향과는 맞지 않았다. 예전에도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을 알아본 적이 있는데 그렇게 하니 회사일에 제대로 집중 할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는 다른 일을 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만두고서 다른 일을 알아본 것이다. 또 이 회사를 계속 다니다가는 아무일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회사를 끊어버리고 나왔다. 이건 아마도 성격적인 이유가 클 것이다.

나는 그냥 흘러온 인생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만 가려고 공부했고 대학 때는 저학년 때는 적당히 놀다가 4학년 되서 취업 준비했다. 그리고 모든 곳에 다 지원해서 붙은 곳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저 남들이 하라는 대로 혹은 그렇게 하는게 일반적이라고 세상이 말하는 대로 살았다. 이런 인생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회사를 나온 것 이다. 내 인생에는 방향키가 없었다. 그냥 바람이 부는대로 흘러 왔던 것 같다. 지금도 적지 않은 나이지만 조금만 더 나이를 먹었으면 아무 결정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중에 퇴사는 내가 주체적으로 내린 결정이라서 후회는 별로 없다.

이렇게 살다가는 내가 아무것도 아닌 채로 내 인생이 끝날 수 있다는 생각은 늘 했었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동료와 술잔을 기울이며 얘기했을 때 그는 나를 응원해 주었다. 그러면서 이대로 살다가는 남은 선택이 자살밖에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그는 계속 선택을 미루고 있는 중이다.




 



▶ HR 출신이 회사를 떠나서 취업을 돕는 컨설팅, 강의 등으로 1인기업으로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그런 생각은 해 본적이 없는가?

일인 기업도 자신의 성향과 맞는 사람이 하는 것 같다. 컨설팅을 하는 것에 조금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컨설턴트는 제너럴리스트다. 컨설팅하는 조직의 특징과 업의 형태를 파악하는데 시간의 반을 쓴다. 그리고 결과도 제너럴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정말 문제를 잘 아는 사람에게 맞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는 내부 인력을 믿지 못하기에 컨설팅을 맡기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나에게는 회사, 조직이 필요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조직이 있는 상태에서 그 조직을 잘 관리해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하고 돕는 일이었다. 그래서 일인기업은 생각해 본적이 없다.

 

▶ 지금은 비영리 재단에서 인사일을 하고 있다. 본인이 생각한 일과 잘 맞는가?

그렇다. 여기서는 나 혼자 인사, 총무에 관한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 전체 인력은 한 60명 정도 된다. 보통은 영리조직과 비영리 조직의 인사도 똑같다. 채용, 급여, 교육, 복리후생 등 모두 똑같다. 같은 일을 하는데 시간은 적게 걸린다. 여기는 직급도 하나 뿐이기에 체계가 단순하게 돌아간다.

 

▶ 이직을 하고서 만족도는 어떤가?

버는 돈은 금융계에 있을 때보다 반으로 줄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평생소득은 늘려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다른 영리 회사로 갔다면 회사 생활을 오래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기업 보다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평생소득이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또 돈을 버는 1차적인 목표 이외에 지금의 조직에서는 작은 조직의 인사라는 부분을 일하며 배워나갈 수 있다

평생소득이 늘어날 수 있고 아직도 일에서 배우며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면 충분히 멋진 이직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돈과 직장수명의 연장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평가하고 싶다. 작은 기업은 대기업에서 쓰는 인사 제도 등을 그저 줄여서 쓰는 경우가 있다. 이직을 준비하며 공부를 하는 동안 작은 조직, 비영리 조직의 인사에 관련한 책들과 논문을 많이 읽었다. 그러면서 작은 조직에 맞는 인사 형태에 대해 시도해 보고 싶은 솔루션들을 문서로 정리해 놓았다. 그렇게 준비했던 것들을 실제로 적용해 보고 싶다. 그렇게 배우고 성취감을 얻으며 발전하는 것은 연봉이 주는 만족감과는 비교할 수 없다.


▶ 40대 중반에 첫 이직을 했다. 그 다음의 목적지는 어디인가?

