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_신세계와 정용진 부회장의 힘 (2)

Author : 손성곤 / Date : 2018.07.19 07:00 / Category : 직장생활/패션MD, 유통바이어




- 1 편에 이어서 - 




다시 처음의 삐에로 쇼핑으로 돌아가 보자

신세계에서 가장 반기는 소비자의 반응은 바로 < 일본 돈키호테랑 똑같네. 그대로 베겼네 > 라는 내용일 것이다. 그런 댓글을 보고 우리의 의도가 성공했구나, 사람들이 그대로 느끼는 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코엑스 지하에 별마당 도서관은 일본의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벤치마킹 해서 만들었다. 그리고, 별마당 도서관을 복잡한 코엑스 내부의 랜드마크를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코엑스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별마당 도서관으로 와라는 이야기가 나오도록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이어서, 코엑스에 갔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러야 하는 장소로 삐에로 쇼핑을 만들려는 계획일 것이다. 만남의 랜드마크에 이어 한번은 반드시 가보아야 하는 쇼핑의 랜드마크를 만들려는 전략으로 그 장소를 택했을 것이다.




삐에로 쇼핑, 신세계 오프라인의 성장동력이 될까? 


그렇다면 정용진 부회장은 왜, 어떤 이유로 삐에로 쇼핑을 신세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고 이야기를 했을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오프라인 쇼핑은 이미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이미 10년도 전에 성장이 거의 멈추었다. 그리고 이마트로 대표되는 할인점 (Hyper Market) 또한 유통 3사가 모두 비효율 매장을 폐점하기 시작하며 성장이 멈춘 상태다.   http://www.sedaily.com/NewsView/1S0W901QH9#_enliple

반대로 말하면 단품 중심의 쇼핑은 온라인으로 그 트랜드가 넘어 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쇼핑을 현재 상태로 그냥 포기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프라인에서는 상품을 Mass로 파는 것보다는 체험과 재미 중심으로 오프라인 쇼핑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가격을 비교해서 저렴한 단품을 편하게 사는 것이 온라인의 강점이라면, 직접 만져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남아 있는 오프라인 쇼핑의 강점을 최대화 할 수 있는 형태의 유통을 계획한 것이라 생각된다.

 


잠시 유통원론, 아니 경영학 원론을 펼쳐보자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제품 원가 보다 가격이 비싸야 하고, 또 가격보다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가 커야 한다. 그래야 제품은 팔린다. 고객은 잘 샀다.’라고 만족한다. 그리고 기업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이런 프로세스로 단품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상당수가 이미 온라인 쇼핑으로 넘어갔다. 굳이 발품을 파는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 시간을 아껴 소비자의 가치는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건 하나하나의 단품 보다는 커다란 유통 매장 자체가 주는 새로운 경험에 기반한 고객인식 (Perception)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은?


유통업에서는 늘 상품을 강조한다. 

하지만 나는 유통의 Key는 상품의 가격이 아닌 <위치, Space, 접근성>이라고 생각한다. 할인점 유통 3사가 경쟁사보다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내세웠던 가격 전쟁은 이미 종식 되었다. 아무도 그 전쟁에 더 이상 참전하지 않는다. 의미 없는 출혈전쟁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삽겹살이 10원 더 싸다고, 수박이 500원이 싸다고 해서 집에서 더 멀리 있는 곳에 가지 않는다. 가격이 주는 가치는 거의 평준화 되고 있다. 한 점으로 수렴하고 있다. 가격 싸움은 동내가 아니라 이미 전 세계와 싸우고 있다. 이미 많은 고객들이 해외 상품과 가격을 비교하고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 쇼핑은 가격이 아닌 다른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서 재미를 주는 경험에 집중하려는 것이다. 무언가를 사려는 목적으로 어떤 장소에 가는 것 보다는 그곳에 가면 재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그 안을 Exploring 하다가 상품을 구매 하는 것은 두 번째다


사실 그 Space는 온라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가격과 상품이 평준화 되다 보니 고객의 머리속에 어떤 공간,위치에 인지로 남아 있는지가 중요하다. '싸고 좋다' 라는 Perception이 박히면 무의식중에 그 온라인 쇼핑몰을 찾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업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상품’ 그 자체만은 아니다. 유통업체가 직접 만들거나 소싱하지 않는 상품은 거의 유사하다. 거의 중복되는 납품 업체로부터 상품을 받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지속적으로 자체 브랜드 상품을 키워나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유통업의 본질은 부동산업이다. 임대료를 받고 수수료 장사를 하는 것이 가장 Key. 이 말은 업의 본질을 늘 강조한 이건의 회장의 말이다. 그래서 삼성은 유통업에서 손을 떼었는지도 모른다. 테스코 그룹과 합작사인 삼성 테스코, 삼성플라자 모두 정리했다.

