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직장인, 나는 지금 행복한가? (마지막회)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6.16 11:13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나는 여전히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매일 고민하며 살아간다. 밑천이 드러날 뻔한 상황에서 직장생활연구소 필진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기회를 통해서 나를 돌아보기 위함이었다. 내가 걸었던 길을 다시 복기 하면서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찾아보고 싶었던 마음이 제일 컸다.

 

어떻게 보면 모자라고 유치한 지난 모습을 가감 없이 써보고 싶었다. 풋내가 잔뜩 묻어나는 글들이 어딘가에 기재되어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자체로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적기도 전에 실력은 바닥이 드러났다. 나중에는 마감 기한이라도 제대로 맞추자는 생각으로 글을 써내려 갔다. 그래도 글을 쓰면서 내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귀찮게 덕분에 예전보다 것에 나를 만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답이 있다.

 

자기 계발서나 유명한 강연을 보면 언제나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도 한다.

 

처음에 말을 들었을 때는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인가 싶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속에 진실이 담겨 있었다. 나는 동안 제대로 고민해보지 않고, 듣지 않고 떠밀려 살았다. 그러다 보니 정작 지금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대답할 없었다. 답이 떠오르지 않으니 질문을 외면하기 시작했고, 하루하루의 관성대로 현재를 유지하며 살아왔다. 지금껏 남들의 시선에, 손가락질에 맞춰 공부하고 힘들게 일을 얻었다. 타인이 부여해준 기준대로 살아오면서 정작 안에 나는 없었다.




 

많은 선택, 결정의 순간에 마음이 얼마만큼 들어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인생의 행복이 결정된다고 믿는다. 아무리 좋은 환경과 조건이 앞에 있다 해도, 마음이 있지 않으면 언젠가는 사라져버릴 거품일 것이다. 고집으로 시작한 사업에서 실패와 고난 에서도 나름의 행복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소중한 것을 제일 먼저 하라

 

인생은 짧다. 그리고 해야 일은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많은 일들 중에서 필요한 것들만 하다 세월을 써버린다. 자신의 행복을 찾으라고 외치고 있는 나도 여전히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하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에 시간과 노동력을 팔아 월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그렇게 놓고 남을 위한 삶을 살아줄 생각은 전혀 없다. 인생에 소중한 것들을 찾고, 이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도록 의식적으로 행동하려 한다. 울퉁불퉁하던 생활이 나름의 안정을 찾으면서 나는 다시금 사고를 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1 다시 꿈을 위한 준비를 천천히 시작하려고 한다.  

 

예전과 다른 혼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자리를 넓혀 것이다. 혼자 달려서는 달려나간 그곳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모두와 함께 빛날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 그리고 1 꿈을 그릴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풍파는 전진하는 자의 벗이다.

 

대한민국에 직장인으로서 모험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굳이 나서서 피곤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진짜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내가 무엇을 즐겁고 피곤하지 않은 지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나의 부끄러운 편린들을 글로 옮기고 나니 창피함과 후련함이 동시에 든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글들이 나를 다시 바라보고, 다시 달릴 있는 불쏘시개가 되어 주었다는 것이다. 글을 읽는 당신도 인생에서 번쯤은 새로운 계기가 만들어 보기를 바란다. 번뿐인 인생,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없지 않은가!

 




직장생활연구소 필진 1기

 필명 "벨제붑" 

제 목: 실패를 꿰어가며 부르는 벨제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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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어둠속 터널을 걷다.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6.12 08:00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안녕하세요, ㅇㅇㅇ 고객님이시죠? 이번 카드 연체 때문에 연락 드렸습니다.

“ㅇㅇㅇ, 사정도 알겠지만, 입장도 생각해줘. 언제까지 미룬다고 답이 나오진 않아.

……죄송합니다……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언제부터 인가 나의 아침은 모닝 음악 대신 독촉 문자와 전화로 가득 찼다. 지금이 무슨 요일 인지도 며칠 인지도 모른 그냥 멍하니 누워 있었다. 늪에 빠진 것처럼 방바닥에 등짝이 붙어 한줄기 없는 바닷속 깊은 곳으로 스멀스멀 가라앉는 같았다. 눈을 감으면 어두운 심연에 잠기는 같았고 눈을 뜨면 다시 아무런 답이 없는 현실로 돌아왔다.

나는 실패했는가? 처음에 품었던 열정과 자신감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이렇게 빈털터리 신세로 지고 마는 걸까?

연거푸 문을 두드리던 주인 아저씨의 기척이 잠잠해진 틈을 도망치듯 집을 나섰다. 찌를듯한 태양 빛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눌러 쓰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걸음도 이어졌다.


   ‘다시 일어설 있을까?


질리도록 읽었던 많은 기업가들의 자서전이 떠올랐다. 그들에게 위기는 극복의 대상이자 축복이었다. 하지만 지금 앞에 자리한 현실이 재차 내뱉는 말은 안돼였다.

그것 , 내가 하지 말라고 그만 뒀어야지, 이제 어쩌려고 이려니? 친구들은 결혼해 자식 낳고 사는데, 너는 혼자 청개구리처럼 그러더니 하는 짓이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조차 위로와 응원을 없었다. 그래, 인정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선택이었고, 잘못이었다. 그대로 망한 거다. 그래도 다시 일어설 있도록 응원 받고 싶었다. 아무리 복기를 하고 호흡을 가다듬어봐도 분한 마음이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조금씩 바닥이 뜨거워졌고, 끝에 맺힌 땀을 연거푸 닦아냈다. 날카롭게 나를 책망하던 마음 목소리는 어느 순간부터 다독이기 시작했다.





   ‘그래 잘했어, 어차피 이렇게 실패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야. 이제 다시 일어설 일만 남은 거야.


해가 중천을 지나면서 그림자도 따라 늘어졌다. 시간을 어디로 걸었는지 감각이 사라질 무렵 나는 어느 터널 앞에 섰다. 쾌쾌하고 끈적한 공기가 코끝을 스치고 이내 어둠이 공기마저 삼키는 곳이었다. 어둑어둑한 터널 속으로 나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지나는 차들의 헤드라이트를 조명 삼아 멀리 보이는 빛을 향해 걸었다. 여분의 침묵이 끝나고 드디어 출구를 만났다. 곳을 지나는 순간 입에서 말이 무심결에 흘러나왔다.


   “……터널 길다……


말과 함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걸음을 멈추고 자리에 주저앉아야 정도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지나는 차들의 소음에 울음 소리는 묻혔지만, 터널을 걸어온 시간만큼은 족히 울었던 같다.

인생에도 이런 출구가 있을까?

죽는 차라리 나은 아닐까?

내일은 어떻게 버틸까?


