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비어간다.

Author : 손성곤 / Date : 2016.06.24 07:30 / Category : 직장인 필진/평생직장인


차대리는 일 처리를 빠르게 하고, 분석도 기가 막히게 한다. 회사에서 익힌 엑셀과 회사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그가 당장 내일 퇴사를 하거나 혹은 회사가 망한다면 어떻게 될까?

 

대리가 하던 엑셀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은 다른 직장에 가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직장을 떠나게 된다면? 혼자 회사 밖에서 혼자 살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에서 얻은것은 과연 무엇일까? 직장에서 배운 것을 사회에서 써 먹을 수 있는 기술을 무엇일까? 

 

회사에서는 누구나 회사형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회사가 원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되도록 애를 쓴다는 말이다. 해당 회사에서만 사용되는 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뽑아낸다. Raw 데이터를 엑셀로 옮겨 빠르게 인사이트를 뽑아낸다. 그리고는 PPT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칭찬을 받고 실행해서 결과를 만든다. 이런 아주 일반적인 사무직 회사원들이 하는 일들이 정말로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 보자. 특히 회사를 떠나도 중요한지에 대해서 깊이 숙고할 필요가 있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배운 것은 뭘까? 행복해 지는 방법은 있는걸까? 그저 월마다 나오는 월급이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걸까? 월급을 받아도 어느 순간부터는 행복하지 않았다. 당연히 그 날이 되면 통장에 숫자가 찍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월급날이 언제인지 잊어먹은 적도 있다. 그저 통장에 숫자가 찍히고 그리고 보이지 않는 디지털화 된 카드값이 통장에 침입해 돈을 빼간다.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직장인으로 먹고 살기 위해, 더욱 더 직장인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직장인으로 잘 살아가는 것을 배웠다. 사람 관계에서도 진정한 인간관계보다는 처세술이 늘었다. 잘 보이기 위한 발언, 해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이제는 구분한다.

 

회사는 순환보직 즉,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인다고 한다. 이런 순환보직 제도로 여기서 3~5년이 시간이 흐르고, 저기서 흐른다. 전문성은 없고, 모르는 일을 배우기에 급급하다. 대리, 과장이 새로운 부서로 발령받고, 신입사원처럼 하나씩 가르쳐주는 일은 없다. 대리, 과장은 배우는 게 필요한 게 아니라, 성과가 필요하다. 배움의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동시에 다른사람의 인내심도 줄어든다. 혹자들은 회사에서 인생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서로 헐뜯고 자신만 아니면 되고, 나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나는 그것을 배웠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배움일까? 진짜 배움으로 채워지지 않는 인생은 울리는 꽹과리일 뿐이다.  

 

배움이 없는 삶은 너무나 지루하다. 회사를 위해 소모되는 삶만을 사는 나는 내가 불쌍하다. 정답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계바늘은 돌아가고 목표는 달성해야 하고 보고서는 써내야 한다. 그렇게 직장인의 하루가 비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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