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떠난 사람들 18 _ 41세. 자신만의 가치를 좇아 일인 회사를 만들다.

Author : 손박사 / Date : 2015.12.15 08:00 / Category : 회사를 떠나다



▶ 자기 소개를

저는 SHL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OO 입니다. 1975년 생. 마흔 한 살 입니다.

 

 회사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알려달라.

성균관 대학교 공대를 졸업한 후 전공과는 무관하게 유통대기업 이랜드에 입사했다. 졸업 당시 경기가 IMF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때라 원서를 마구 넣고 면접에 불러주고 뽑아주는 곳에 가는 상황이었다. 이랜드에서 매장관리, 그리고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채용, 교육 일을 10년 정도 했다. 그 후 교육 중견기업인 B로 이직해서 2년 간 근무 후 퇴사했고, 2013년에 회사를 떠나서 SHL아카데미를 만들었다

 

 왜 대기업 이랜드 회사를 떠났나?

그곳을 떠나기 전에 했던채용일은 전혀 해보지도 않았던 일이었다. 이랜드 그룹 공채 신입사원이나 경력사원을 뽑는 일이 아니었다. 소위 최소 인건비를 주는 매장에서 일을 하는 아주머니 직원이나 20대 초반의 어린 직원들이 필요한 곳의 채용을 맡았다. 사람을 뽑는 것 자체도 힘이 들었고 뽑고 나서도 바로 퇴사하는 비율이 너무 심했다. 그냥 쉽게 말하면 밑 빠진 독에 계속 물 붇기, 아니 사람 채워 넣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생각해 보라똑같은 문제가 매번 발생하는데 해결책을 찾을 새도 없이 계속 같은 일을 하는 느낌을 말이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것 같았다. 윗사람에게 말해도 근본적인 문제를 수정할 의지는 없어 보였다. 물론 맡은 일을 잘 수행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성취감도 없고 의미 없는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늘 있었다. 그리고 자기 계발이나 다른 사람의 진짜 성장을 돕는 일이 하고 싶었다. 그런 상황에서 교육회사에서 사람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들어왔다. 그래서 옮겼다

 

 옮겨간 교육회사는 어땠나?

B사는 주로 국가 기관에서 교육 일을 따내서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곳이었다. 그곳의 교육 책임자로 갔다. 우리는 흔히 무료교육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모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정말 모객이 어렵다. 중소기업의 화두는 늘 생존이기에 사람을 빼서 교육을 보낸다는 것은 거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게다가 2~3시간 교육도 아니고 기본 8시간 교육이니 사장님들은 더더욱 사람을 교육에 보내지 않게 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교육 책임자 입장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교육 실적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더욱 힘들었던 것은 내가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 이 월급을 받고 있는 것이 미안하고 힘들었다. 그것이 더 큰 이유였다

 

 초면인데 죄송하지만 상당히 착하신 분 같다. 회사에 도움 안되면서 많은 연봉 받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걸 부담스러워하다니 말이다

어떤 회사를 가도 나와 100% 딱 맞는 곳은 없다. 내 뜻대로 되는 일도 없더라. 회사를 옮겨보고 또 사업을 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심지어 회사를 차려도 그렇다. 시장상황, 경쟁업체나 직원들처럼 내가 100%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싫은 일이지만 해야 하는 분명히 있다. 나는 A라고 생각하지만 회사에서는 Z를 원하면 그 간극은 좁혀 질 수 없다. 정신적 괴리를 견디며 힘들지만 그냥 하던가, 아니면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 선택은 이 두 가지 인 것 같다. 나는 후자를 선택한 것일 뿐이다

 

 회사에서는 어떤 사람이었나?

이랜드 회사는 충성도와 성실도가 가장 중요한 평가의 척도다. 능력보다는 충성, 성실을 보여주는 일을 하면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일찍 나와서 오래 있는 것 그리고 불만 없이 일하는 것이 좋은 평가의 요소였다. 이랜드에 있을 때 그렇게 일했다. 회사가 평가하는 잣대에 맞추어서 일했던 것 같다.

 

 사원부터 팀장까지 해 보고서 퇴사했다. 어떤가?