이직을 준비하면서 명확한 목적지와 목표를 세웠다. 거창한 건 아니고 중소 규모의 회사에 맞는 인사 시스템을 만들어서 그것을 보급하는 일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게 된 것이다. 만약에 지금 근무하는 조직에서 내 목표가 성공한다면 지금 근무하는 조직은 중소 규모 조직에 맞는 인사 시스템을 보급하는 일을 하는 비영리 단체를 인큐베이팅 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그 다음의 목적지다.

 

▶ 신입사원도 회사에서 짤리는 것이 문제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본인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는 인사팀의 담당자라면 어떻게 했겠나?

그런 것을 어둠의 HR (Dark HR)이라고 부른다. 천사의 날개가 있지만 악마 같은 그런 존재다. 그런 일을 한번 하게 되면 계속 그 사람에게만 시킨다. 만약 나에게 그런 일을 시켰다면 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킨 일을 하지 않는다고 압박을 한다면 그만 두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좀 개탄스럽고 바보처럼 느껴진다. 힘들게 사람을 뽑아 놓고 바로 신입사원을 자를 정도면 100% 경영진의 문제다. 이건 조직의 평균 아이큐도 안 되는 바보 같은 행동이다. 원치 않게 회사를 떠나는 신입사원도 안타깝지만, 그렇게 바보같이 조직을 관리하는 회사에게 더 분노가 생긴다. 아마도 회사가 너무 크다 보니까 생기는 문제인 것 같다.

 

▶ 앞으로의 조직은 어떤 형태가 될 것 같나?

앞으로 조직이나 회사가 생기게 되면 우리가 아는 이름 있는 회사처럼 수천, 수만 명의 인력을 거느리는 회사는 극히 소수가 될 것 같다. 정보의 인프라도 풍부하고 월급을 주는 사람들에게만 일을 시켜야 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직원에게 시키던 일을 외부에 의뢰하는 형태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 같다. 물론 그런 아웃소싱 전문회사 프리랜서의 모임과 같은 회사도 어느 정도는 늘어날 것 같다.

 

▶ 신입사원도 짤리는 판국이다. 회사를 떠나는 것, 버티는것 어떤 것이 맞다고 보나?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으로 얘기해 보겠다.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일단 회사에 남아서 후일을 도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불안 때문에 그냥 뛰어나오면 안 된다. 이 대답은 내 성격과도 연관이 있다. 나는 조직이 있어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성향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은 자신의 능력과 준비, 그리고 자신이 혼자 일할 수 있는 성향을 갖추었는지가 대답이 될 것 같다. 누구라도 이 질문을 받는다면 답하기 전에 자신의 성향에 대해서 꼭 돌아보면 좋겠다.

 

▶ 인사팀이 볼 때 일 잘하는 사람이란?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본다. 소통에는 남뿐 아니라 자신과의 소통도 포함한다. 빠르게 배우고 그 학습한 것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배워서 익힌 것을 다른 사람에게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 또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에 발을 디뎠다고 봐도 된다. 그런 사람은 개인 뿐 아니라 조직 전체를 발전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결국 소통을 하는 사람이 발전한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무언가를 혼자서 이루어 내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 그럼 회사에서 불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보나?

회사에서 정보를 독점하거나 좋은 아이디어를 흐르지 못하게 막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스스로 발전하지도 못하고 남의 발전을 막는 사람이다. 남이 잘되는 것을 막아야 자신이 뒤쳐져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조직에 절대적으로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 취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를 해 준다면?

이 질문은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도 취업 전에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면 트랜드를 너무 쫓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기업이 안정적이고 좋다더라, 빅데이터가 유망하다더라 라는 등의 것 말이다. 솔직히 그렇게 해서 사람이 쏠리게 되면 다시 다른 빈자리가 생기게 된다. 그런 트랜드를 개인이 알아낸 다는 것은 사람 매우 힘들다. 그 트랜드에는 예측할 수 없는 변수와 알 수 없는 기술의 발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조금이라고 하고 싶은 일, 관심있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처럼 회사가 아니라 모바일 전문가, 자동차 디자인 이렇게 일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이렇게 말하면 꼰대가 되겠지만 40대 중반인 지금 보면 그렇다. 내가 다시 돌아간다면 그런 기준으로 일을 고를 것 같다. 물론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볼 기회가 없을만큼 힘들게 산다는 것 알고 있다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ㅇ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내 나이의 내 입장에서 조심스레 말해 본다.

