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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하게 말하자. 삽질이 줄어든다.

Author : 손성곤 / Date : 2017.03.09 07:30 / Category : 직장생활/직장생활 칼럼



"아메리카노 따뜻한 걸로 주세요. 물은 반만 넣어 주세요"

"손님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물은 한가득이다. 

"물을 반만 넣어 달라고 했는데요."

"진하게 달라고 하신거 아닌가요?"

"아뇨. 그냥 물을 반만 넣어 달라고만 했는데요."

"그러면 진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샷을 3개 넣었어요."

"저는 진하게 달라고 말한 적 없구요. 물을 반만 넣어 달라고 했잖아요"

직원은 궁시렁 거리며 "그게 그거지, 까탈스럽긴"

"이봐요. 당신이 말을 잘 못 알아듣고 당신 맘대로 만든 거 잖아요. 왜 그걸 나한테 까탈 스럽다고 해요"



언어의 역할 중 하나는 '생각을 나르는 도구'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상대의 생각을 자신의 마음대로 재단하는 사람이 많다. 또 반대로 명확하게 말하지 않으면서 상대가 나의 생각을 알아서 파악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다. 말은 위험하다. 기억력이라는 놈은 얼마나 잔망스러운지 원하는 기억만 하려고 한다. 왜곡되고 맘대로 해석되는 일은 다반사다.  


결론부터 말하자. 

회사에서는 최대한 명확한 용어로 말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간에 오해가 생기지 않고 불필요한 일을 하는 경우가 없어진다.  




수많은 상품을 품평하고 그 중에서 판매할 상품과 가격을 고르는 시간이었다. 상품을 준비한 바이어가 상품을 설명한다. 설명을 들은 본부장이 한 상품을 두고 말한다. 



"작년가격도 이만원에 판매율도 좋았고 ,시장 최저가로 의미도 있으니 이만원에 파는게 맞는것 같은데"

"이만 오천원에 팔면 좋겠습니다. 전년가격이 이만원 이었지만 워낙 마진이 낮았으니 퀄리티를 올리고 판매가도 올리면 더 이익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부장님이 말씀하시면 이만원으로 하겠습니다."

"아니 내 말은 꼭 그렇게 하라는 건 아니고, 시장 최저가가 의미가 있으니 그게 좋겠다는 겁니다. 결정은 바이어가 하세요."

"본부장님은 저의 최종 상사 입니다. 그 상사가 의견을 준 것을 직원이 바꾸는 것은 지시를 어기는 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 상황에서 바이어의 의지대로 했다가 판매가 저조하면 모두 제 탓이 되어버리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본부장님의 지시를 어길 수 있는 직원이 있을까요?”




위의 본부장의 사례가 실무자들이 가장 답답해 하는 상황이다. 의견만 내고 결정은 실무자에게 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대한민국 직장인 중 누가 임원의 말을 거스른단 말이냐. 차라리 명확하게 "이렇게 하게" 라고 말하는 것이 낫다.  한번 더 말하면 회사에서는 명징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의미가 혼동될 수 있거나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말은 가능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결과에 대한 책임도 명확해 지며 성공, 혹은 실패 하더라도 명확한 분석이 가능해 진다. 


누군가는 "회사도 사람사는 조직인데 그렇게 하면 너무 정없고 딱딱하지 않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회사도 사람이 만들어 가는 곳이다. 하지만 정만으로 일하는 곳은 아니다. 그렇기에 명확한 용어의 사용은 필수다. 애매모호한 표현 때문에 잘못된 이해로 삽질을 수없이 해 본 경험이 있다면 내 말에 동의할 것이다. 









업무의 Role을 나누는 기법중에 RACI라는 것이 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나는 일에 대한 정의와 목표를 세우고 마일스톤을 짜고 나면 반드시 RACI를 정한다. 이것은 일에 대한 책임자, 실행자, 조언자, 인폼자 (Responsible, Accountable, Consulted, Informed) 이렇게 나뉘어진 업무의 책임에 대한 구분이다. 이렇게 일을 나누면 명확해 진다.  쓸데 없이 답없는 회의는 줄어들고 일은 체계적으로 나뉘게 된다. 누가 이 일을 해야 하냐? 니 일이냐 내 일이냐 하며 다투는 경우는 많이 줄어 든다. 