아무리 허공에 대고 묻고 소리쳐도 어떤 대답도 들을 없었다. 혼자 그렇게 바다 가운데서 파도를 맞으며 나뭇조각 하나만 잡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삶은 넌지시 답을 건네고, 내가 알아들을 때까지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처럼 계속 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앞을 보며 걸으며, 시련을 버텨내는 것만이 지금 내가 있는 최선이었다. 이상 고민만 하지 말고 어제 보다 버텨보기로 했다. 인생의 출구를 찾을 때까지 버티고 버티기로 했다.


그로부터 달이 지났다. 나는 다행히 때의 위기를 무사히 이겨냈다. 그리고 다시 있는 발판을 마련할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지금도 종종 터널을 지날 때면, 볼을 타고 흐르던 눈물 자욱이 떠오른다. 아직도 인생은 컴컴 터널 속이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걷다 보면 언젠가는 눈부신 출구가 나온다고 말해주던 세상이 있기에 오늘도 힘을 내본다 인생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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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감정노동에서 이기적 노동으로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5.29 08:00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간만에 맞이한 느긋한 주말 아침의 평화는 여지없이 깨진다. 휴일임에도 어김없이 상사의 메일과 카톡이 날아들기 때문이다. 업무 일지에 적힌 내용을 하나씩 물어가며 일장 훈시가 이어진다. 분명히 어제 여러번 보고한 내용 임에도 계속 묻고 묻는다. 해당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 휴일에도 하릴없이 상사의 연락에 마음 졸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싫다. 그렇다고 무시했다간 내일 한바탕 난리가 보듯 뻔하다 보니, 그저 멍하니 계속 휴대폰을 보게 된다.


오전 내내 쌓였던 짜증은 결국 옆에 같이 앉아있던 여자친구에게 고스란히 넘어간다. 모처럼 쉬는 날에 만났지만 제대로 놀지도 못한 터에 그녀도 덩달아 폭발해버렸다. 이런 식이냐며 팔짱을 끼고 인상을 쓰는 모습에, 나는 졸지에 상사와 여친, 양쪽에 굽실거려야만 했다. 주문한 파스타가 식기도 전에 자릴 박차고 가버린 여친 덕분에 나는 떠버린 시간을 일하는 있었다. 이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근처 도서관에 가득 짐을 짊어지고 가서 노트북 전원을 켰다. 이내 쏟아지는 메일과 정리 못한 각종 파일들이 나를 무섭게 노려보며 으름장을 놓는 것만 같다.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니 이게 하는 짓인지 맥이 풀리고 일할 맘이 가신다. 도대체 공휴일 오후에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만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화풀이 상대가 없어 앞에 놓은 연습장에 무작정 끄적이기 시작했다. 하얗던 종이가 까맣게 되고 나니 마음이 누그러진 같았다. 무기력해지기 전에 얼른 모니터를 보며 일을 시작해본다. 그런데 아까와는 조금 느낌이 다른 같아 잠시 갸우뚱거리며 이메일 하나를 열어봤다. 순간 메일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불필요한 감정의 껍질 아래에 놓인 지시 사항들이 보였다.

 

과장님이 내게 보낸 메일은 일을 언제까지 어떻게 처리하면 된다고 적은 단순한 지시였다. 하지만 눈을 가린 일을 지시하는 상사의 말투였다. 짜증 섞인 목소리가 실제 들리는 같은 어투와 온갖 단어들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메일 말투다. 메일을 보고 나는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다. 결국 업무 지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직장에서 때로는 일에서 감정을 덜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장황하고 복잡한 메일 사이에서 필요한 내용만 추려내니 정작 줄이 되지 않는다. 내용을 마무리할 무렵 다른 메시지가 날아왔다. 이번엔 억지 섞인 최대리의 메시지다. 맘이 상할 까봐 아예 메신저 창을 내려 놓고 전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창을 열어 글을 읽어봤다. 중요한 물건을 금요일까지 해외로 전달해야 한다. 내일 출근해 오전 중에 처리해도 같다. 하지만 성질 급한 최대리는 일이 잘못될까 무서워 벌써 내게 책임을 떠넘기는 이메일을 보내고 자신은 방관자가 되기로 했나보다. 대리님의 메신저 내용을 복사해 메모장에 옮겨놓고 내용을 지워나가면서 핵심을 추려보았다.

 

얼른 대답하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계속 이어졌지만 판단대로 하기로 했다. 심호흡을 하고 떨리는 손으로 감정을 덜어내고 메신저 창에 답을 했다.

지금 상황이 어떠한지 정확히 이해 했습니다. 내일 출근  11시까지 처리 후 회신 하겠습니다.

이내 메신저 옆에 있던 숫자가 사라졌다. 얼마 있어 알겠다라는 짧은 답변 이내 잠잠해졌다. 별거 아니었지만 뭔가 스스로 기분이 들었다.

 

내친 김에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적어보았다. 그리고 적은 일들 위에 요일을 적고, 중요한 것들은 별표를 하면서 다시 옮겨 적어보았다. 일일이 손으로 적느라 시간은 걸렸지만, 동안 스스로 얼마나 두서없이 일을 했었는지 있었다. 밀린 메일과 업무 파일과 주의 업무 계획도 정리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소 나른 하긴 했지만 뭔가 내가 중심이 되어 업무와 일정을 정리해 뿌듯함이 컷다.

 

동안 일의 중요도가 아닌 업무 상대의 감정의 크기에 맞춰 억지로 일했던 것이다. 지금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음에도, 내게 와서 닦달하거나 엄포를 놓는 사람들의 일을 처리하느라 전체 흐름을 자주 놓쳤다. 결국 처리 못한 업무는 야근과 주말 근무로 이어졌다. 당연히 나의 개인 일상은 사라졌고 스스로 무너져 갔던 것이다. 나부터 제대로 순서대로 일할 있어야 그것이 회사를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감겨진 만큼 움직이던 태엽인형의 모습에서 벗어나 보다 당당하고 이기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 그것이 상대와 , 사람이 있는 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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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진짜 소통이란? _ 난 택시 넌 지하철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5.27 11:17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얼마 전 외근을 나왔다가 한 외국인을 만났다. 어느 곳으로 가려고 하는데 지하철 몇 호선을 갈아타고 가면 되는지를 어눌하지만 차분한 한국 말로 더듬더듬 물어보았다

나는 노선도를 찬찬히 보고는 여기선 차라리 택시를 타고 가는 게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비용도 큰 차이가 없다고 친절히(?) 답해 주었다. 내 설명에 외국인은 약간 떨떠름한 표정으로 지하철 경로를 설명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이왕 이야기한 김에 지하철과 택시 두 가지 경우를 다 설명해주면서, 외국인이 혹시 갈아타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택시를 타는 게 좋다고 했다. 내 설명을 들은 그는 그제야 고맙다며 미소를 보였다. 자기는 지하철을 타고 직접 겪으면서 찾아가는 게 더 재미있고 즐거울 것 같다며 감사 인사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 잘못을 그제야 깨달았다. 그리고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식히느라 한참을 서성거려야 했다. 나는 나만의 생각으로 그의 즐거운 경험을 앗아가려 했었다. 지하철 환승 마저 여행에서 찾을 수 있는 즐거움인 그에게 택시의 효율성만을 말한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중심적인 생각이었다.