팀장 전까지는 앞서 말한 태도가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팀장급 이상이 되면 회사가 원하는 퍼포먼스를 숫자로 만들어야만 한다. 이 둘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그리고 실무자로 일 잘하는 것과 관리자로 일 잘하는 것은 차이가 분명이 있다회사가 원하는 숫자를 내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퇴사에 대한 생각이 시작된 것 같다. 젊은 친구들도 ‘5년후에 저런 모습의 과장처럼 되기 싫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건 팀장급도 마찬가지다. ‘나도 몇 년 동안 미친듯이 열심히 하면 저 본부장처럼 될 수 있겠지. 그런데 저런 모습으로 살기는 싫다.’ 라는 생각을 한다





 

 젊은 친구들과 똑같은 질문을 하겠다. 왜 꼭 저 방에 있는 본부장처럼 될 것이라고 단정했는가? 다른 행동을 하면 다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회사는 틀이 있다. 대기업은 특히 그렇다. 역량과 상관없이 그 틀 밖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일 못하는 사람,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회사라는 붕어빵 틀이 있는데 그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빠져 나오는 것들은 모두 부스러기로 버려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래 가려면 회사가 만들어 놓은 틀대로 해야 한다. 그래서 버티려면 똑같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사장하고 본부장 회의 시간에 사장이 낸 의견에 반대하거나 새로움을 더하는 것이 창의적인 조직이라는 글을 읽었다. 하지만 여기는 조선이다. 반대는 곧 죽음일 뿐이다. 현장의 직원들은 그대로 해서 잘 안되었던 선례가 많음에도 윗사람들은 그렇게 결정을 내려 버린다. 그리고 아래는 따라야 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답이 있는데 월급을 받으려고 잘못된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해 봐라. 얼마나 정신적 괴리감이 큰지를.

 

 회사를 다니면서 퇴사준비를 했나?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일을 2년 넘도록 하면서 나만의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꾸준히 했다. 1년 정도는 아이템을 찾았고 6개월 전부터는 이름을 만들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했다. 솔직히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일을 준비하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실제로 구체적인 행동은 못했고 큰 틀과 사람을 준비했던 것 같다

 

 SHL 아카데미를 소개하자면?

Service, HRD, Language 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회사의 교육에 필요한 커리큘럼과 강사를 보내주는 일, 채용대행, 그리고 언어 교육을 하고 있다. Language 관련 일은 아내가 이미 하고 있었고 나머지 강연 교육 Service HRD는 내가 회사에서 쭉 해오던 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관련 업종에 선배와 관계사 들이 있었고 인맥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수월했다. 다행인 것은 이랜드가 직원 교육에는 대단히 열심인 회사여서 나도 많은 교육을 받고 책도 많이 읽었다. 교육을 받고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강점에 대해서 조금씩 생각할 기회가 있었다. 일만하면 지쳐 쓰러지기 쉽다가끔 교육을 받으면서 한번씩 회사가 아닌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는 좋은 멈춤이었다. 회사에서 받은 교육이 나를 찾게 해준 기회였다. 

 

 회사에서 했던 일의 연장선을 사업으로 이어갔다. 영업도 어찌 보면 회사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인맥이 도움이 크게 되었을 것 같다

맞다. 회사에서 했던 일을 사업으로 이어나간 나 같은 경우는 그나마 운이 좋은 케이스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내가 타겟으로 하는 중견 기업은 교육뿐 아니라 특히 채용에도 특히 약한 부분이 많다. 그리고 교육시간도 많이 할애하지 못한다. 그런 틈새를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찾았기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내가 일을 하지 않았다면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었을까?

할 수는 있었겠지만 결단이 힘들었고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다. 특히 재정적인 면에서 그렇다. 아내가 언어교육 관련 일을 했고 벌이가 있었기에 그것이 두려움을 이기는 약간의 힘이 될 수 있었다. 굶어 죽지는 않겠다는 믿음이 힘이 된다는 건 사업을 시작해 봐야 아는 것 같다

 

 회사와 일인 사업 어떻게 다른가?

회사에서는 연봉이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인 사업은 케이스에 따라 벌이가 0인 달도 있다. 반대로 보자. 회사는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월급이 2배는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사업은 기반을 잘 다지고 시스템을 잘 만들어 놓고 열심히 하면 전달 대비 2배를 벌 수도 있다. 분명히 일장 일단이 있다. 시간을 내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 미치도록 하기 싫은 일은 안 해도 된다는 점에서는 사업이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리스크기는 하다

 


살기 위해 퇴사하다. 