나는 외국계 회사에서 10년간 일을 했다. 약 2년 동안을 글로벌 소싱 업무를 맡았기에 외국인들 특히 영국인들과 대화할 기회가 매우 많았다. 그들과 일하며 좋았던 것은 명확한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 점은 일의 속도를 빠르게 해 주었다. 내 영어 실력이 Native가 아니기에 이해가 어려운 단어나 문장은 반드시 다시 물었다. 그러면 상대는 쉬운 용어로 풀어서 설명했고, 서로가 완벽한 이해에 도달한 후 일을 했다. 나의 부족한 어휘는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도와 주었다.


하기를 원하면 "니가 이일을 하기 원한다" 라고 말했다. 거기에 "내가 그 일을 언제까지 해서 주겠다." 라는 Due date까지 함께 말했다.   만약 어렵다고 생각되면 나는 "이 일은 어렵다. 그 이유는 이렇기 때문이다." 대신 이런 방법을 제안한다. 니가 컨펌해 주면 내가 언제까지 하겠다."  대화의 기본 틀은 이렇게 감정이 스며들지 않은 오해없는 커뮤니케이션 이었다. 



하기 원하는 일은 "하기 원한다. (Want)" 라고 말하면 된다. 

정보를 알려 주려면 정보만 알려주면 된다. (Inform) 

내가 받을 것이 있다면 이유와 함께 요청을 하면 된다. (Inquire) 

결정이 필요한 일은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Decide)

요청할 일은 요청한다고 말하자. (Ask)

알려주어야 하는 일은 Inform 을 주고, 필요하다면 Remind 하면 된다. 

일에 대한 회신이 필요하면 반드시 '회신요망' (Need Feedback)이라고 말하면 된다. 

 

이렇게 명징한 단어만 사용하면 커뮤니케이션은 간단해지고 오해는 사라질 것이며, 삽질은 줄어들게 된다.

이 커뮤니케이션에는 반드시 '마감일' (Due date)와 함께 써야한다.  



회사에서는 감정의 소비를 하지 않길 바란다. 

쓸데 없는 감정의 소비는 묘한 늬앙스를 풍기는 행동이나 말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대화를 하고서 ‘그게 이런 뜻이었나? 내가 이렇게 하기를 바라는 걸까? 뭐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감정은 피곤함을 몰고온다.  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일을 지연시키고 직원들을 삽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만약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상사라면 일은 더 복잡해 지고 짜증은 하늘을 찌르게 된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고 나서도 "야, 내가 언제 이렇게 하라고 했냐?"라며 아무것도 없이 고구마를 입 속에 쑤셔 넣는 답답함만 생긴다. 


일은 요리가 아니다. 간 보지 말자. 일은 연예가 아니다. 밀당도 하지 말자.  

깔끔하게 일 좀 하자. 

명확하게 말 하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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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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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토리 2017.03.09 09:06 신고

    "물을 가득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반을 따라 버리고 마시겠습니다."
    "겁먹은 고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입으로 당신의 결정을 내리겠습니다."
    주객전도!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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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성 2017.03.09 11:01 신고

    의사표현은 분명하게..
    서로에게 오해가 생기지 않게 말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REPLY / EDIT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역습

Author : 손성곤 / Date : 2014.05.12 08:30 / Category : 직장인/직장인 생각들

 

"출근과 동시에 들려오는 폭언.

 아! 오늘이 월요일 이구나.

 방금 출근 했는데 퇴근하고 싶다."

 

아는 후배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문제는 그 글에 덧글을 단 친구의 글을 회사 팀장과 임원이 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글을 올린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팀장이 지나가며 말을 던진다.

“하대리. 출근했으니까 퇴근해야지.”

 

하대리는 창피함과 수치심에 바로 글을 삭제 했지만 하루 종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SNS의 파급력에 너무 놀랐고 심지어 감시 당하는 느낌에 두려움 까지 느꼈다.

 

토요일 저녁이었다.

갑자기 “카톡왔숑” 소리와 함께 카톡 단체 채팅방이 열렸다.

팀장이 박과장을 포함한 모든 팀원을 단체로 카톡방에 초대한 것이었다.

 

“주말 매출이 안좋아서 매장에 나왔는데 진열과 프로모션이 엉망이네요”

 

잠시 카톡방에 침묵이 흘렀다.

 

“주말인데도 쉬지 않고 매장에 다니시는 팀장님. 너무 귀감이 됩니다.