 

우리가 평소 무심결에 던지는 말 속에는 여러 신호가 담겨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반응한다. 오감으로 느껴지는 일차적인 단서 이외에 그 상황에서의 특별한 감정들까지 고려하며 상대방과 소통을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들이 모인 술자리에 우연히 나갔다가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났다고 가정해보자. 이 순간 그냥 평소처럼 가볍게 말을 꺼냈다가는 본전도 못 건질 수 있다. 뭔가 하나라도 더 알기 위해 다양한 주제를 던지고 상대에게 조금 더 나를 알게 하기 위해 몸짓과 표정으로도 감정을 전달하려 애쓴다. 세심하고 끈기 있는 자세로 나와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에게 집중해 보라. 설령 상대가 몇 마디 건 내지 않는다고 해도,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기 쉽다. 최소한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을 보면, 양방향의 소통 보다는 한쪽으로만 흐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쉽게 말하면 소통이 아닌 지시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특히 오랜 기간 직장 생활을 한 상사 분들, 또는 성격 급한 관리자 분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많다. 이런 분들은 개똥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듣길 원하며 정제되지 않은 단어들을 주르륵 내뱉어버린다. 그리고선 자신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며 직원들을 비난하거나 힐책하기 바쁘다.

 

소통은 서로 주고 받는 양방향의 운동이다. 탁구와 같이 서로 공을 주고 받지만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설령 상대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일방적으로 지적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쉽고 정확하게 당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늘 하루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주고 받았던 모습들을 떠올려 보자. 그 중에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지도 고민해 보자상대는 지하철을 타는 방법을 묻고 있는데, 혼자 귀를 막고 택시를 타라고 답답하게 굴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이미 당신의 꽉 막힌 태도에 질려 아무도 당신에게 말을 걸지 않는지? 혹시 그렇게 느껴진다면 더 늦기 전에 상대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연습을 해 보는 건 어떨까? 한층 더 즐거운 대화로 전보다 더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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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직장인의 삶을 살찌우는 방법 _ 일상 꼭꼭 씹어먹기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5.19 08:00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빠바바암~빠밤~빠바밤 ~ 뚜루르르르….

 

개그콘서트의 신나는 마무리 시그널 음악이 연주됨과 동시에 땅이 꺼져라 한숨부터 나온다. 파블로의 개도 아니건만 TV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동시에 내일 출근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내일은 월요일이다. 빨간 숫자 하나가 쏜살같이 지나고 다시 다섯 개의 검은색 숫자가 주르륵 밀려온다. 이번 주는 도중에 하루 쉬는 날도 없다. 지금 잠자리에 들면 7시간 정도는 잘 수 있어 아직 괜찮다며 이불에 누워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만진다. N 포털에 뜬 모든 기사 링크와 미리 올라온 월요일 웹툰 을 모조리 클릭해 보고 나니 슬며시 하품이 나온다. 시계를 보니 벌써 1시가 훌쩍 넘었다.

 

잠시 눈을 잠시 감았을 뿐인데 알람이 울리고 제대로 머리를 말리지도 못한 채 지하철 역을 향해 달려 간다. 지옥철에 끼어 이리저리 밀리다 겨우 내리고 나니 일을 하기도 전에 진이 다 빠지는 것 같다. 하필이면 오늘 개찰구 앞 에스컬레이터는 왜 공사 중 이란 말인가! 가뜩이나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 발 한 발 계단을 걸어 올라 간다. 가쁜 숨을 내쉬며 딱 정시에 맞춰 출근해 컴퓨터를 키고 겨우 한 숨을 돌린다.

 

미리 도착한 주변 동료들은 주말에 다녀온 곳, 가족, 친구들이랑 한 일 들 자랑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정작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건 무한도전 유재석의 방정맞던 웃음소리뿐이다. ‘최근에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주말을 보낸 적이 있었던가?’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 보지만, 정신 없이 몰려드는 메일과 거래처 전화 앞에 이내 질문은 사라져 버린다.

 

모든 직장인들은 일에 치여 살기에 자신 만의 삶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렇다고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다가 다시 해야 할 일에 쫒겨 같은 자리에서 맴돌고 만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먼저 본인의 일상부터 찬찬히 한 번 적어보길 바란다.

 

당장 다이어리를 펼치고 오늘 하루 무슨 일을 했는지 먹어보자. 몇 시에 일어났고, 아침 컨디션은 어땠는지, 출근 길은 많이 막혔는지, 회사에 도착해서 무엇을 했는지, 누구와 점심을 먹고, 무엇을 먹었는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본인의 경험을 하나씩 정리해보도록 하자. 길게 줄 글로 적는 일기 대신에, 핵심 단어 몇 개를 이용해서 내 일상을 기록해 나가자.




 

이렇게 일 이주 정도 적다 보면 자기 행동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고, 평소에 간과하던 습관들도 조금씩 발견할 수 있다. 한 달 정도 자료가 쌓이면 본격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이때 본인의 일과 중에 정기적인 것들과 비정기적인 것들을 정리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모든 행동의 가치 판단을 본인 스스로 세운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본인의 피로를 풀기 위해 주말 낮잠 잔 내용을 두고, 타인의 기준에 맞춰 게으르다라고 평가하고 스스로 스트레스 받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면 본인의 주중, 주말의 생활이 점점 또렷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어느 특정 시간은 공백이 생기고 또 조정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시간을 앞으로 어디에 쓸 것인지를 고민해보자. 이런 분석과 실천이 반복되면 내가 하루를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 지를 계획할 수 있다.