 

▶ 만약 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회사 그만둔다.”를 입에 달고사는 후배가 있다면 뭐라고 해 주겠는가?

조언은 원치 않는 사람에게는 공허한 소리다. 하지만 인터뷰니까 얘기해 본다면 나도 마흔 넘어서 해 봤는데 너도 한번 해 보렴. 니가 감당 할 수 있다면, 또 니가 죽지 않는 다면 너를 발전시킬 경험이 될 거야.” 라고 할 것 같다.

 

▶ 구직 기간 동안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있다면?

직장생활연구소 인터뷰는 솔직한게 멋인 것 같다. 멋진 얘기만 하지는 않겠다. 실제로 신세 한탄도 많이 했고, 술도 많이 먹었고, 찌질한 패배 의식에 허우적대기도 했다. 그만큼 회사를 떠난 다는 것은 힘들다는 얘기다. 회사에서의 반복된 일상을 막연히 저주했지만 그 반복을 떠나면 또 사람은 미치도록 괴로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사를 떠난다는 건 문을 여는 것 같다. 한 번도 열어본 적을 없지만 늘 있었던 문. 그 문은 바깥에서는 절대 열리지 않는다. 여는 것은 100% 본인의 자유의지다. 그 방에 괴물이 있을지 보물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방이 아무것도 없는 빈방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빈방에는 반드시 또 다른 방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 그게 문의 이름이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것을 찾는 사람은 현재를 벗어나려는 시도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가능성만으로도 시도해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 본인처럼 40대 중반에 다시 일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40대 중반이라면 개인의 삶의 무게도 꽤 무거운 나이다. 아이는 중학생 이상일 것이고 돈이 나갈 곳도 많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제대로 승진을 못하면 밀려나는 느낌도 받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그 동안 무얼 했나 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서도 조용히 생각하게 된다. 친구들이랑 소주 한잔 먹으면서 하는 것보다 혼자 조용히 고민하게 된다.

굳이 얘기를 하자면, 일단 자신을 꼭 돌아보길 바란다. 나도 6개월간 회사를 다니지 않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잔뜩 읽었고,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고 나에 대해 정리를 할 수 있었다. 그냥 달리기만 하다보니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바라는 것이라면 현실을 인정하는 목표를 세웠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이전 회사에서 버는 돈만큼은 벌어야 한다.’ 라는 생각에 사로 잡히게 된다. 이해는 하지만 그건 목표가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삶을 돌아본 만큼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에 맞는 목표를 세우면 좋겠다. 꼭 돈이 아니라 다른 가치를 좇는 다른 삶의 형태도 좋다. 적게 벌고 적게 쓰면서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그럼 삶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너무 조급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40대 중반이라도 앞으로 30년은 더 넘게 살아야 한다. 너무 급하게 방향을 잡으면 또 다시 후회할 수 있다. 충분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그리고 세상에 내쳐진 상황을 돌아볼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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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40대 퇴직, 금융권, 직장생활연구소, 퇴사, 회떠사, 회사를떠난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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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 2016.05.21 01:53 신고

    이 글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많이 공감도 됐지만
    한 수 배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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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곤 2016.05.21 10:15 신고

      안녕하세요.

      먼저 행동을 한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찾아가는게 이 인터뷰의 목적이니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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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is again 2016.05.25 18:54 신고

    항상 좋은 글이 마음이 와닿습니다. 꾸준히 읽고있습니다.

    REPLY / EDIT

    • 손성곤 2016.05.25 23:48 신고

      인터뷰를 계속 하다보니 스킬도 늘고 인터뷰이의 심정도 알게 되면서 질문들이 깊게 들어가는것 같네요. 늘 읽어 주신다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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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취업에 2017.06.13 10:12 신고

    성공했으니 유유자적한 말만 하는거죠. 저 나이에 재취업 성공한 사람보다 안된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에 공감이 안되는겁니다. 공무원 합격자가 불합격자의 마음을 알리 없듯이.

    REPLY / EDIT

    • 손성곤 2017.06.14 17:43 신고

      맞습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니 같은 내용도 받아들이는 것이 모두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는 공감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구요.

