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겨우 살아내기 위한 삶

Author : 손성곤 / Date : 2017.03.30 10:13 / Category : 직장인 필진/직장 담론



삶을 묻고 답하다

생존(survival)과 영위(operating)

 

 

생존경쟁의 시대 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다른 누군가와 견주어 평가를 받고 또 상대방을 가늠합니다. 인구 감소로 상대해야 할 경쟁자의 수는 줄어든 것 같기도 한데, 오히려 경쟁의 강도는 훨씬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제치고 짓밟지 않으면 삶이 불가능한 것처럼 세상은 우리를 채찍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실패를 하면 올바른 경쟁에서 진 것이니 그냥 받아 들이라고 말합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서 거론된 적자 생존이라는 말은 놀라울 정도로 진화한 우리들의 삶을 여전히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약육강식이라는 물고 뜯기는 처절함 마저 당연한 것처럼 다가옵니다.

 

네 삶의 주인공은 바로 너야.”

교과서에나 등장할 법한 문구는 이제 감흥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적자생존의 환경과 약육강식의 논리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내 삶의 주인공은 나라고 믿어야 합니다. 그것은 인간이기에 품을 수 있는 유일한 자존감의 상징이며 이는 아직까지 진화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삶은 살기보다 견디기에 급급합니다. 세상은 우리가 삶을 마음껏 누리도록 내버려 두질 않습니다. 그러니 갈팡질팡할 수밖에. 추구하는 가치와 당면한 현실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일 수밖에 없는 그 현실이 밉습니다.

 

 

회사에서도 살아남기바쁩니다.

살아남으려면 뭐라도 해야 하지요. 그건 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자 내가 이 회사에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잊혀지면 끝이다. 무조건 살아남자. 지면 죽는다. 무조건 이기자.” 그러니 경쟁과 투쟁의 삶은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대안이 돼버렸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 특히 나의 존재를 위협하는 경쟁자는 걸림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를 제치고 앞서 가야만 나의 존재가 부각되고 그래야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줍니다. 그러니 삶이 팍팍해 집니다. 친구? 직장에서는 친구는 사치스러운 표현이라고 일컫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위건 아래건 서로를 경계하고 자석의 같은 극처럼 밀어내기 바쁜 곳이 직장이라며 한탄을 쏟아내기도 하지요.

 

 

안타깝습니다.

이렇듯 삶을 비집고 들어가 쟁취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게 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지금 사는 삶은 삶이 아닌 것처럼, 새로운 삶을 학수고대합니다. 다른 사람을 밀쳐내고 그 공간을 내가 차지하고 둘레를 높은 벽으로 막아두어야 할 것 같은 세상입니다. 그러니 어떤 사람은 넓은 공간에 드러눕고 다른 어떤 사람은 발 디딜 여유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그 소유의 영역을 넓히려고 합니다. 생존하는 삶은 이렇듯 언제나 결핍의 연속이자 욕망의 대상이 될 뿐입니다.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얼까요?

산다는 건 영위한다는 겁니다. 한자어를 풀이하면 꾸려 간다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오퍼레이션operation, ‘운영한다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주어진 환경과 여건 속에서 개인의 삶이 살아가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살아가면 될삶을 살아남기 위해삽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내 삶의 주인 자리를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의지와 무관한 질서에 나 자신과 삶을 정렬시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이 우리를 곱게 보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나의 삶을 다른 누군가의 삶과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비교는 결핍의 원천입니다.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사람들도 결핍을 경험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만족을 했다 하더라도 비교의 대상은 언제나 더 만족스러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결핍을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하는데 남보다 모자라서 결핍이라고 여기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 경쟁이 당연시됩니다. 경쟁에서 비롯된 욕심과 갈등이 삶을 퍽퍽하게 만듭니다. 나아가 자존감을 땅바닥으로 떨어 뜨립니다.

 








답은 뻔합니다. 

머리 속으로는 잘 알지요. 나는 내 삶을 살면 된다. 하지만 그게 잘 안됩니다. 더불어 불필요한 위기감을 조성하고 불 같은 경쟁에 뛰어들길 강요하는 세상의 논리가 우릴 가만히 내버려 두지도 않습니다. 사람 심리가 또 남들이 다 그러면 나만 이상한 것 아닌가 싶어 편승하게 됩니다. 요즘 유행하는 비정상의 정상화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입니다.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봅시다. 뻔할수록 간과하기 쉽습니다. 세상이 강요하는 기준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지 마십시오. 세상이 요구하는 질서에 편승하지 마십시오. 다른 누군가를 해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모습으로 당신의 질서로 당신의 삶을 추구하십시오. 비정상의 세상은 당신을 비정상이라며 손가락질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힘은 비정상에 대항하는 비정상, 즉 우리가 선택한 삶입니다.


겨우 살아내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소중한 삶이 그래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 사실은 여러분도 저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삶을 한번 잘 살아가 봅시다. 여러분은 여러분대로 저는 저대로, 가끔은 부족하게 가끔은 넉넉하게, 삶의 출렁임을 만끽하며 살아봅시다.  조금 더 가진들 조금 더 높은들, 이 땅보다는 낮지 않으며 저 하늘보다는 높지 않습니다. 포기하고 살라는 말이 아닙니다. 사물의 이치가 그렇다는 겁니다.  하늘과 땅 사이, 그 광활한 시공간에서 우리는 동등합니다. 그러니 우리끼리 싸우느라 먼지 폴폴 날리지 말고 경건하고 차분하게 각자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생존하는 삶은 결국 죽고

영위하는 삶은 다시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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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6

  • 분홍이를품은그대 2017.03.30 14:20 신고

    살아내지 말고.. 즐기며 영위하며 온전히 내가 주인인 삶으로 .. 사람답게 살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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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곤 2017.04.23 18:21 신고

      나 답게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행복을 위한 기본인것 같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안에서 행복을 찾고 보여지기 보다 나를 잃지 않는것이 중요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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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nny 2017.03.30 21:43 신고

    글을 읽다 보니 나는 지금 이순간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삶에서 행복의 반대말이 불행은 아닌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24시간 동안 내가 행복 또는 불행 이라는 감정을 몇분 정도 느끼는 걸까 생각해보면 채 1시간도 안될것 같습니다.
    나머지 23시간은 행복 또는 불행이라는 단어와도 맞지 않는 상태입니다. 두 단어가 아니라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주제와 생뚱맞는 글이지만 '삶을 묻고 답하다' 첫 줄에서 꽂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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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곤 2017.04.23 18:23 신고

      가끔은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자칫 나를 잃으면 보여지는 삶에 급급하게 되죠. 그리고 무언가를 단정짓고 예단하는 현 세태에 익숙해 지다 보면 행복 or 불행이라는 나눔의 굴레에 갇히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Jenny 님께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이 글이 좋은 글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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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ngyi 2017.04.07 20:43 신고

    스스로 넓게 생각하려는 마음가짐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거듭할수록 처음의 나의 업이라던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희박해지고, 계속해서 이 작은 조직에서 아웅다웅 하면서 어떻게 살아나갈까만 고민하게 되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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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곤 2017.04.23 18:26 신고

      직장인으로서의 나, 남이 원하는 바만 실행하는 나로 살아가다 보면 조직안에 매몰되어 버리기가 쉽습니다.

      Zonyi님 가끔 남산에 올라보십시요. 우리가 아웅다웅 살아가는 세사아이 작아 보일 겁니다. 그렇게 아웅다웅 속에서 멀리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봐야 합니다.

      꼭 그렇게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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