 

나도 앞서 말한 것처럼 올해부터 좀 더 세세하게 개인 일정을 정리하고 있다. 돌아봄 없이 하루, 일주일, 한 달을 보내다 보니 정녕 내가 한 일들에 대해 돌이켜볼 수 없었고, 막연한 불안감에 괜히 우울해지기도 했다. 스스로의 생활을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문제점, 좋았던 점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 나름의 개선책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자동차 엑셀을 힘차게 밟기 전에, 핸들을 잡고 정확한 방향을 먼저 설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목적지에 빠르고 안전하게 다다를 수 있다. 내가 보내는 일상을 객관적으로 명확히 파악한 후에 시간을 재 배치 해야 한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에 집중해서 시간을 보낸다면 이전 보다 더 알찬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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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물속에서의 자유_행복한 몰입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5.15 08:00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얼마 전부터 동네 구민 센터에 새벽 수영 기초반 등록했다. 서른이 넘도록 남들 다하는 수영 한 번 못 배워 본 게 항상 맘에 걸렸고 올해 여름엔 제대로 수영을 해 보고 싶었던 것이 이유였다

 

첫 시작의 창피함을 이기고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무렵 조금씩 수영이란 것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막상 처음 등록할 때만 해도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정말 고역이었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우러 오겠냐 라는 생각도 많았다. 그런데 수업 첫 날 새벽 아직은 쌀쌀한 아침 공기를 힘겹게 가르며 찾아간 수영장에서 나는 내 생각에 반성했다. 이미 수 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수영장에 나와 다양한 물살을 가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색한 분위기도 잠시, 너나 할 것 없이 음악에 맞춰 준비 운동을 하고 수영을 시작했다


이미 수영을 배워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수영을 위해선 입으로 들이쉬고 코로 내쉬는 호흡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단계가 올라갈 수록 손과 발을 움직이면서 동시에 호흡까지 신경 써야 한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익숙해 졌지만 목이 마르지도 않았지만 처음엔 수영장 물을 꽤나 많이 들이켰다. 킥판을 잡고 25미터를 한 번에 가는 것은 태평양을 가르는 것마냥 큰 도전 이었다. 양 팔을 돌리기 시작했을 때는 어찌나 몸이 가라 앉는지 몇 번이고 자세를 바로 잡아야 했다.

 

쉽사리 늘지 않는 수영 실력보다 더 어려운 것은 새벽에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빠지지 않고 출석하다 보니 어느덧 새벽에 알싸한 락스향 나는 수영장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내게 습관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어쩌다 출장을 가거나 휴일에 수영을 거를 때면 그렇게 아쉬운 마음과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한 달이 막 지나 락스향에 친해질 무렵 자유형의 자유에도 함께 익숙해 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물 속에서의 몸을 담그고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신비로운 적막을 조금씩 즐기기 시작할 수 있었다.




 

예전에 한 자선 단체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했다. 그때 내 앞에서 같이 김치를 담그시던 한 회사 사장님을 기억한다. 당시 그 분은 그 행사에 8년 동안이나 꾸준히 참석하신 걸로 유명했다. 워낙 자주 오셔서 그 단체의 대부분 직원들이 알아보고 인사를 할 정도였다. 그 분은 주변 지인과 회사 직원들에게도 이 행사에 자주 오도록 독려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본인의 고민을 잊고 몰입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서 몸을 움직이며 김치를 담그면 일로 인한 고민은 이내 사라지고 스스로를 잊어버릴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이었다.

 

한 유명 광고 인은 고민거리가 자신을 괴롭힐 때면 홀로 새벽녘에 무작정 달린다는 말을 기억한다. 음악을 들으며 계속 달리면 고민거리도 사라지고 게다가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해답들이 떠올랐던 적이 종종 있다고 했다.

 

내가 아침마다 수영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나도 일상에 치여 정신 없이 살 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고개를 흔들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다르다.


직장 생활을 포함한 우리의 삶은 언제나 힘든 걱정거리들을 한 아름 안겨준다. 이런 긴장감들은 우리의 정신과 몸을 잔뜩 움츠리게 한다. 이런 경우 걱정과 긴장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몸을 움직이며 몰입상태에 빠져드는 것이다. 자신만의 방법과 리듬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킬 수 있고 아울러 불필요한 걱정들로부터 벗어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적어도 하루에 한 두 시간 정도 출근 전 혹은 퇴근 후에 잠시라도, 아니 그것마저 힘들면 주말이라도 육체적 행동을 통한 몰입의 시간을 만들어보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들, 아니면 평소에 해보고 싶었지만 망설여왔던 것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한 번 도전해보자. 머리 속 정신이 감당하기 힘든 것들은 우리의 몸이 그 해답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육체가 정신을 컨트롤하는 것도 아니다. 육체와 정신은 하나이기에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육체적 몰입을 통해 회복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좋아하는 육체적 움직임을 통해 접하는 순수한 몰입의 순간, 그 순간들은 정신적 회복과 함께 당신의 인생에 크나큰 즐거움으로 돌아올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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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오대리 2015.05.15 11:24 신고

    작년 이맘때쯤, 한 달 배우고 포기했던 저는.. ㅎㅎㅎ 다시 도전해야겠어요. 수영은 꼬옥 익히고 싶은 운동 중 하나입니다! ^^

    REPLY / EDIT

    • 해적왕 2015.05.15 12:37 신고

      저도 미루다 미루다 겨우 시작했습니다. 요즘 한참 배영 배우는 중인데 ~ 여전히 열심히 물먹는 중 입니다 ㅎㅎ 미오대리님도 화이팅 입니다

      EDIT

9. 사장 vs. 직원 _ 사업에 실패한 이유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5.12 10:17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출근 길 가끔 회사 앞 커피숍에 들리곤 한다. 하지만 언제부터가 맘이 편치 않다. 분명 입구에는 문 여는 시간이 8시라고 적혀있는데 820분이 넘도록 문이 잠겨있었다. 오픈 시간보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문을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왜 이런 새벽부터 커피를 마시고 그래? 귀찮게!’라는 표정의 직원이 나를 대한다. 얼마 전 주인이 바뀌고 할인 행사까지 진행하는데 지금까진 그 결과가 영 신통치 않아 보인다.

 

회사 건물 꼭대기에 커피숍은 9시 정도에 문을 연다. 문을 열자마자 직장인 들이 하나 둘 몰려든다. 사장님 혼자 운영하기에 바쁠 땐 손님들이 직접 계산을 하고 커피를 가져 가기도 한다. 종종 점심을 먹고 그곳을 들리는데, 사장님과 이야기 하다 보면 그 분의 열정에 잠시나마 힐링되는 느낌을 받는다. 장사 잘 되어 부럽다고 말을 전하면 되려 사장님은 손사래를 치면서 이래도 적자라며 웃으신다. 자기도 언제 망할 지 몰라 항상 노심초사하며 쉬는 날도 없이 일한다고 하셨다. 그 두 사람들을 보며 줄곧 사장과 직원의 가장 큰 차이가 뭘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돈다.

 

대학원을 마친 후 나름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 일을 하면서 나는 다시금 꿈을 꾸고 있었다. 틈틈이 개인적으로 구상해오던 것들을 사업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주위에 동료, 지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뿐하게 사표를 내밀었다. 그리곤 주변 지인들의 돈까지 빌려 모와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하기 전에 수 없이 시뮬레이션을 했던 상황이었지만, 막상 돈을 받던 직원에서 돈을 주는 사장으로 바뀌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말썽의 연속이었다. 몇 일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사무실 월세 낼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구상하고 진행했던 여러 프로젝트들은 다양한 이유로 미뤄지고, 예상조차 하지 못한 장애물과 마주하기 일쑤였다. 술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었던 그 불면의 밤이 이어졌고, 어느새 나는 구석에 홀로 앉아 숨어 지내는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 내가 지금까지 무슨 짓을 한 것일까 라며 매일 그 간의 일 들을 곱씹으며 후회하고 또 번민했다. 결국 나만의 사업은 실패로 결론이 났고, 나는 빚만 잔뜩 안은 채 다시 회사라는 따뜻한(?) 울타리로 들어왔다.