      이 댓글을 적으신 분이 다시 찾아오실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뷰는 그저 개인의 생각이지 주장이나 원칙은 아니라는 것만은 이해해 주시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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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난 사람들 20 _ 일하면서 배웠다. 그리고 1인 기업가가 되었다. 2

Author : 손성곤 / Date : 2016.05.02 07:30 / Category : 회사를 떠나다



▶ 1인기업가로서 밥벌이는 어떤가?

운 좋게도 위에 말한 것처럼 바로 정부기관을 도우며 일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데는 회사 다닐 때와 큰 차이 없이 연착륙을 했다.

 

▶ 본인은 아프리카 개발협력 전문가라는 희소하고 또 스페셜한 무기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회사를 떠나서도 1인기업으로 무난히 일하고 있는 것 같다. 회사 일이 개인의 일로 연결되는 경우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라고 본다. 회사에서 하는 일에서 전혀 스페셜한 점을 찾을 수 없어서 1인기업가가 되기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외부 시각에서 보면 내 일이 특별하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업계에서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특별한 일, 그렇지 않은 일이 나눠져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자신이 하는 일을 특별하게 해내는 것 중요하다고 본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기존의 루틴한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는 사람과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서 더 개선하고 바꿔 나가면서 성과를 내는 사람은 다르다. 그건 그 사람이 경리일을 하든 영업일을 하든 혹은 다른 의미가 작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는 삼성물산에서 경리로 입사해서 관리부장까지 올라간 분을 알고 있다. 그 분은 정말 일을 잘한다. 그리고 너무 너무 일을 깊숙이 알고 있다. 또 시야가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전체를 보고 계획을 세울 줄 아는 분이었다. 그 분이 해외 공장에 파견을 나갔었다. 어느 해에 그 공장 생산품목 가격 파동이 일어나서 상당수의 회사가 망했다. 하지만 그 분이 나가 있던 곳은 굳건히 살아 남았다. 이유를 보니 그 분은 경리과 출신에 프로젝트로 파견을 나간 것이지만 해당 산업의 특징, 국제가격 흐름,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계속 공부를 했다


그렇게 관리 출신이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해 범위를 넓혀서 산업 전반을 공부하니 눈이 뜨인 것이다. 그리고는 시장에 재고가 지나치게 많다. 위험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파견 나가있던 회사의 재고를 줄이는 정책을 펴서 재고가 거의 제로인 상태로 국제적인 가격파동을 만났던 것이다. 재고를 안고 있던 회사는 모두 회사가 망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는데 그 회사는 거의 충격이 없었다. 그렇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남과는 다르게 정말 괄목할 정도로 일을 잘 해내고 시야를 다른 분야까지 넓힌다면 일인 기업으로서 가능성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 1인기업으로 일하시는 분들에게 직장인이 아닌 학생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졸업과 동시에 1인기업으로 일하고 싶어하는 경우다. 그런 친구들에게 뭐라고 얘기해 주겠는가?

좋은 질문이다. 나는 그런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연구실에 나 말고 두 명의 청년이 있다. 작년에 두산 인프라코어에서 일하던 팀이 없어져서 나온 마흔 살의 친구와 대학원 석사를 마친 서른 살의 청년이다. 마흔 살 친구는 직장생활의 끝을 직감하고 제 때 독립한 반면, 서른 살 친구는 좀 다른 케이스다. 젊어서 직장을 다니는게 일을 하고 배우자고 하는 건데, 요새는 회사에 들어가도 선배, 사수 이런 사람들이 제대로 일을 가르쳐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들은 것이다. 회사 생활이 각박해지고 이기주의가 만연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런데 석사과정 중에 같이 연구용역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지도교수님과 내가 하는 일을 보면서 확실히 배우는 것이 많다고 했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받아서 하면 시간관리를 스스로 하면서도 신입사원 월급은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보통의 경우, 아무 생각없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해서 하거나, 남들이 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뒤쳐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자신이 속한 곳이 없다는 불안과 공포감 때문에 직장이라는 곳에 들어간다. 그런 공포감이 없다면 또 그 공포감을 냉정히 이겨낼 수만 있다면 굳이 직장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 직장에서 1인기업으로 독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두 가지다. 첫째는 직업 전문성, 둘째는 네트워크다. 결국 일과 사람이다. 만약 그 두 가지를 대체할 만한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굳이 회사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런데 일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평범한 대학생이 갖추고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만약 다른 기회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다른 누군가를 보고 배우면서 점점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환경에 있다면 회사에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대학생들이 원하는 일을 찾고 그 일에서 점점 전문성을 갖추도록 학습과 경험을 하고 관련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스펙을 쌓는 것보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전문성이 쌓인다. 그 과정을 열정이라 부르고 싶다. 시켜만 주면 뭐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소리치는게 무슨 열정인가? 자기가 목표로 하는 일을 한참 전부터 꾸준히 해왔다는 증거를 보여주는게 진짜 열정이다. 채용하는 회사도 그런 사람이 당연히 직무를 잘 수행하리라 믿을꺼다. 차라리 그런 방식이 취직도 잘 될 것이다.