“오늘 오전에 매장에 다녀왔는데 말씀하신 부분 내일 다시 방문해서 확인토록 하겠습니다.

“저도 지금 매장으로 가는 중입니다. 말씀하신 사항 꼭 체크해서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유치원생인 딸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다녀오던 길인 박과장은 부아가 치밀었다.

업무시간에 명확한 지시도 없이 토요일 저녁에 무언의 압력을 전달하는 팀장도 싫었다.

그에 대해 아부하듯 비굴하게 답하는 팀원들의 메시지도 음성지원이 되는 것 같아 짜증이 났다.

짜증이 밀려온 박과장은 카톡방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주말까지 개인의 시간도 무시당한채 조종 당하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2014년 현재의 의사소통 방법은 예전과 완전히 다르다.

그저 전화와 이메일이 유일한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톡 등 많은 채널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채널에서는 “Out of Office” 라는 것은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단체 카톡방에서 1자가 지워지지 않는다면 심지어 출석까지 부른다.

 

이렇게 새로운 툴을 활용한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은 어떻게 가야할까?

사적인 생활과 생각이 회사에 노출되고 주말에도 회사 일에서 벗어날 수 없는것이 맞을까?

 

우선 수평적으로 의사소통이 되어야만 한다.

스마트폰을 베이스로 한 툴 안에서도 윗사람이 던져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계속되는 것은 재앙이다. 

의사소통은 투수가 공을 던지고 포수는 죽어라고 받기만 하는 일방향이어서는 안된다. 

서로가 글러브를 끼고 대화를 나누며 캐치볼을 하듯이 같은 선상에서 자유롭게 커뮤니이션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단지 장소만 회의실에서 손안에 카톡으로 바뀌게 될 뿐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깨지던 카톡 대화방에서 까이든 기분 더러운 것은 매한가지다. 

 

두번째는 새로운 수단의 장점만을 활용해야 한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툴의 장점은 바로 시공간 초월과 멀티미디어의 자유로운 전송이다. 

기존에는 텍스트 기반의 문자메시지가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멀티미디어가 함께 지원된다.  

일례로 주말에 매장을 방문보고의 경우 텍스트와 함께 사진, 동영상, 그리고 음성메시지 까지 활용해서 정보를 전달한다면 좋다.

새로운 툴의 장점을 최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고 정보를 받아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람은 조금 더 편할 것이다.

 

세번째는 사생활의 보호다.

한때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과 생각을 노출시켜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있었다. 위에서 말한 하대리의 경우는 페이스북의 오픈성이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온 경우다.

그만큼 SNS의 개방성은 양날의 검이다. 

지인들과 적정수준의 생활과 의견을 공유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때로는 사생활 감시 스토킹 등의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을 지나치게 노출 시킬 수 있는 글이나 사진을 올리지 않는것은 상식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SNS 및 Text message는 최소로 활용해야 한다.

문자는 말과 달라 보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아울러 수신자가 직접 삭제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말이나 기억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휘발되거나 왜곡되는 것과는 다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더욱 더 문자화된 커뮤니케이션에 주의해야 한다.

단지 커뮤니케이션의 보조 역할로서 현 상황의 Fact를 그대로 전달하는데 좋은 도구로 써야 된다.

문자나 SNS 등으로 섣불리 감정등을 실어 나르려고 하는 것은 종이배로 화물을 운반하는 것과 같다

 

넘쳐나는 새로운 방법의 기존도 얼굴을 마주보고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메일이 없던 시절에도 유선전화와 팩스만으로도 일은 했었다.

 

과유불급 “Less is more”

 많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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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kickthecompany, 손박사, 카톡, 커뮤니케이션,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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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큐 2014.05.15 01:05 신고

    오홋. 오랜만에 들렀는데 블로그가 어무세련되어졌습니다.

    감탄하고 갑니다.

    손박사님 글은 언제 읽어도 유익해요.

    요즘 직장생활에 쪄들어서 포스팅 못하고ㅠ있는 닭큐. ^^

    REPLY / EDIT

    • 손박사 2014.05.23 06:16 신고

      저도 작년 여름에 좀 아프고 나서 블로그를 거의 손을 대지 못했네요.
      그래도 닭큐님이 찾아주시고 하니 힘내서 다시 해보려고 합니다.
      6월에 저의 첫 책이 나옵니다.
      많이 응원해 주시고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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