 

내가 사업을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두 번째 커피숍 사장님의 모습에서 그 답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내 사업과 인생 앞에서 사장이 아닌 직원의 모습으로만 계속 일관해왔던 것 같다. 회사의 종이컵 하나처럼 돈 몇 천원을 아끼기 위해 고민하지 않았고, 직원처럼 언제나 쉴 궁리만 하며 편한 길을 찾곤 했다. 앞서 말한 회사 앞 까페 직원의 모습이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온 나는 거창한 구호 대신에 우선 내 삶의 사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회사에 출근해 회사 일을 고민하고, 잠들기 전까지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할애된 24시간이라는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쓰는 버릇을 들이는 것부터가 내 삶의 사장이 되는 첫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지금까지 직원의 입장에서 피동적으로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스스로에게 묻길 바란다. 회사에선 당신이 아직 직원일 지 몰라도, 적어도 당신의 인생에 있어선 더 늦기 전에 꼭 사장되어 훌륭하게 본인의 목표한 바를 이루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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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나를 제대로 바라본다는 것.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5.01 15:21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대학 졸업반 시절 미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과제가 적고 출석 체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택한 수업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꽤나 유익한 수업이었다. 수업을 통해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미술 작품들을 보면서 당시의 철학과 분위기를 느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작품에 투영하고 싶었던 것들을 유추해보는 것이 수업의 대부분이었고 색다른 자극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지금까지 배운 수업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적는 시험을 치렀다.

나를 찾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길게 글을 적어간 기억이 난다. 많은 예술가들은 본인의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찾고자 했고, 자신의 모든 면을 캔버스 혹은 조형물로 빚어내고 만들어 것이라 생각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자신의 흔적을 세상에 남겼다. 이에 반해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나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다 보니, 남이 시키는, 세상이 정해주는 데로 나를 정의 내리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역시 지금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 ,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지만 쉽사리 끈을 놓치곤 한다.


새로운 직장에 취직해 다시 일을 하다, 직장 대인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진 적이 있었다. 출근만 하면 침묵으로 일관했고, 나와 껄끄럽던 사람들과 혹시라도 엮일까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냈다. 그때 우연히 심리 상담, 치료를 받으며 상담사와 많은 이야기를 하며 치료를 했다. 분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이야기들과 내면에 소리가 입을 통해 나오길 차분히 설명했고 나는 조금씩 스스로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주간의 치료가 끝나고 상담사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당신은 예술가적 기질이 강한 사람이며 굉장히 직관적인 스타일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남이 시키는 일만 하는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지금 굉장히 가식적인 삶을 사느라 힘든 상태인 걸로 보인다. 이렇게 계속 가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스트레스가 쌓여 병으로 심화될 있다. 그렇기에 보다 창의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있는 일을 찾거나, 스트레스를 있는 취미생활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충격이었다. 누구보다도 회사, 조직 생활에 맞춰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내가 알고 보니 가식적인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30년이 넘도록 살아왔지만, 정작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모르고 지내왔던 것이다. 지금부터 에게 집중하지 않는다면 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 슬펐다.

 

나는 나에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대답을 한다. 그러나 정작 대답 속에 라는 존재가 빠진 경우가 많다. 특히 어느 정도 회사 생활을 직장인들일수록 유독 그런 경우가 많다. 우리는 솔직하게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게 설령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가지를 버려야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회사라는 틀에 억지로 자기를 끼워 맞추고 명함이 자신이고 믿으며 사는 사람, 아침부터 퇴근 때까지 끊임없이 일에 밀려가며 꾸역꾸역 사는 사람, 퇴근 길에 멍하니 지하철에서 휴대폰만 만져대는 사람, 이런 사람이 본인이라면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튕겨나가기 전에 하루 빨리 진짜 자기 자신을 찾길 바란다.

지금부터라도 나란 존재에 대해 하나씩 관찰해보는 어떨까? 본인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 , 옷은 어떻게 입는지, 그런 취향을 가지게 되었는지, 선택의 시발점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더듬어 가보자.


나도 이런 행동을 통해 나를 발견해 경험이 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마다 줄곧 부모님이 개입하곤 하셨다. 때문에 내가 진짜 원하던 선택지를 버릴 밖에 없었고, 선택의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 받지 못했다. 그런 습관이 쌓이다 보니 지금도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마다 망설이게 되고, 대신 누군가가 문제에 대한 결정을 내려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를 돌아보고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삶에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후로 내가 문제에 맞닥뜨렸을 내린 결정들이 훌륭하진 않았던 적도 있었다. 때로는 손해를 입어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후회는 휠씬 적었다.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나를 조금씩 바라보는 순간을 만들어보자.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들은 지금도 충분히 하고 있지 않은가? 소중한 당신의 인생 만이라도, 스스로의 목소리를 집중해서 들어보도록 하자.


인생의 절정기를 지나 황혼기에 접어 들어 그제서야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보호막들이 벗겨졌을 , 앙상하게 뼈만 남은 나를 만날 것인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살을 찌우고 노력해 제대로 나를 만날 것인가? 선택은 언제나 당신의 앞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 이상 피하지 말자.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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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집념의 초콜릿_ 그 달콤 쌉싸름함.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4.24 11:45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안뇽하쉽니까! 저는 레퍼트 교숩니다. 반갑숩니다.

말까지만 제대로 알아들을 있었다. 하루 8시간의 수업 동안 유려하게 쏟아지는 외국인 교수님의 강의는, 나를 맨붕으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발표 과제.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한숨들이 대학원 강의장을 가득 매웠다.


영어 발표를 위해선 가지 능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했다. 영어로 텍스트를 빠른 속도로 읽을 있어야 했고, 영어로 본인의 생각과 느낌을 말할 있어야 한다. 가지 능력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비로소 토론다운 토론을 있다. 물론 대학 영어발표를 겉핥기 식으로 해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심층적인 것은 처음이었다. 텍스트를 제대로 읽어내기도 힘든 상황이다 보니 조별 과제가 던져질 때마다 먹은 벙어리가 되기 일쑤였고, 정작 토론을 시작해도 헛발질의 연속이었다.