네트워크라는 것은 단지 다른 사람과 함께 일을 한다고 해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같이 일을 하면서도 타인을 떠나게 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 업계에 어떤 사람의 이름을 얘기하면 소위 황금을 캐는 일이라도 같이 거절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사람은 혼자 나와서 1인기업으로 하면 몇 개월을 버텨내지 못한다. 1인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혼자서 외롭게 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주와 수행 능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협업은 필수다. 특히, 지식기반 1인기업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한번 평판이 나빠지면 거의 회복이 어렵다. 그런 사람이 박사과정을 패스하거나 기술사를 딴다고 해서 1인기업으로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1인기업이라고 절대로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만약 내가 1인기업으로 60세가 넘으면 혼자서 일을 따내기는 힘들 수도 있다. 프로젝트 PM 하는 지금 내 나이 (45)정도의 친구가 일을 따낼 것이다. 그 친구들이 기분좋게 함께 일할 동료이자 경험 많은 선배로 나를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1인기업으로 평생현역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능력이 중요하지만 관계가 잘못되면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생긴다. 어찌 보면 이건 회사에서도 똑같다. 임원들이 후배들을 잘 가르치고 길러 놓지 않으면 임원이 되어도 밑에서 받쳐주지 못해서 무너지는 경우도 많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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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많이 기사화 되는 내용이 몇 년 후에 없어질 몇 가지 직업뭐 이런 내용이 많다. 그만큼 직업 불안정성이 큰 세상이다. 지금 학생들이 미래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큰 요소는 뭐라고 생각하나?

딱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대체가능성이다. 대체 가능한 일을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대체된다. 그건 시간 문제다. 내가 1인기업으로 부가세, 종합소득세를 직접 신고하면서 한가지 느낀 것이 세무사라는 직업이 조만간 대체될 수 있겠구나하는 거였다. 내가 회계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직장생활만 하다가 나왔는데 세무사가 하는 일중 일부를 혼자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 그럼 자신의 관심분야 보다 더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것이 대체 가능성이라고 보나?

그렇다. 대체가능한 일을 하면서 불안에 떠는 것은 잘못이다. 바깥에서 보면 잘 모르는데 삼성물산에서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인원을 줄였다. 그러면서 다른 삼성 계열사로도 보냈다. 그렇게 다른 곳으로 차출되어 나가는 후배들이 찾아와서 만나보면 하는 말이 자괴감에 죽을 것 같다.’ 라는 것이다. 그 친구들과 소주를 한잔 하면서 나눈 대화는 이렇다.



형님, 왜 하필 제가 다른 곳으로 가야 할까요? 저는 서울대도 나왔는데요.”

 “니가 서울대를 나와서 그래. 다른 대학 스페인어과를 나온 친구는 그대로 있고 서울대 공대 나온 니가 다른 계열사로 가는 이유를 알아? 삼성물산은 언제라도 서울대 공대, 서울대 상대 나온 친구들을 쉽게 구할 수 있어서야” “너는 서울대 공대를 나왔지만 특별한게 없잖아. 열심히 일하는 것만 빼고. 그런데 서울대 나와서 열심히 일하려는 애들은 시장에 너무 많아. 그래서 그런거야.”