 회사를 떠나는 것을 떠올리면 따라오는 단어는 두려움이다. 결혼 하지 않은 31세의 두려움과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 41세 가장의 그것은 차원이 다를 것 같다

물론 두려움은 때어 낼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내 안의 두려움보다 더 힘든 건 주변의 위협과 만류였다. 어머니는 전화 하실 때 마다회사 잘 다니고 있지? 상사 말 잘 듣고, 필요하면 야근도 하고, 니 아버지 회사 일찍 그만 둬서 내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 이런 말씀을 하신다. 물론 장모님도결혼 시켰더니 내 딸은 계속 일 시키고 자기도 사업하겠다고 나와?’ 이런 늬앙스의 말을 하셨다. 어른들의 말씀이 충분히 이해는 된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회사 밖으로 나가면 큰일난다. 밀어낼 때까지 버텨라


내가 회사를 나온 이유를 한마디로 한다면생존이었다. 회사를 나오지 않으면 정말 병에 걸려 죽을 것 같았다. 실제로도 몸이 너무 좋지 않았다. 회사에서 옥죄어 오는 압박은 스트레스 그 이상이다. 실제로 목에 올가미가 걸려 있는 것 같았다. 나와 비슷하게 어려운 실적을 내는 팀장도 있었지만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좀 달랐다. 회사에서 나에게 이 일을 하라고 돈을 주는데 그 일을 못해낸다면 돈을 받는게 너무 미안했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가 매우 심했다

 

 본인이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약한 것 아닌가? 본인이 너무 착한 것 아닌가? 회사에는 수많은 월급 루팡들이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부분을 나 중심으로 설명하면 나는 자아가 강한 사람이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A라고 분명하고 명확이 있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Z를 시킨다. 그럼 어떤 느낌이 드냐 하면 회사에 앉아 있는 그 일분 일초의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A Z사이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는다. 내가 미친 듯이 노력하면 C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Z까지는 가지 못한다. 단순한 실적 문제가 아닌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회사에서 해야만 하는 일에 차이에서 오는 정신적인 데미지가 더 컸다.

 

착하다고 한 말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나는 돈 보다는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나는 사람이 태어난 데는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그 이유를 찾았고 그 일을 하기 원했던 것뿐이다. 나의 가치와 1%도 맞닿아 있지 않은 일을 하면서 보낸 시간을 견디기 힘들었다. 또 하나 첨언하자면 회사의 인력 배치나 충원은 개인의 강점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그냥 구멍을 메우는 식으로 한다. 개인의 생각이나 경험 강점 이런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냥 버티는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원하는 일이 무언지 명확히 모르기 때문 인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나올 것 아닌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야 회사를 나오지!


 

 일인 사업을 하면서 힘든 것은 없었나?

재정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고 사업을 하면서 회사 때 월급만큼 벌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수입이 반으로 줄면서 그 수입에 맞춰서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웠다. 돈 씀씀이를 냉정하게 돌아보니 불필요하게 나가는 돈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줄이니 오히려 군살이 빠진 느낌이었다. 줄어든 수입으로도 살아가는 방법이 생겼다. 동시에 회사에서는 그냥 생기는 것이 당연했던 고객사를 늘리는 영업을 하는 것도 힘들었다. 내가 회사 소속이면 금방 할 수 있었겠지만 개인이다 보니 모른척 하는 곳도 있더라. 또 영업을 해도 바로 계약하고 이런 것이 아니기에 기다려야 하는 것도 초조했었다. 모든 일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적응하는데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 그리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내가 서 있는 현실을 알아가는 시간은 필수 중 필수인 것 같다. 특히 사회에서는 먼저 나서서 어려움이 처한 사람을 돕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더욱더 그런 것 같다

 

 돈은 얼마나 버나?

회사 다닐 때 보다는 적다. 처음 시작할 때 2개의 고객사가 현재 5개다. 내년에 12개로 늘리면 안정을 찾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타겟인 중견기업의 사장님과 직원들의 니즈와 틈새를 찾는 과정에 있다

 

 회사에서 한 일과 내가 회사를 떠나 하고픈 일이 연장선이 있다면 대단히 운이 좋은 거다. 하지만 회사일과 닿아있는 부분이 전혀 없는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 뭐라고 얘기해 주고 싶나?