 

신세계가 삐에로 쇼핑을 런칭한 것을 놓고 아마존과 싸워야지 왜 소상공인의 먹거리를 뺏어가냐는 댓글이 있었다. 사실 나는 왜 신세계가 아마존과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온라인 쇼핑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숨은 뜻이 있다면 이해는 된다. 그리고 대답은 하남에 초대형 규모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지을 계획이라는 기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인허가 문제로 보류 되었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전자책 단말기를 만드는 것을 필두로 사업분야를 넓히고 산업군 자체를 미친 듯이 먹어 치우고 있다. 업의 형태로만 보면 지마켓이나 옥션과 같은 온라인 쇼핑, 전자 상거래 중개업을 하는 곳이었다. 시작부터가 다르고 발전시키는 방향도 다른데 두 회사를 굳이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도전과 새로운 시도가 아닌 베껴오는 형태에 대한 비난도 많다.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를 따라하는 경우는 이미 앞서 설명했다. 수 많은 악플이 달릴 수도 있지만 이를 감수하고 말하자면, 왜 꼭 대기업은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 하는지 잘 모르겠다. 철저히 회사측의 입장으로만 본다면 경기 침체기에 새로운 신규 산업에 도전하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리스크를 떠 안을 이유는 없다. 버티고 살아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성공가능성이 높고 시장 트랜드에 안에서 딱 반 발자국만 앞서는 변화를 꾀하는게 맞다. 정용진 부회장은 그것이 우리나라 보다 유통업이 더 발전한 일본에서 힌트를 찾았고 그것을 재미요소를 가진 잡화점인 삐에로 쇼핑에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위 리스트는 서로 유사성(?)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브랜드 들이다. 1편 참조

<스타필드는 영국의 Westfield 와도 매우 비슷하다>





삐에로 쇼핑, 성공의 변수는?


뚜껑은 열렸다. 사람들은 반응하기 시작했고 결과는 매출로 나올 것이다. 최소 한 두달은 오픈빨이 지속 될 것이다. 20184사분기 혹은 20191사분기 정도가 되면 언론을 통해 매출이 알려질 것이다. 혁신 없이 베끼기만 해서 소상공인의 피를 빠는 기업이 될지, 침체된 오프라인 유통에 새로운 Perception을 만들고 변화의 문을 열어 제낄지는 시간이 지난 후 알게 될 것이다.



 

삐에로 쇼핑의 성공여부는 마진 (Margin)과 재고 (Stock)에 달려있다.  

오프라인 쇼핑은 온라인 보다 비쌀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임대료와 인건비라는 눈에 보이는 요소만 보더라도 핸디캡은 명확하다. 오프라인 쇼핑에 내재된 저 마진 이라는 요소를 극복하고 매장 안으로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심의적인 이유를 만들고 그것을 고객의 인지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삐에로 쇼핑은 자사의 타 유통과 상품의 중복을 최소화 하기 위해 중소, 영세 업체의 상품을 다수 들여 놓았다고 한다. 이는 두 가지 장점이 될 수 있다. 싸고 질 좋은 중소 업체의 상품을 알리고 활로를 개척해 준다는 상생이라는 키워드로 볼 때 플러스가 될 것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중소 업체 상품은 타 대기업 상품보다 신세계가 취할 수 있는 마진의 비율이 아주 조금이라도 높을 가능성이 있다. (순전히 개인적인 추측이다.) 이런 면에서 신세계는 일거양득의 장점을 모두 얻을 수도 있다.

 


재고는 모든 유통 기업의 필요악이다

많으면 자금이 동맥경화에 걸리고 적으면 판매를 실기하게 된다. 적절한 재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예술과도 같은 영역이다. 이마트는 상품을 놓는 위치가 명확히 정해져 있고 판매 데이터도 수년간 누적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요 예측이 가능하다. 발주 시스템도 최소 60% 이상이 자동 발주일 것이다. 하지만 삐에로 쇼핑은 동선이 좁고 진열이 복잡하다. 직원들이 그게 어디 있는지 저도 모릅니다.’라는 티를 입고 있을 정도다. 유통업체에서 상품의 진열 위치와 양을 결정하는 POG 시스템이 적용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판매분에 대한 추가발주 및 보충 진열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재고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관리가 어려워진다면 엄청난 과재고 덩어리가 되어 버릴 수도 있다.   마진과 재고를 관리하지 않으면 매출이 많아도 매출이익률이 낮은 헛장사가 될 수 있다. 

 



신세계 유통의 힘


나는 신세계 유통의 가장 큰 힘은 정용진 부회장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가지고 있는 리더십이 지금까지의 신세계 유통을 이끌어 왔다. 그는 브랜드 신봉자다. 브랜드가 없다면 긴 안목으로 볼 때 유통업에서 생존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회사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모아 명확한 고객인식이 있는 브랜드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자연주의가 그랬고, 노브랜드, 피코크 등의 런칭과 부침 그리고 시장 안착을 보면 그렇다. 많은 실패와 오랫동안의 적자를 이겨내고 끝까지 브랜드를 성공시키는 그의 믿음과 추진력은 타 경쟁사가 부러워할 만한 요소임이 확실하다


사실 오너가 명확한 전략과 정체성을 가지고 힘을 실어 주는 것은 엄청난 힘이다. 사장이 바뀔 때마다 회사의 방향성이 바뀌는 것만큼 답답하고 짜증나는 일도 없다. 월급쟁이 사장은 당장 눈앞의 성과를 내야만 살아 남기 때문이다.  오너에 가까운 정용진 부회장의 뚝심은 월급쟁이 사장은 절대로 따라 할 수 없다. 그 힘은 큰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그 변화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금전적 투자를 하는 과감한 드라이브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오랜 기간의 힘든 기간을 넘어서 지금의 신세계에는 자연주의, 노브랜드, 피코크 같은 다양한 브랜드가 살아 있는 것이다. 단기간에 평가받는 월급쟁이 사장은 하기 힘든 일이다.

 

신세계 유통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유통의 대장이다. 그 힘은 완벽한(?) 벤치마킹, 그리고 투자를 동반한 오너의 추진력이다. 그의 오너십에 기반한 리더십과 브랜드, 그리고 온라인이 신세계를 이끄는 힘이다. 그리고  또다른 도전인 삐에로 쇼핑의 성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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