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집념의 초콜릿_ 그 달콤 쌉싸름함.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4.24 11:45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안뇽하쉽니까! 저는 레퍼트 교숩니다. 반갑숩니다.

말까지만 제대로 알아들을 있었다. 하루 8시간의 수업 동안 유려하게 쏟아지는 외국인 교수님의 강의는, 나를 맨붕으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발표 과제.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한숨들이 대학원 강의장을 가득 매웠다.


영어 발표를 위해선 가지 능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했다. 영어로 텍스트를 빠른 속도로 읽을 있어야 했고, 영어로 본인의 생각과 느낌을 말할 있어야 한다. 가지 능력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비로소 토론다운 토론을 있다. 물론 대학 영어발표를 겉핥기 식으로 해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심층적인 것은 처음이었다. 텍스트를 제대로 읽어내기도 힘든 상황이다 보니 조별 과제가 던져질 때마다 먹은 벙어리가 되기 일쑤였고, 정작 토론을 시작해도 헛발질의 연속이었다.


와중에 나랑 다른 수준을 보여주는 형님 분이 있었다. 유명 대기업 출신(?) 차분한 목소리로 요점을 집으며, 자신의 논리를 펼쳐 토론을 정리하곤 했다. 게다가 완벽한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통해 교수님과 학우들에게 전달했다갈피를 잡고 있던 나는 시간을 내서 형님에게 코칭을 해달라고 사정했다. 때마다 형님은 쉽게 배울 있는 아니라며 웃음으로 일관했다. 자기도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기 까지 자신의 사수의 도움이 컸는데, 대부분 혼나고 지적 당한 전부라고 했다. 그런데 욕을 먹고 고생을 하다 보니 과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하루 종일 생각만 계속 하고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


어떤 일에 대해  번이라도 제대로 핵심을 파악해 경험이 있다면 다음에 경험이 성공의 경험으로 이어질 있다. 화장실 , 때도, 심지어 꿈에서도 내용을 곱씹으며 고민하는 지루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절박함을 뚫고 하나씩 답이 나오기 시작한다. 답을 얻는 순간, 본인만이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없을 정도로 크다. 진짜 그 능력을 갖길 원한다면 당장 끝까지 고민하고 고민해보라는 것이 형님의 포인트였다.



조언을 거울 삼아 나는 다음 수업에서 발표 과제 발제자를 맡았다. 그것도 외국인 여자 동기와 함께 하는 발표였다. 발표 주제는 글로벌 회사의 아동 노동 착취 문제였다. 해당 과제를 주면서 교수님은 단순 요약이나 정리를 하는 수준으로 발표를 진행할 경우 낙제를 각오하라며 으름장을 놓으셨다.  때부터 자취방, 도서관에서 고민하고 고민하며 발표 전체를 아우를 있는 아이디어를 짜내기 시작했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어떤 아이디어가 머리를 마치 새가 날아가듯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생각을 놓치기 싫어 황급히 파트너에게 내용을 적어 보냈다. 나의 아이디어에 파트너는 격한 공감을 보였고 즐겁게 발표 준비를 했다.

 

발표 당일 우리는 초콜릿을 사서 모든 학우 들에게 나눠주고, 발표가 끝날 때까지 먹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교수님 포함해 모든 학생도 의아해 했지만 이내 관심을 보이며 발표를 지켜봐 주었다. 내용 요약으로 시작해본격적으로 아동 노동 사례로 발표는 이어졌다. 실제 아동 노동이 벌어질 밖에 없는 근본 원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발표 마지막 슬라이드에서 카카오를 수확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 여러분이 받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도 아동 착취를 통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러분이 초콜릿을 먹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일자리를 얻을 없어 가난해질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초콜릿을 먹는다면 아동 노동 착취에 찬성하는 행동이라 있을 것이다. 오늘 발표의 결론은 여러분들 각각 초콜릿을 어떻게 하는 가에 따라 마무리하는 걸로 하겠다.”


발표는 이렇게 끝났다. 교수님은 우리를 보며 굉장히 인상적인 결론이라며 흡족해했고, 본인은 초콜릿을 먹겠다며 입에 베어 무셨다. 나머지 동기들은 서로의 생각을 쏟아내며 초콜릿을 보기 시작했다. 자리로 돌아오니 누군가 어깨를 쳤다. 뒤를 돌아보니 형님이 웃고 있었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만 끄덕였다.


지금도 나는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면 혼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물론 모든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오는 아니다. 하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다 보면 어렴풋하게 답이 보이는 때도 있다. 우리를 괴롭히는 인생의 문제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들 힘들고 귀찮고 짜증나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버텨보자. 우리를 괴롭히던 여러 문제들이 생각보다 문제의 해답이 쉽게 풀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 초콜릿을 먹을 것인지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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