너는 스페인어과 나온 애 보고 너보다 못하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 보면 스페인어를 좀 하면서 프로젝트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을 가진 애를 유지 하는게 나아. 그런 인력은 자르고 나서 나중에 시장에서 찾으려면 쉽게 찾을 수가 없거든.” “그런데 서울대 나와서 특장점 별로 없이 보고서 잘 쓰고 엑셀 빨리 하는 애들은 많거든. 그게 이유야.”

스웨덴의 버스기사가 방글라데시의 버스기사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 이유는 운전 능력 때문이 아니야. 운전은 방글라데시 운전기사가 훨씬 잘해. 차선도 없고 소와 사람이 엉켜있는 길에서도 잘 운전하지. 그런데도 스웨덴 운전기사가 월등한 처우를 받는 것은 스웨덴에는 버스기사를 하려는 사람이 적고 방글라데시에는 많기 때문이야. 그것이 대체불가능성이야.”

그럼 저는 어떻게 해요?”

내가 너라면 회계, 재무를 공부하겠어. 신규개발 프로젝트를 할 때 인정받는 능력이 파이넨싱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거든. 공돌이인데 신규 프로젝트에서 재무모델까지 돌릴 줄 알면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휘둘리지 않거든. 그게 너의 날카로운 칼이 될 수 있어

 


결국 그 친구는 2년만에 AICPA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까지도 회사에서 문제 없이 일을 잘 하고 있다.

 

▶ 본인이 퇴사의 아이콘이라고 스스로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내가 한 말이 아니라, 친정 회사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지도 않는데 스스로 나갔기 때문이다. 보통은 몸값을 올리려 하거나, 몸값이 떨어지려 하는 순간 또는 승진 등이 막혔을 때 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난다. 하지만 나는 회사에서 나름 잘 나갈 때 퇴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퇴사의 아이콘이라 그런지, 내가 퇴사한 이후에 입사한 신입사원도 퇴사할 때 연락해온 적이 있고, 같이 일했던 젊은 후배들이 가끔 찾아와 퇴사 고민을 털어 놓는다.

 


▶ 회사를 다녔을 때 가장 고마운 점이 있다면?

회사라는 안전망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접했다는 것이다. 내가 선택을 하면 새로운 일을 하면서 엄청나게 성장했고 배웠다.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다.  직장인들이 소모되기만 하는 것이 싫어서 그만두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운이 좋았다. 일반인들은 이름도 모르는 나라를 대리 때부터 출장을 다니면서 스스로의 역량을 넓혀 나갔다. 동티모르가 독립했을 때는 아무런 특별한 이유도 없이 새로 독립한 나라의 가능성을 찾으러도 출장을 갔었다. 어떤 회사도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러라는 이유로 출장을 보내주지는 않는다. 확실한 목표와 명분이 있어야 보내준다. 하지만 나의 경우 어느정도 성과가 있다 보니 임원도 별다른 태클 없이 보내주곤 했다. 스스로 일을 찾고 스스로 일을 기획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면서 배우는 것은 해본 사람만이 아는 엄청난 성장의 기회다. 그런 기회의 혜택을 받았던 것이 나에게는 가장 고마운 일이었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획, 그 안에서 고수를 만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이 나에게는 정말 큰 행운이었다.

 


▶ 대부분의 직장인은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는 반복되는 일을 한다. 반복되는 일을 하면서 배움과 성장의 기회는 어떻게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반복되는 일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말은 자신의 위치와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이다. 내가 좁은 닭장 안에서 사육되는 닭인지 날개를 펴지 않은 독수리 인지, 혹은 백조인지 백조 옆의 오리인지 명확히 현실을 아는 것이 우선이다. 독수리인데 닭장 안에 있으면 독수리인지도 모르고 닭에게 쪼이며 산다. 어떤 경우는 백조 옆에 있다는 이유로 자기도 백조인 줄 착각하고 사는 오리도 있다. 겨울이 되면 백조는 따듯한 나라로 날아가는데 오리는 얼어붙는 호수 안에서 얼어 죽고 만다. 그런 오리들이 특히 대기업 안에는 너무나도 많다. 자신이 생계형 직장인이라면 그 현실을 정말 냉철하게 알아야 한다. 현실을 남의 이야기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반복 안에서 자신의 일을 찾아내야만 한다.

 


▶ 회사생활이 더럽고 치사해서 그만두겠다.’라고 말하는 36세의 후배가 찾아 왔다면 어떤 말을 해 주겠는가?

