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로또를 샀다.

Author : 손성곤 / Date : 2016.04.25 07:00 / Category : 직장인 필진/평생직장인



 

 

나는 오늘도 로또를 샀다. 또 한 주를 버틸 수 있는 진통제를 맞았다. 814만분의 1의 확률, 나는 오늘도 로또를 샀다.

 

토요일 저녁, 발표되는 6개의 숫자가 나의 그것과 맞지 않을 확률은 내일 아침 해가 뜰 확률과 비슷하다. 내가 산 번호가 맞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주 로또를 산다. 그것은 벗어나고 싶다는 진통제, 잠깐의 행복한 상상을 구입하는 것이다.

만약 당첨 되면 회사에 어떻게 알리지? 그냥 사표를 낼까? 아님 맘 편하게 스트레스 없이 그냥 좀 더 다닐까? , 돈 받으러는 어떻게 가지? 세금 때면 얼마나 받지? 그리고 뭐부터 사지? 일단 집 한 채, 그리고 차를 사야겠네. 포르쉐, 아니 람보르기니?

안타까운 얘기지만 요즘은 로또 당첨금으로 인생역전은 불가능 하다. 하지만 적어도 직장인으로서의 인생역전은 가능하다. 이 하나의 진통제 같은 꿈으로 숫자 6개를 구매한다.

 

예전 삼성전자를 다니는 직장인이 로또 1등이 당첨되었다는 뉴스를 봤다. 당첨자가 월요일에 출근을 하지 않았고 그의 퇴직금을 팀의 회식비로 사용하라는 말과 함께 회사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어찌 보면 모든 직장인 들이 바라는 유쾌, 통쾌한 모습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가장 큰 행복일 것이다.


경제적 자유와 월요일 아침 출근을 위해 일부러 눈을 뜨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반가워한다. 로또라는 희망을 통해 고통을 잊고 싶어한다. 주위 직장인들이 로또를 사고 한 말이 있다.  월요일에 출근 안 하면 로또 당첨된 줄 알아라.” 이처럼 많은 직장인들이 로또라는 숫자 6개에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경제 상황은 어려운데 로또 판매 금액은 점점 늘고 있다. 일확천금과 탈출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친구에게 물었다. “넌 로또 1등 되면 회사 다닐 거야?”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은 알다시피왜 다녀, 미쳤어?”. 로또가 되면 바로 회사를 그만둔다고 한다. 회사는 경제적인 이유 외에는 더 이상 소속감을 느끼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곳이 아니다. 감정 없는 대화와 눈치 속에서 삶은 피곤하다. 상사의 눈치를 보고, 진짜 내 모습이 아닌 가짜의 모습을 연기한다. 그 연기가 싫어서 나는 로또를 샀다. 로또를 통해 어쩌면 경제적 자유를 갖게 되면 진짜 나의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하고 산다.

 

로또를 사고 당첨 확률이 낮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로또는 진통제가 아니라고 했는가, 로또는 버티는 힘을 갖게 해준다. 직장 동료와도 많이 하는 이야기가 어찌되든 하루는 지나가니까, 하루를 버틴다고 한다. ~금요일을 버티고, 토요일에 허무함을 맞이한다. 그렇게 또 한 주가 지나갔다.

 

로또라는 희망으로 지금 이 시간을 피하고, 직장인들의 퇴사를 늦추고 있을지 모른다. 가끔 이 보잘것없는 6개의 숫자에 희망을 걸고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다고 많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쉽게 다른 희망을 만들 시간을 우리의 회사들은 허락하지 않는다.

 

싸고, 쉽게,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이 6개의 숫자가 만드는 희망이 직장인인 나의 가슴을 무겁게 만든다. 직장인의 가슴에 희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매일 매일 지쳐 가는 삶속에서 미래에 대한 준비와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로또 말고는 없다는 것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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