어찌 보면 분야만 다르지 사업전개 방법, 진행 프로세스, 고객을 모으는 방법, 매출을 올리는 방법 이런 것은 유사한 부분이 있다예를 들어 당신이 회사에서 경리의 일을 하더라도 그 일에만 파묻혀 있지 말고 상품 혹은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서 영업해서 판매해서 수익이 나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보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은 나와서도 써먹을 수도 있다.


시간 날 때마다 사장의 입장과 사장의 눈과 두뇌를 빌려 생각해 보면 좋겠다어떤 회사더라도 사장은 상품 (서비스)에 대해어떻게 영업을 하고 어떻게 마케팅을 해서 재무, 돈 관리 흐름을 이렇게 가져가겠다.” 라는 생각을 늘 한다. 갑자기 회사를 떠나서 갑자기 사장마인드가 생길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 같다어떤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특히, 영업&마케팅에 대해서는 늘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내가 회사에서 평생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회사에서 사장 마인드에 대한 연습이 필요하다연습이 된 사람만이 사업을 하면 그나마 시행착오가 적을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은 보호막이 강하고 자기 할 일만 계속해도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은 사회에 나오면 견디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대기업 사람들이 더 위험하다. 을을 겪어보지 않았다는 것도 특히 사회에 나오면 핸디캡이 될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영업, 마케팅에 대한 공부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해 정리해서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 이야기는 내 후배들에게 많이 해준다.

 

 지금 자신의 모습에 점수는?

일로만 봤을 때는 50점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반 정도는 온 것 같기 때문이다일년 정도는 업계와 트랜드에 대해서 공부와 관찰을 많이 했다. 그리고 다음 일년은 부딪혔다. 제안서 보내고 전화하고 영업하고 사람을 만나는 일을 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대로 모든 것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지내면서 이년 정도가 지나니 오히려 나에게 전화가 와서 일을 요청하는 건수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업도 잘 될 수 있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10월부터 12월 사이에 내년에 대한 예산과 계획을 많이 세우기 때문에 그 때가 중요하다. 일 년 동안 뿌린 것을 이때 거둬야 한다. 이런 것도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후회는?

전혀 없다. 우선 처음에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것에 대해서는 힘들었지만 후회는 안되었다. 내가 생각하고 해야 한다고 믿는 것들은 자유롭게 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모든 것을 내가 정할 수 있다는 것에도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적응이 되었다. 가장 좋은 것은 아내와 아이들이 좋아한다. 회사 다닐 때는 매일 열 시 넘어서 들어와서 아이가 자는 모습만 봤었는데 지금은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있어서 그렇다. 회사 다닐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회사 다닐 때는 여름 휴가 정해진 날짜에 불안해 하며 휴가를 갔었는데 지금은 구애 받는 것이 없다대기업의 안정과 돈을 놓았더니 그것보다 큰 것을 얻었다.

 



, 원초적 두려움


 

 나도 회사를 때려 치고 나가서 내 일을 할까?” 생각하는 사람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돈에 큰 가치를 두는 사람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굉장히 힘들 것이다직장인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해 갖는 원초적인 두려움은 돈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벌어 먹고 살 수 있냐? 회사 때보다 많이 버냐?” 이런 질문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면 회사를 올바른 타이밍에 그만 두기 힘들 것이다. 벌이가 없이도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최소 일년은 되어야 한다회사를 떠나자 마자 돈벌이가 회사 때와 같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것은 환상이다. 또 사업을 시작할 때 그 환상만 쫓으며 급하게 가다가는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계획을 세워야 한다. 2년 정도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기를 바란다회사에서 하는 것처럼 매출 목표가 얼마로 위에서 떨어졌으니 거꾸로 계산하면서 맞추는 식으로 하다간 죽는다. 현실적이지만 도전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가 필요하다. 최소 몇 달은 이런 준비를 하고 그 후에 이런 영업을 하고 그리고 이런 행동을 해서 언제부터 매출을 발생 시켜서 언제까지는 얼마를 달성하겠다. 이렇게 세워야 한다.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이렇게 하는 사람은 적다. 나도 처음엔 그랬으니까 말이다현실적인 계획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회사에만 매몰되어 있다 보니 현실 감각이 없다는 것, 그리고 회사를 나와서 성공한 장밋빛만 보는 것이 문제다. 