와중에 나랑 다른 수준을 보여주는 형님 분이 있었다. 유명 대기업 출신(?) 차분한 목소리로 요점을 집으며, 자신의 논리를 펼쳐 토론을 정리하곤 했다. 게다가 완벽한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통해 교수님과 학우들에게 전달했다갈피를 잡고 있던 나는 시간을 내서 형님에게 코칭을 해달라고 사정했다. 때마다 형님은 쉽게 배울 있는 아니라며 웃음으로 일관했다. 자기도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기 까지 자신의 사수의 도움이 컸는데, 대부분 혼나고 지적 당한 전부라고 했다. 그런데 욕을 먹고 고생을 하다 보니 과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하루 종일 생각만 계속 하고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


어떤 일에 대해  번이라도 제대로 핵심을 파악해 경험이 있다면 다음에 경험이 성공의 경험으로 이어질 있다. 화장실 , 때도, 심지어 꿈에서도 내용을 곱씹으며 고민하는 지루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절박함을 뚫고 하나씩 답이 나오기 시작한다. 답을 얻는 순간, 본인만이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없을 정도로 크다. 진짜 그 능력을 갖길 원한다면 당장 끝까지 고민하고 고민해보라는 것이 형님의 포인트였다.



조언을 거울 삼아 나는 다음 수업에서 발표 과제 발제자를 맡았다. 그것도 외국인 여자 동기와 함께 하는 발표였다. 발표 주제는 글로벌 회사의 아동 노동 착취 문제였다. 해당 과제를 주면서 교수님은 단순 요약이나 정리를 하는 수준으로 발표를 진행할 경우 낙제를 각오하라며 으름장을 놓으셨다.  때부터 자취방, 도서관에서 고민하고 고민하며 발표 전체를 아우를 있는 아이디어를 짜내기 시작했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어떤 아이디어가 머리를 마치 새가 날아가듯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생각을 놓치기 싫어 황급히 파트너에게 내용을 적어 보냈다. 나의 아이디어에 파트너는 격한 공감을 보였고 즐겁게 발표 준비를 했다.

 

발표 당일 우리는 초콜릿을 사서 모든 학우 들에게 나눠주고, 발표가 끝날 때까지 먹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교수님 포함해 모든 학생도 의아해 했지만 이내 관심을 보이며 발표를 지켜봐 주었다. 내용 요약으로 시작해본격적으로 아동 노동 사례로 발표는 이어졌다. 실제 아동 노동이 벌어질 밖에 없는 근본 원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발표 마지막 슬라이드에서 카카오를 수확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 여러분이 받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도 아동 착취를 통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러분이 초콜릿을 먹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일자리를 얻을 없어 가난해질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초콜릿을 먹는다면 아동 노동 착취에 찬성하는 행동이라 있을 것이다. 오늘 발표의 결론은 여러분들 각각 초콜릿을 어떻게 하는 가에 따라 마무리하는 걸로 하겠다.”


발표는 이렇게 끝났다. 교수님은 우리를 보며 굉장히 인상적인 결론이라며 흡족해했고, 본인은 초콜릿을 먹겠다며 입에 베어 무셨다. 나머지 동기들은 서로의 생각을 쏟아내며 초콜릿을 보기 시작했다. 자리로 돌아오니 누군가 어깨를 쳤다. 뒤를 돌아보니 형님이 웃고 있었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만 끄덕였다.


지금도 나는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면 혼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물론 모든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오는 아니다. 하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다 보면 어렴풋하게 답이 보이는 때도 있다. 우리를 괴롭히는 인생의 문제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들 힘들고 귀찮고 짜증나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버텨보자. 우리를 괴롭히던 여러 문제들이 생각보다 문제의 해답이 쉽게 풀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 초콜릿을 먹을 것인지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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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별과 출발_ 간이역에서 기차를 갈아타다.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4.17 08:30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우우웅~우우웅~”

여보세요.”

~XX, 빨리 안 일어나! 지금 난리 났어! 얼른 출근해서 확인하고 전화 해!”

? . 알겠습니다.”

 

겨우 눈을 뜨니 새벽 6, 숙취로 깨질 것 같은 머리를 이고 자리에서 겨우 일어났다. 휴대폰에는 토요일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계속 눈만 껌벅거렸다. 어제 미처 다 끝내지 못하고 던져버렸던 그 일이 터져버린 게 분명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 문을 열고, 냉수 한 컵에 타이레놀 한 알을 하고 털어 넣고는 자리에 앉았다. 멍한 정신도 잠시, 이내 정신 없이 전화기를 돌려댔다. 오늘 새벽에 공항 창고에 도착했어야 하는 물건이 배송이 안 됐고, 그 짐을 기다리다 전체 스케줄이 꼬여 버렸다. 주말 출근에 가뜩이나 짜증이 난 창고 소장님의 불만이 고스란히 내게 터졌다.


통화에 통화를 거듭해 화물을 찾았고, 늦어진 스케줄을 조정하기 위해 항공사 화물 담당 부서와 몇 차례 언성이 오가고 나서야 겨우 일을 마무리 했다. 벌써 해가 지고 있었지만, 회사의 팩스기는 멈출 줄을 몰랐다. 미국에서 주말에 들어오는 화물 선적 서류가 쏟아지고 있었다.


아이고~’

한 숨을 내쉬면서 그대로 몸을 의자에 던졌다. 한 끼도 먹지 못하고 달렸더니 스르륵 졸음이 밀려왔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밖은 이미 어두워졌다. 팩스기 아래 가득 쌓인 서류 더미들을 채 정리하지도 못한 채 다시 집으로 향했다. 내일 다시 출근해서 마무리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죄송합니다. 더 이상 힘들어서 못할 것 같습니다. 수고하세요

 

월요일 출근길에 날아든 문자 한 통에 숨이 턱 막혔다. 한 달 전 내 밑으로 들어온 신입 직원이 보낸 문자였다. 벌써 세 명째, 근성 없는 신입 직원을 원망하는 대신에 그 동안 번듯한 휴일 없이 일만 하느라 고생했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패기 넘치던 신입 직원들이 채 한 달을 못 버티고 나가떨어지는 그 곳에서 두 해나 견뎌낸 내가 참 미련스럽다는 생각이 새삼 밀려왔다.

 

거울 속에 나는 예전보다 주름이 늘었고, 다크 서클은 볼까지 내려와 거뭇거뭇했다. 입사할 때 산 셔츠와 바지는 2년 간 차곡차곡 쌓은 뱃살 때문에 철이 바뀔 때면 입을 수도 없었다. 나는 어느새 총기를 잃고 시들어가는 영락없는 아저씨가 되어 하루 하루 살아내기에 바쁜 하루살이 인생을 살고 있었다.

 

회사는 본사가 부산으로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부서를 만들고 있었다. 내가 입사하고 공교롭게도 그 부서에 계시던 분들이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거나 퇴사를 해버렸다. 그러다 보니 업무를 제대로 알려줄 사수는 없었고 홀로 맨땅에 헤딩하며 일을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결정의 순간마다 정석이 아닌 변칙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순간의 곤궁을 피하려고 임기응변이나 요령만 찾고 간혹 일이 잘못되면 그 때부터는 끝없는 야근의 연속 이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일하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기꾼이 될 것 같은 기분만 들었다.



