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사장 vs. 직원 _ 사업에 실패한 이유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5.12 10:17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출근 길 가끔 회사 앞 커피숍에 들리곤 한다. 하지만 언제부터가 맘이 편치 않다. 분명 입구에는 문 여는 시간이 8시라고 적혀있는데 820분이 넘도록 문이 잠겨있었다. 오픈 시간보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문을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왜 이런 새벽부터 커피를 마시고 그래? 귀찮게!’라는 표정의 직원이 나를 대한다. 얼마 전 주인이 바뀌고 할인 행사까지 진행하는데 지금까진 그 결과가 영 신통치 않아 보인다.

 

회사 건물 꼭대기에 커피숍은 9시 정도에 문을 연다. 문을 열자마자 직장인 들이 하나 둘 몰려든다. 사장님 혼자 운영하기에 바쁠 땐 손님들이 직접 계산을 하고 커피를 가져 가기도 한다. 종종 점심을 먹고 그곳을 들리는데, 사장님과 이야기 하다 보면 그 분의 열정에 잠시나마 힐링되는 느낌을 받는다. 장사 잘 되어 부럽다고 말을 전하면 되려 사장님은 손사래를 치면서 이래도 적자라며 웃으신다. 자기도 언제 망할 지 몰라 항상 노심초사하며 쉬는 날도 없이 일한다고 하셨다. 그 두 사람들을 보며 줄곧 사장과 직원의 가장 큰 차이가 뭘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돈다.

 

대학원을 마친 후 나름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 일을 하면서 나는 다시금 꿈을 꾸고 있었다. 틈틈이 개인적으로 구상해오던 것들을 사업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주위에 동료, 지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뿐하게 사표를 내밀었다. 그리곤 주변 지인들의 돈까지 빌려 모와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하기 전에 수 없이 시뮬레이션을 했던 상황이었지만, 막상 돈을 받던 직원에서 돈을 주는 사장으로 바뀌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말썽의 연속이었다. 몇 일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사무실 월세 낼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구상하고 진행했던 여러 프로젝트들은 다양한 이유로 미뤄지고, 예상조차 하지 못한 장애물과 마주하기 일쑤였다. 술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었던 그 불면의 밤이 이어졌고, 어느새 나는 구석에 홀로 앉아 숨어 지내는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 내가 지금까지 무슨 짓을 한 것일까 라며 매일 그 간의 일 들을 곱씹으며 후회하고 또 번민했다. 결국 나만의 사업은 실패로 결론이 났고, 나는 빚만 잔뜩 안은 채 다시 회사라는 따뜻한(?) 울타리로 들어왔다.

 

내가 사업을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두 번째 커피숍 사장님의 모습에서 그 답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내 사업과 인생 앞에서 사장이 아닌 직원의 모습으로만 계속 일관해왔던 것 같다. 회사의 종이컵 하나처럼 돈 몇 천원을 아끼기 위해 고민하지 않았고, 직원처럼 언제나 쉴 궁리만 하며 편한 길을 찾곤 했다. 앞서 말한 회사 앞 까페 직원의 모습이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온 나는 거창한 구호 대신에 우선 내 삶의 사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회사에 출근해 회사 일을 고민하고, 잠들기 전까지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할애된 24시간이라는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쓰는 버릇을 들이는 것부터가 내 삶의 사장이 되는 첫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지금까지 직원의 입장에서 피동적으로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스스로에게 묻길 바란다. 회사에선 당신이 아직 직원일 지 몰라도, 적어도 당신의 인생에 있어선 더 늦기 전에 꼭 사장되어 훌륭하게 본인의 목표한 바를 이루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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