 

비교도 조심해야 한다우선 사업에 이미 성공한 사람과 시작하는 초라한 자신과의 무조건적인 비교도 위험하다. 그리고내가 회사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면 지금쯤 어떤 직책에 연봉 얼마일 텐데…” 하는 후회의 비교도 위험 하다. 비교에서 힘을 얻는 사람보다 자조에 빠지고 우울감에 빠지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자신감과 용기가 있어도 성공하기 힘든데 말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가족이다가족이 믿고 힘을 실어주고 힘들 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관계여야 한다. 어려움이 올 텐데 그것을 함께 감내하며 가자는 믿음의 동의가 필요하다. “여보. 괜찮아. 처음에는 원래 힘들어. 나는 당신을 믿으니까 해보자. 나도 도울게이래야 한다. 사실 내가 아내에게 들은 말이지만, 이 말을 듣고 아기 태어난 이후에 처음으로 울었다. “니가 사업한다고 난리 칠 때부터 알아봤다. 이 화상아 이제 뭐 먹고 사냐?” 이런 말 들어봐라. 그나마 남아있던 용기도 금새 사라진다. 사실 나도 회사를 떠나기 전에 가장 오래 준비한 것이 아내와 미래에 대한 신뢰를 만드는 것이었다. 내가 회사에 있었으면 천천히 죽었을 텐데 그것을 알아준 아내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헬조선에 가치주의자 한 명쯤은 괜찮잖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나의 모토는사람을 살리자는 것이다. 직장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뭘 하고 싶어하는지 모른다. 물어보면 기껏해야 회사명을 포함한 관등성명을 댈 뿐, 진짜 자신을 모른다. 그렇게 자신의 정체성을 모른 체 사는 건살아 있으나 죽은 삶이다. 좀비나 다를 바 없다. 나의 정체성과 나의 깊은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내가 아닌 다른 것에 이끌려 가는 것이다. 그런 채로 40, 50대가 되고서 뒤돌아 보며난 무얼 하며 살았지? 왜 이렇게 살고 있지?’하고 후회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사람을 살리자가 나의 모토다힘들게 태어난 내 인생에 명확한 모토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은가?

 

 회사 입사 후 3년차 정도된 친구들이지겹다. 허무하다. 퇴사하고 싶다.” 이런 말을 한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회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내가 유명 대기업에 왔으니 으시대고, 중소기업 다니는 친구들은 명함 꺼내기도 주저한다. 그게 현실이긴 하다. 그렇게 사람들이 행동하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정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삼성이 아니고 현대차가 아니다. 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외부에서 찾는가? 물론 내 정체성이 중,소의 작은 크기도 아니다

나는 누구고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일을 하고,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될 거다. 나는 이런 가치를 믿으며 살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집중했으면 좋겠다

 

 그 정체성. 어떻게 찾아야 하나?

자기 자신을 관찰을 해야 한다우리는 남의 외모나 행동 글을 보고 비난하고 평가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관찰하는 것을 거의 하지 않는다.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아닌 다른 곳에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긴다. 관찰을 잘하고 싶다면 그냥 일기를 꾸준히 써봐라. 그냥 발생한 일만 쓰지 말고 일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감정 생각을 써보면 좋다. 의외로 효과가 뛰어나다

그리고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기 바란다나는 회사 다닐  혼자 커피를 마시면서 은 생각을 하고 또 아이디어도 떠올린다. 그런데 사람들은 혼자 커피를 마시는 나에게왕따냐?” 이런 따위의 농담을 한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말이다. 시끄러운 술자리나 클럽에서 자신을 찾기는 어렵다그냥 일기를 써보면 조용히 혼자 있으면서 자신을 솔직히 관찰 할 수 있기에 추천하고 싶다. 나중에 12월 말에 일년 일기를 다시 한번 읽어보면 일기 전반에 흐르는 자신만의 공통된 관심사 하고 싶은 일,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40대 초반에 회사를 나왔다. 비슷한 연배의 동료가 오면 주로 무슨 얘기를 하나?

그들의 로망도 회사를 때려 치우고 나와서 자기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오는 것이다. 돈과 관계없이 했을 때 행복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찾아라. 그리고 직장에 다니면서 준비를 하라고 말한다. 꼭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가 아니어도 회사를 떠난 삶 자체에 대한 정신적 준비도 좋다. 만약 가능하다면 하고자 하는 일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이 최고다. 주로 그런 얘기를 한다하지만 돌아가서는 모두 그대로다. 이유는 뻔하다.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니 와닿지 않아서. 그리고 아직 절박하지 않아서

 

 5년 후에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 것 같나?