출근길에 졸음을 쫓기 위해 무심코 펼친 신문에서 발견한 대학원 입학 공고가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가도 머릿속 한곳에 계속 웅크리고 있었다. 나에게는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필요다. 대학원을 계기로 더 도약하고 싶다는 열망은 점점 커졌다. 결국 대학원 도전을 결심하고 시간을 쪼개 조금씩 준비를 시작했다. 아침에 한 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 토익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떠듬떠듬 영어 면접도 준비했다. 그렇게 준비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 기회를 놓치게 되면 큰일 나겠다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간절해졌다.

 

서류 접수를 마치고 얼마 후 대학원 교수님들 앞에서 영어 면접도 마쳤다. 하루 하루 기도 하는 심정으로 합격자 발표를 기다렸다. 발표 일 아침부터 모니터 앞에 앉아 죄 없는 손톱만 물어뜯어댔다.

 

따르릉~”

네네, 여보세요!”

여기 OOO대학원 입학처 입니다.”

 

합격이었다. 그리고 얼마 정도의 장학금까지 같이 받을 수 있었다. 다음 날 은행에 들러 2년 간 넣었던 적금을 해지해 등록금을 송금했다. 그리고는 남은 돈으로 2년간의 생활비를 헤아렸다. 그리고 얼마 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사직서를 받은 상무님께선 놀란 표정이었지만 예기를 들으시고는 이내 웃으며 축하해주셨다. 그 동안 이 곳에서 휴일 없이 일하느라 너무 고생했고, 많이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마지막 날까지 잘 부탁한다고 했다뭔가 맥이 탁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무릎에 힘이 없었다. 시원 섭섭하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지난 2년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 속을 스쳐갔다. 휴일도 없이 스스로를 태우면서 스스로 참 많은 것들을 잃었다고 원망만 했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면 얻은 것도 있었다. 회사라는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울고 웃었다. 스스로 상황을 잘 관리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했다. 그런 탓에 원망과 분노만 가득 키웠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스스로 선택한 대학원이라는 중간 기착점에 서 있었다. 이곳에서 다시 나를 돌아보고 정비하며 다음 행선지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나만의 기찻길을 만들고 그곳을 향해 다시 달릴 것이다. 지금 보다 더 나은 나를 보여주기 위해 신발끈을 동여맬 것이다. 이렇게 나의 첫 회사는 나를 이 만큼 키운 채 철길 뒤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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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취업_ 108번뇌의 자소서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4.10 08:30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하얀 백지 위해 새겨진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  가지 장벽을 넘어야만 취업이란 관문을 통과할 있다. 사회 활동이라고 해봤자 겨우 아르바이트 말고는 없었기에 수상 경력, 자격증 란은 아무리 생각해도 채우기에는 너무 빈칸이었다.   부모님의 직업과 생년 월일을 묻는 건지, 키와 몸무게, 시력은 묻는 건지도 없었다. 그냥 적어야 했다. 그래도 이력서는 적어 넣을 단서라도 있어 다행이었지만, 자기 소개서는 그대로 속수무책이었다.

 

이력서와 자소서와 마주한 그날 나는 지난 20년간을 뒤돌아보며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회사에 입사하면 어떻게 생활할 것인가를 꾸역꾸역 지어내 가며 칸을 메웠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완성할 있었다. 뭔가를 끝냈다는 뿌듯함에 이어 피로가 몰려왔고, 합격 연락을 꿈꾸며 이불을 덮었다.

 

1 합격 발표 ,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에서 하루 종일 휴대폰을 내려 놓을 수 없었다. 

 

띠링

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당사는…….

……

 

매정하게 불합격을 알리는 문자는 내가 50번째 자소서를 마무리 때까지 토시 하나 틀리지 않은채  폰에 날아와 꽂혔다. 어느 때부터 내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가 아닌 어디든 나를 뽑아줄 회사를 찾기 위해 굽실거리고 있었다. 나의 이런 굽실거림에도 여전히 문자 내용은 변하지 않았다. 100번째 자소서를 완성 했을 즈음 겨우 꿈에 그리던 1 합격 문자를 받을 있었다.



난생 처음 정장을 사러 상설 할인 매장에 들렀다. 점원이 골라준 20만원짜리 정장 대신 제일 원짜리 정장과 단돈 원짜리 셔츠, 타이를 골랐다. 계산하고 돌아가는 뒤로 합격하면 이십 원짜리 정장을 사러 오라는 점원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혼자 면접 연습을 했었지만, 실제 면접은 생각했던 보다 훨씬 긴장감이 넘쳤다. 면접관의 웃음 뒤에 숨겨진 의중을 읽어내기 위해 집중해야 했고, 다양한 압박 면접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정신을 잃어버릴 순간마다 지금껏 쌓았던 많은 경험들이, 통이 넘게 써댄 자소서가 버팀목이 되어 받쳐주고 있는 같았다. 희한하게도 순간부터 맘이 한결 편해졌고, 페이스 대로 자신을 보여줄 있었다.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서두름도, 화려한 수사도 없었지만, 보다 담백하게 나를 보여줄 있었다.

 

면접이 끝나고 105번째 자소서를 쓰고 있을 무렵, 마침내 합격을 알리는 전화를 받을 있었다. 입사를 축하하며 일주일 뒤에 회사로 출근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세상을 얻은 같은 기쁨이나 흔한 환호성은 없었다. 그날도 그냥 덤덤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게로 출근을 했고, 마치는 길에 가게 사장님께 일주일 다른 곳에 출근을 하게 되었다고 조용히 인사를 전했을 뿐이었다.

 

일요일 저녁 마지막 마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혼자 맥주 캔을 뜯었다. ~ 하는 소리와 함께 울음이 터졌다. 비록 대단한 회사, 많은 연봉을 받는 직장을 잡은 아니었지만, 지금껏 모든 스스로 버티고 이겨내 왔다는 성취감에 눈물이 흘렀다. 앞으로 어떤 벽이 나를 가로 막고, 많은 유혹이 나를 흔들어 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순간은 그냥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껏 추스르고 싶었다.

 

지난 개월 신물이 나도록 적어댄 통의 자소서 또한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면 내게 뼈가 되고 살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글들을 통해 나를 자세히 돌아볼 있었고, 상대 혹은 회사의 입장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판단할 있는 여러 단서들을 찾을 있었다.