잘 먹고 잘살아라. 난 더럽고 치사해서 떠난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실력과 용기를 갖춰야 한다. 그저 회사가 잘 못된 방향으로 간다고 욕만 한다면 회사 안에서 그 사람은 부정적이어서 잘라내야 할 사람이 된다. 실제로 그렇게 욕하는 사람이 준비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뭐 하러 욕하는가? 짜증만 나고 스트레스를 계속 스스로 쌓는 일이다. 더럽고 치사한 회사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준비를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계발서 같은 이야기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현실을 깨닫고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 행동하기 바란다.

 


▶ 취업이 미치도록 힘들다. 어떤 생각이 드는가?

조직생활을 하느냐 독립해서 일을 하느냐는 어찌 보면 개인의 성향과 취향의 문제다. 잘 맞는 일을 하면 된다. 그런데 대부분은 독립해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무조건 취업을 하려고 한다. 사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조직에서 잘 하거나, 나와서 잘 하거나 경쟁력은 하나다. 진짜 실력이다. 그런데 그걸 준비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어떤 후배가 찾아와서 현대, 삼성, LG 어디에 원서를 쓸까요?”라고 물었다. 근데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도 몰랐다. 뭘 할지도 모르는데 어느 회사에 가느냐는 건 의미가 없다. 그 친구와 오래 예기를 해 보니 그는 소비재 마케팅을 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P&G, 로레알, 아모레 등을 추천해 줬다. 삼성, 현대는 아니었다. 그리고는 모든 소비재 회사들이 타켓으로 삼는 중국 소비자들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해서 블로그에 꾸준히 연재를 해보라고 했다.

덧붙여 말하면 중국의 소비자에게 영향력이 있는 한국에 사는 중국 유학생 들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해서 그런 결과를 블로그에 올리면 된다. 실제로 그렇게만 하면 다른 스펙을 쌓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스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친구는 토익이 930점 이었는데 980점 이상을 얻기 위해서 토익 공부를 하고 있었다. 선배로서 답답했다. 기업들이 원하는 건 토익 800에 마케팅에 미쳐 있고 그 일을 지금 하고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토익 980점짜리 평범한 One of Them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 젊은 친구들에게 할 예기가 많은 것 같다.

꼰대스러운 얘기라고 하겠지만 한번 해 보겠다.  

실제로 요즘 젊은 친구들은 지식은 출중하다. 좋은 정보가 인터넷에 많고 좋은 강의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행동을 잘 하지 않는다. 직장생활 할 때 실무적인 질문을 해온 대리가 있었다. 한 일년 정도 후에 똑같은 문제로 다시 물으러 왔다. 그 때 그 문제의 해결책을 일러주고, 완벽한 이해를 위해 관련도서를 2권 추천해 주었다. 하지만 그 대리는 듣기만 했지 행동을 하지 않았다. 왜 안 했냐고 물어보니 바빴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얘기해 주었다. “지금 내가 알려준 내용, 너도 알고 있는 건데 너는 행동을 하지 않아. 그렇게 행동 없이 살면 넌 평생을 그냥 바쁘게만 살게 될거야. 돌아보면 이뤄놓은 것도 없이 말이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남이 시킨 일만 하다가 평생 바쁜 채로 니 삶도 없이 살아야 해.” 라고 했다. 이 정도 심하게 얘기했으면 알아들었기를 바란다. 


물을 구하는 방법을 알려 줬는데도 행동하지 않는 건 아직 버틸 만 하기 때문이다. 목이 말라 죽어가는 사람은 열일 제쳐 두고 물을 찾는 일부터 할 것이다. 성공의 법칙은 하나다. 절박함의 차이. 그 이상은 말할 필요가 없다. 자기계발서를 욕하는 사람은 사회구조적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린다고 말한다. 그 말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별도로 개인의 역량을 충분히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회사에 다니면서 가장 큰 고민은 뭐였나?