300개의 고객사에 강연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그때는 사업이 자동으로 돌아가게 만들고 싶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찾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 쉽게 말하면 들을 귀가 있는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주고 가치와 비전을 심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시 강조하고 싶다. 자신의 정체성을 빨리 찾아라. 자신에 대해 더 관찰하고 고민하면 좋겠다. 과거의 경험에서 내가 행복했던 때를 돌아보고 글로 적어보는 것도 좋다. 어떤 일을 하면서 남을 도운 적이 있는지 적어보는 것도 좋다자신을 빨리 찾고 원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길 바란다. 방법과 시기는 당신이 정하는 거다. 직장을 나가게 되면 내가 무엇으로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만 갇히는 이유는 내가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해야 떼돈을 벌까?” 가 아니라무슨 일을 하면 내가 행복할까를 찾아야 한다. 


 




 

 40대 초반에 작은 일인 기업을 차렸다. 글만 읽으면선비 같은 놈’, ‘이상주의자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당당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그 일을 찾았고 직접 행동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이 힘든 세상, 각박해 지는 헬조선에 이런 이상주의자 한 명쯤은 괜찮은 것 같다. 그가 추구하는 가치, 신기루가 아니다. 모두가 찾고 싶지만 찾기 힘들어서 그저 말하기 어색할 뿐이다. 우리 직장인들 안에 항상 있던 것인데 우리들이 찾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것일 뿐이다. 자신이 믿는가치를 찾고 그것을 따르기 위해 먼저 행동한 그의 용기와 맑은 눈동자가 부러울 다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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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1 / Comments 12

  • H.K 2015.12.15 09:48 신고

    정말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저와 동갑인데요,
    저도 지금 같은 상황에 있는 입장인지라, 더욱 공감이 가네요...

    파이팅입니다! ^^

    REPLY / EDIT

    • 손박사 2015.12.15 10:54 신고

      H.K.님.

      솔직히 회사는 그만둬 보지 않으면 나갔을 때의 그 심정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같은 상황이시라니 더 동감이 될 듯합니다.
      HK님도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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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선씨 2015.12.15 12:25 신고

    진짜 좋은 글이네요. 왠지 모르게 기운이나요 ㅎㅎ

    REPLY / EDIT

    • 손박사 2015.12.15 13:59 신고

      유선씨가 좋은 글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당신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DIT

  • Homo Askus 권귀헌 2015.12.15 14:44 신고

    스님의 죽비처럼 잠든 영혼을 깨워주는 인터뷰 기사네요...대표님, 잘 읽었습니다.

    REPLY / EDIT

    • 손박사 2015.12.15 16:45 신고

      제가 수없이 얘기하는 것보다 실제 행동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게 가장 좋은 방법 같아요...
      고맙습니다.

      EDIT

  • 아티 2015.12.16 08:11 신고

    가치와신념에 따르는 용기가 부럽습니다.
    현실적으로 많은 준비를 하셨네요!
    좋은 인터뷰글 감사합니다:)
    아침부터 자극이많이되네요

    REPLY / EDIT

    • 손박사 2015.12.16 10:16 신고

      아티님.
      짧지 않은 글인데 읽어 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저도 인터뷰를 하면서 정말 연신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 자극 오래 간직하시고 용기 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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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자 2015.12.17 08:38 신고

    안녕하세요 경제경영 월간지 기자입니다. 이 글을 직접 작성하신 건가요?? 아니면 인터뷰를 하신건가요? 직접 인터뷰 형식으로 작성 했다면 저희 매체에 실어 창업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합니다. 가능할까요???

    REPLY / EDIT

    • 손박사 2015.12.17 09:31 신고

      안녕하세요. 김기자님.

      본 글은 제가 직접 인터뷰를 하고 작성한 글입니다.
      최소한 어떤 매체인지, 어떤 란에 실리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주시고 요청을 해 주셨으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더 논의가 필요하다면 메일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Companyman1@naver.com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EDIT

    • 김기자 2015.12.17 11:01 신고

      댓글에 소속과 신분을 밝히지 않은 부분 죄송합니다. 메일 보내드렸습니다.

      EDIT

  • 우노 2015.12.18 16:31 신고

    안녕하세요.^^손박사님. 예전부터 자주 들어와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혹시 오늘 저녁 워크샵 예정대로 진행하시는건가요?
    첨이라서 ^^;

    REPLY / 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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