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하이바와 공구리_현장 다녀오겠습니다.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4.17 08:00 / Category : 직장인 필진/퇴사 어게인


현장 다녀오겠습니다.


 

". 여보세요."

"여기 현장 인데요."

". 안녕하세요! 소장님."

"자재를 세팅 했는데 이상하네요."

"? 이상 하다고요?"


설계한 도면을 띄워놓고 모니터를 보며 소장님과 한참을 통화했다. 소장님도, 나도 문제를 찾을 없었다. 전화가 조금 길어지자 곁을 지나가던 사람들도 무슨 문제가 있냐며 번씩 모니터를 쳐다보고 지나갔다. "소장님, 죄송한데 잠시 후에 전화 드리겠습니다." 이대로는 진전이 없을 같아서 잠시 전화를 끊었다. 사수에게 상황을 설명을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지만, 사수도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팀장님. 현장에서 전화가 왔는데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전화상으로는 도저히 찾을 없어서요. 현장에 한번 다녀오는 것이 좋을 같습니다."

"전화로는 되겠어? 없이 괜찮겠어?"

", 그럼요. 들어가서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현장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내가 담당한 현장에서 들어오라는 전화가 오면 대신 다른 선배가 들어가거나 팀장님과 함께 들어갔다. 회사 분위기 여직원을 현장에 보내려 하지 않는 분위기였고, 아직 혼자 들어가기는 무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현장에 홀로 가는 것은 처음 이었다.

플로터로 도면을 뽑고 원도와 협의록을 부랴부랴 챙겨서 현장으로 향했다. 호기롭게 회사를 나오기는 했지만 현장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타고 나니 실감이 났다. '가서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하는 동안 어느새 현장에 도착했다. 하이바를 쓰고 발을 들여놓으니 실감이 났다.

'언제까지 팀장님이 함께 해줄 없잖아. 현장의 담당자는 나야. 쫄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



 소장님과 함께 문제가 발생한 곳으로 갔다. 잠시 중단된 상태였다. 이상 작업할 없어 자재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었다.

"요번 주에 공구리 (콘크리트를 붓는 ) 건데 어떻게 거에요!"

"그래서 제가 겁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목장갑에 줄자를 들고서, 흘러내리는 하이바를 쓸어 올리며 자재를 하나하나 살폈다. 점심을 먹고 바로 출발했는데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작업하시던 분들도 모두 내려가시고 혼자 현장에 남아 자재를 뒤적,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춘희씨, 아직 현장이야?"

", 팀장님. 제작불량도 아니고 진행된 작업 상태를 보면 얼추 비슷하게 나오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 그래? 한번 위로 올라가서 내려다볼래?"

"위에서 보니까 조금 틀어져있어요."

"아마 세팅 하면서 전체가 돌아갔을 거야. 빔이랑 타이 넣어 드린다고

 그걸로 틀어진 잡으면 된다고 말씀 드리고."

". 알겠습니다. 팀장님 감사해요."

"시간이 많이 늦었네. 바로 퇴근해. 내가 실장님께 말씀 드릴게."

 

사무실로 내려와 소장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해 드렸다. 호통을 치셨던 소장님은 고생했다며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하셨다. 순댓국 이였다. 호호 불어가며 순댓국을 맛있게도 먹었다. 현장에서 마셨던 먼지바람모래들이 뜨거운 순대국물과 함께 씻겨 내려갔다. 해결해보겠다며 낑낑대는 나의 진심을 소장님도 느끼신 같았다.

이번에도 역시 팀장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해결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보조바퀴를 달고 네발자전거를 타다가 두발자전거로 바꿔 같았다. 언제 위태롭고 불안해도 분명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 7편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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