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물속에서의 자유_행복한 몰입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5.15 08:00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얼마 전부터 동네 구민 센터에 새벽 수영 기초반 등록했다. 서른이 넘도록 남들 다하는 수영 한 번 못 배워 본 게 항상 맘에 걸렸고 올해 여름엔 제대로 수영을 해 보고 싶었던 것이 이유였다

 

첫 시작의 창피함을 이기고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무렵 조금씩 수영이란 것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막상 처음 등록할 때만 해도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정말 고역이었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우러 오겠냐 라는 생각도 많았다. 그런데 수업 첫 날 새벽 아직은 쌀쌀한 아침 공기를 힘겹게 가르며 찾아간 수영장에서 나는 내 생각에 반성했다. 이미 수 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수영장에 나와 다양한 물살을 가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색한 분위기도 잠시, 너나 할 것 없이 음악에 맞춰 준비 운동을 하고 수영을 시작했다


이미 수영을 배워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수영을 위해선 입으로 들이쉬고 코로 내쉬는 호흡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단계가 올라갈 수록 손과 발을 움직이면서 동시에 호흡까지 신경 써야 한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익숙해 졌지만 목이 마르지도 않았지만 처음엔 수영장 물을 꽤나 많이 들이켰다. 킥판을 잡고 25미터를 한 번에 가는 것은 태평양을 가르는 것마냥 큰 도전 이었다. 양 팔을 돌리기 시작했을 때는 어찌나 몸이 가라 앉는지 몇 번이고 자세를 바로 잡아야 했다.

 

쉽사리 늘지 않는 수영 실력보다 더 어려운 것은 새벽에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빠지지 않고 출석하다 보니 어느덧 새벽에 알싸한 락스향 나는 수영장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내게 습관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어쩌다 출장을 가거나 휴일에 수영을 거를 때면 그렇게 아쉬운 마음과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한 달이 막 지나 락스향에 친해질 무렵 자유형의 자유에도 함께 익숙해 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물 속에서의 몸을 담그고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신비로운 적막을 조금씩 즐기기 시작할 수 있었다.




 

예전에 한 자선 단체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했다. 그때 내 앞에서 같이 김치를 담그시던 한 회사 사장님을 기억한다. 당시 그 분은 그 행사에 8년 동안이나 꾸준히 참석하신 걸로 유명했다. 워낙 자주 오셔서 그 단체의 대부분 직원들이 알아보고 인사를 할 정도였다. 그 분은 주변 지인과 회사 직원들에게도 이 행사에 자주 오도록 독려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본인의 고민을 잊고 몰입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서 몸을 움직이며 김치를 담그면 일로 인한 고민은 이내 사라지고 스스로를 잊어버릴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이었다.

 

한 유명 광고 인은 고민거리가 자신을 괴롭힐 때면 홀로 새벽녘에 무작정 달린다는 말을 기억한다. 음악을 들으며 계속 달리면 고민거리도 사라지고 게다가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해답들이 떠올랐던 적이 종종 있다고 했다.

 

내가 아침마다 수영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나도 일상에 치여 정신 없이 살 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고개를 흔들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다르다.


직장 생활을 포함한 우리의 삶은 언제나 힘든 걱정거리들을 한 아름 안겨준다. 이런 긴장감들은 우리의 정신과 몸을 잔뜩 움츠리게 한다. 이런 경우 걱정과 긴장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몸을 움직이며 몰입상태에 빠져드는 것이다. 자신만의 방법과 리듬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킬 수 있고 아울러 불필요한 걱정들로부터 벗어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적어도 하루에 한 두 시간 정도 출근 전 혹은 퇴근 후에 잠시라도, 아니 그것마저 힘들면 주말이라도 육체적 행동을 통한 몰입의 시간을 만들어보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들, 아니면 평소에 해보고 싶었지만 망설여왔던 것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한 번 도전해보자. 머리 속 정신이 감당하기 힘든 것들은 우리의 몸이 그 해답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육체가 정신을 컨트롤하는 것도 아니다. 육체와 정신은 하나이기에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육체적 몰입을 통해 회복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좋아하는 육체적 움직임을 통해 접하는 순수한 몰입의 순간, 그 순간들은 정신적 회복과 함께 당신의 인생에 크나큰 즐거움으로 돌아올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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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2

  • 미오대리 2015.05.15 11:24 신고

    작년 이맘때쯤, 한 달 배우고 포기했던 저는.. ㅎㅎㅎ 다시 도전해야겠어요. 수영은 꼬옥 익히고 싶은 운동 중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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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적왕 2015.05.15 12:37 신고

      저도 미루다 미루다 겨우 시작했습니다. 요즘 한참 배영 배우는 중인데 ~ 여전히 열심히 물먹는 중 입니다 ㅎㅎ 미오대리님도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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