아직 인생의 이력서와 자소서는 채우지 못했다. 이제 겨우 줄을 썼을 뿐이었다. 미완의 삶의 흔적을 더욱 멋지게 채우기 위해서 지금 당장 힘들고 숨이 넘어갈 같더라도 내딛고 도전 하련다. 세상에 불필요한 경험이란 절대 없다. 지금의 순간 또한 그럴 것임을 믿어 의심치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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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유배달과 선교사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4.03 08:30 / Category : 직장인 필진/벨제붑의 노래

4. 우유배달과 선교사_ 넘어짐에서 배우는 인생의 맛


인생이란 도로를 걷다 보면 참 많은 요철들이 발에 채인다

쉽게 피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피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나의 20대는 늘 울퉁불퉁했고 피하거나 넘다 걸려 쓰러짐의 반복이었다새벽까지 술을 나르고 돌아와 잠을 청할 때면 당시 동거인이었던 형은 잠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맞다. 예전에 나랑 모기채를 팔았던 그 형이다. 우리 두 사람은 군 전역 후 다시 함께 지냈고, 생활비를 벌며 아슬아슬하게 하루 하루를 버티던 그런 시절이었다처음엔 그 형이 이른 새벽마다 나가는 걸 보며 무슨 막노동을 하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우유 배달을 한다고 했다. 고시를 준비하던 형은 낮 시간에 최대한 공부해야 했기에, 잠을 줄이고 최대한 새벽 시간을 쪼개 할 수 있는 그 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나도 사정이 있었지만, 막상 형 이야기를 들으니 괜스레 맘이 먹먹했고, 한 두 번 도와주기 시작했고, 어느새 새벽 우유 배달부에 삶에 맞춰가기 시작했다.


우유 배달은 집집마다 원하는 제품이 다르고 유통기한이 있어 분류하고 배달을 마치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하루 평균 100군데 정도 배달을 하면 어느 정도 능숙하단 말을 듣는데, 그 형은 이미 300군데가 넘는 집을 도맡아 배달하던 베테랑 배달부가 되어 있었다. 나도 형을 통해 요령을 익히고 점점 배달의 기수로서 겨울 바람을 뚫고 달리고 있었다종종 승강기가 없는 고층 빌라에 배달을 하게 되는데, 7-8층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운동이 된다. 우리끼리 오죽했으면 우유 받아 먹는 사람보다 배달하는 우리가 더 건강히 장수할 것 같다는 말을 했을까. 한 달 정도 지나니 나도 7-80군데 정도 맡아서 배달할 수 있었고, 배달 하며 틈틈이 마셨던 우유 덕분인지는 몰라도 하루 4시간을 채 못 자고도 일하고 공부하며 열심히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뺑소니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날도 여느 날과 똑같이 동네를 누비며 배달 중이었는데, 순간 옆 쪽에서 검은색 승용차가 튀어나왔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나와 내 배달 오토바이는 구석으로 처박혀 버렸다. 정신을 차려보고 나니 이미 운전자는 도망가버렸고 도로 한 가득 우유와 요거트가 쏟아져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헬멧 덕분에 얼굴은 무사했는데, 무릎을 다쳐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마침 배달을 끝낸 형 덕분에 그날은 어찌 끝냈지만, 그 날부터 난 사실상 잠정 휴업 신세가 되었다.



절뚝거리면서 경찰서에 사고 접수를 하고, 수소문을 하며 다녔지만, 이른 새벽 뺑소니 사고라 목격자도 없었고, 하필 그 길엔 cctv도 없었다. 임시 치료를 위해 다니던 병원에서는 당장 입원을 해서 엑스레이도 찍고 심하면 MRI도 촬영하여 상태를 진단해야 한다고 권했다. 하지만 뺑소니로 신고한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상황이라 보험 적용이 되지 않은 상태라 부담이 컸다. 중간 정산을 하러 갔다가 향후 진행될 예상 진료비 가격을 듣는 순간 통증이 사라졌다. 아니 더 이상 아파할 수 없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 사고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내일 비가 올지 안 올지 맞출 수 있는 좋은(?) 무릎을 그때 얻었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니었다

졸업이 코 앞으로 다가 왔고, 취업을 못하면 꼼짝없이 실업자 신세였다. 유학은 고사하고 어학 연수 가본 적도 없었던 터라 취업을 위해 마냥 토익 시험에만 매달렸는데, 그 해부터 영어 말하기를 중점적으로 본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취업 시장을 강타했다. 생활비도 부족한 판에 어떻게 영어 회화 공부를 해야 하냐며 고민하던 차에 형이 좋은 소식이 있다며 나를 불렀다. 다음 날 형을 따라 집 근처에 한 건물로 따라 들어갔다. 입구에서 왠 양복 입은 외국인 2명이 웃으며 우릴 반겼다. 알고 보니 선교를 하러 한국에 온 선교사들인데, 모집이 힘들어서 고민하다, 30분 정도 영어 회화를 도와주고, 끝나고 30분 정도 선교할 시간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하던 차에 형을 만나게 되었다고 했다.

속으로 이게 또 뭔 가 싶었지만, 그래도 밑져야 본 전이란 생각으로 헬로우를 마구 마구 외쳤다. 그 후로 일주일에 2-3번씩은 외국인 선교사 친구들과 영어 공부를 했고, 그들의 어눌한 한국어 선교도 들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교구로부터 받는 급여가 너무 적어, 좁은 고시원에서 살면서 항상 걸어 다니고 끼니도 자주 걸러 자기들도 많이 힘들다고 했다. 누가 누굴 걱정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자주 밥도 사줬고, 심지어 형은 돈도 빌려줬다.

나의 온갖(?) 노력에도 졸업 전 취업이라는 미션은 끝내 이룰 수 없었다. 얼마나 많은 이력서를 보낸 지도 모를 정도로 노력했지만 취업은 그리 쉽지 않았다.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지금 이 상황을 버텨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졸업을 해서 오전, 오후 시간이 여유 있어서, 그 시간 동안 식당에서 일을 해 생활비를 벌었고, 퇴근 후엔 시간을 쪼개 공부하고 이력서를 쓰는 생활을 시작했다.


다시 글을 적으면서 그때를 떠올리면 그 막연했던 불안감에 한숨부터 나온다. 학교라는 울타리는 졸업과 함께 사라졌고 믿을 건 나 하나였다. 텅 빈 지갑과 불확실한 내 모습에 그냥 주저앉아 울고 싶었지만 그럴 때 마다 웃었다. 일부러 더 크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마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진짜 맛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난 그 순간에만 허락된다. 나는 안다. 넘어짐이 반복될수록 인생의 맛은 더 진해지고 멋스러워 진다는 것을. 이 글을 읽은 당신도 꼭 그 맛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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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好的♥ 2015.04.03 08:53 신고

    벨제붑님의 글만 읽어도 참 긍정적이신 분 같으세요. 긍정적이면 안될 일도 풀리고 불행한 일도 불행으로 보이지 않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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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적왕 2015.04.03 11:40 신고

      긍정 ! 또 긍정 입니다 !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죠 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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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오대리 2015.04.03 17:23 신고

    정말 멋지시네요!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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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적왕 2015.04.08 12:01 신고

      아주 오래전 이야기지만 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ㅎㅎ 미오대리님도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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