내적 갈등 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회사에서 시키는 일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었다. 쉽게 말해 준거집단과 소속집단이 달랐다. 내 판단과 생각의 기준과 회사에서 나에게 요청하는 것이 달랐다. 아마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새로 계획 짜고 내가 행동하고 책임지고 해내는 일이 아니었다면 회사생활을 그렇게 오래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 어찌 보면 본인의 이런 커리어의 시작은 포르투갈어, 그리고 앙골라 파병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이 기회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기회란 이마에 써놓고 찾아 오지 않는다. 그렇게 몰래 찾아오는 기회를 알아채는 방법이 있다면?

돌이켜 보면 나에게 닥치는 작은 일들이 모두 기회였던 것 같다. 안 해본 일은 기회가 아니다. 모든 세상의 기회는 나에게 지금 닥친 일이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나에게 닥친 일을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인 듯이 하는게 맞는 것 같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늘 해주신 말씀인데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나에게 첫 직장을 물어보면 나는 삼성물산이 아니라 군대라고 말한다. 중위 때 모셨던 작전참모가 무척 대단한 분이고 일을 잘했다. 너무 감사하게 많이 배웠다. 그 분을 보고 군대에도 천재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 분은 나중에 4성장군이 되셨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힘든 환경에 있는 요즘 청년들에게는 이런 말이 지금 당장은 이해가 안 될 거라는 거다.

 


▶ 본인이 하는 일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매우 특이하다. 그리고 대기업 경력도 빵빵하고 정부기관의 일도 하면서 돈도 잘 번다. ‘그러니까 당신은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거 아니냐는 좀 다른 삐딱한 시각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의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그 분은 회계일을 하다가 회사가 법정관리에 넘어갔다. 다른 사람은 다 회사를 떠났는데 이런 것도 경험이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법정관리의 모든 절차에 뛰어들어 마지막까지 남아서 그 일을 온몸으로 해냈다. 정말 죽을 만큼 힘이 들었지만 끝까지 해 냈다. 그리고 퇴사를 했는데 자신이 속했던 회사의 법정관리를 담당했던 컨설팅사에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자신들과 함께 다른 회사 법정관리 일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 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분은 법정관리 일을 처리해 주는 컨설턴트로 1인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신이 법정관리 회사에 있어 봤기에 그 회사 사람들의 심정도 잘 알고 더 부드럽게 일이 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는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유치한 예가 아니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자신의 일이 특장점이 없고 남들 다 하는 일 모든 회사에 있는 일이라고 깎아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은 똑같지만 그 일을 행하는 방법을 특별하게 하면 된다. 그러면 된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기회들이 생겨 난다. 그런 증거들도 봐왔다. 그래서 하는 얘기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았으면 좋겠다. 꿈을 쫓는 것도 좋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현실이 질퍽하든 장밋빛이던 말이다.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면서 배워나갈 수 있고 실력이 쌓인다. 보고서 많이 쓰고 엑셀 잘한다고 그게 실력은 아니다. 회계책을 보고 배운 것은 그 책의 저자의 실력이다. 배운 것을 현실에 써먹을 줄 알고 또 써먹으면서 그것에서 다시 배워나가야 한다. 그것이 직장인의 실력이다. 


우리나라에서 공부 잘하는 사람은 시험을 잘 보는 사람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에 있고 그 문제를 인식할 수 있고 현실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현실을 가장 잘 보는 사람도 현업을 하는 직장인이다. 거기에서 조금만 더 넓은 시각으로 보고 답을 찾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면 자신만의 능력을 더 개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잘 난 사람이었다. 인터뷰 동안 그의 잘남에 눌려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그 생각은 '그럴만 하다.' 혹은 '나도 실력을 쌓아야 겠다.' 는 것으로 바뀌었다. 질문서 없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는 것은 실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능력의 근저에는 십년여동안  아프리카를 뛰어다니며 바닥부터 하나씩 쌓아온 경험에 근거한 실력과 자신감, 그리고 현실에의 깊은 고민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후배들의 투정과 고민에 이렇게 따갑지만 꼭 필요한 얘기를 해 주는 사람은 적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 혼자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남의 힘듬을 돕는 사람은 요즘 찾기 힘드니 말이다.  

"보고서 많이 쓴다고 엑셀 잘한다고 그것이 실력은 아니다. 배운것을 써먹을 줄 알고 써먹으며 다시 배워나가야 그게 직장인의 실력이다."  나조차 반성하게 되는 말로 이 사족을 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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