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떠난 사람들 11 _ 회사 때려 치우고 음식점이나 할까? 직장인 창업

Author : 손성곤 / Date : 2015.07.14 08:00 / Category : 회사를 떠나다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39세 회사원이자 서울 화곡동에서 화르르 사르르 닭갈비 (이하 화사닭’)를 운영하고 있는 전진호 입니다.

 

학교와 회사 중심의 커리어를 소개해 달라

저는 1995년에 단국대학교 건축과에 입학해서 2004년에 졸업했다. 건축과 출신으로 설계사가 되고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설계사로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학위를 따야 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나는 설계사로 밥을 먹고 살 정도로 창의적인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이 없었다. 나 스스로 원하는 일을 주체적으로 하고 싶다는 소망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군 제대 후 회계사와 감정평가사 준비를 했다. 회사는 2004년에 SK 네트웍스 구매부에 들어갔다. 건설 현장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구매하는 MRO 사업 쪽에서 일했다. MRO는 단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일이 생기고 뭔가 창의적인 일이 아니었다. 물론 입사 초기의 짧은 생각이었지만 스스로 무언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

 

건축과 출신인데 회계사와 감정평가사에 대한 도전은 좀 의외다. 어떻게 공부를 하게 되었나?

스스로를 고용하는 일,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늘 있었다. 학생 때 친한 친구가 CPA 준비를 하면서 같이 공부를 시작했다. 감정평가사 건축과에서 공부한 것과 그리고 CPA준비와도 일정 부분에 교집합이 있어서 함께 준비 했다. 1년을 휴학하고 준비 했는데, 1년은 택도 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2차를 공부할 것인가 아니면 취업 준비를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집안에서도 첫째였고 부모님의 기대가 있어서 결국 공부는 접고 취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공부한 것에 아쉬움이 남아 SK 네트웍스를 1년 반 다닌 후 그만두고 감정평가사 2차 공부를 했다. 결론은 떨어졌다. 그 이후 고민 없이 중소기업으로 회사를 옮겨 기술 영업의 일은 3년 반정도 했다. 이전 회사의 경력이 짧아서 회사원으로 경력을 제대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했는데 회사가 경영악화로 문을 닫았다. 그래서 그 후 해외로 설비를 수출하는 회사로 이직했다. 그곳에서 2년을 더 근무하고 나니 35살이 되었고, 내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회사생활은 시험을 준비했던 일년을 제외하고 7년을 하고 그만 두었다.

 

 회사 다닐 때 어떤 사람인지 한 마디로 요약해 달라.

한마디로 나는 내가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일한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당시 일을 정말 열심히 했고 성과도 좋았다. 주위의 평가와 평판도 괜찮았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이유는 하나였다. 나는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회사에서의 일이 내 사업을 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윗사람이 일을 시켜도 그냥 하고 생각 없이 하지 않았다. 이렇게 의사결정을 내린 이유는 뭘까? 이 일을 통해서 그 다음 일은 어떻게 될까?’라는 고민을 스스로 하고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일을 다른 사람의 기대보다 조금은 더 잘하고 많이 했던 것 같다.

 

 회사를 떠나게 된 계기는 내가 진짜 주인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였나?

아니다. 계기는 회사 안이 아니라 밖에서 시작됐고 그리고 정말 의도하지 않은 것 이었다. 와이프가 일을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에게 말도 하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신도림에 가게를 덜컥 계약했다. 어머니께서 내가 어릴 적에 음식점을 운영하셨다. 그것만 믿고 음식점을 하겠다고 계약한 것이었다. 자영업으로 그것도 음식점을 하겠다는 말을 듣고 정말 당황스러웠다. 음식점이 얼마나 힘든지도 모르고 어머니가 해 보신 경험이 있으니 그것만 믿고 결정해 버린 것이었다.

나는 사회 생활을 해 봤고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회사나 가게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었다. 음식점 하나를 가도 테이블 수, 회전율, 객단가, 가게임대료, 인건비 이런 것을 머리 속으로 계산하며 예상 매출을 그려보곤 했다. 음식점을 어머니와 아내만으로 운영하면 매우 힘들고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서 내가 함께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불씨를 된 건 덜컥 계약한 가게 때문이었다.

 

 그럼 회사 일에 불만이 있거나 맞지 않아서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니라고 봐야 하나?

맞다. 회사에서 이제 일을 배워서 제대로 좀 하고 있었고 인정도 받았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둘 때도 쉽지 않았다. 회사에서 잡았다. 내가 일한 만큼 돈이든 평가든 성취감이든 있었다. 회사로 인한 이유로 떠난 건 아니었다.





회사 다닐 때 배우게 된 건축 자재, 영업 이런 부분이 음식점과 전혀 연관이 없다. 그래서 음식점을 창업하고 시행착오도 꽤 있었을 것 같다.

아니다. 시행 착오는 전혀 없었다. 처음부터 잘 됐다. 어머니가 원래 음식점을 하셨고 나도 그 모습을 계속 보면서 자랐다. 어머니 일을 도우면서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 말하는 방법, 서비스 마인드, 그와 함께 사장 마인드까지 이미 몸에 배어 있었다. 거창한 건 아닌데 음식점에서는 진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님보다 나를 낮추고 좋은 음식 건강한 음식을 서비스 한다는 그런 마음가짐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신도림에서 화사닭을 운영하다가 조금 알게 된 어떤 손님이 나에게 사장님이랑 얘기를 해 보니 대학은 나온 사람 같다라는 말을 들었다. 헛헛한 웃음이 나왔다. 어찌 보면 그 질문이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를 바라보는 전형적인 시선 같았다. 어떤 다른 회사에서 회식 온 손님들은 자기들끼리 내기를 했다고 하며 정중히 사장님은 뭘 전공했습니까?’ 라고 물어 보았다. ‘무얼 전공했기에 가게에서 이렇게 친절하게 손님들을 대하고 서비스를 잘하냐?’라는 것이었다. ‘경영학과를 나와서 경영을 잘하냐? 심리학과를 나와서 손님들의 마음에 잘 맞춰주냐?’ 라고 물었다. 솔직히 기분이 좋은 질문이었다. 내가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손님들이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것이 기억이 난다.

회사 일이 음식점을 운영하는데 직접적으로는 연관이 없었지만 기술 영업을 하면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나 방법 등은 알게 모르게 음식점 경영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시작하시는 분을 만나본 적이 있다. 그 분들 중에 손님을 위해 서비스를 하고 맞춰주는 것을 아예 못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회사 다닐 때의 자신의 위치가 사회에서도 유지되기를 바라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영업을 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접했던 경험이 많아서 그런 마음이 전혀 없었다. 내가 파는 물건을 사 주는 사람은 회사에서나 밖에서나 최고로 소중한 사람이다.

 

회사 일만 하던 7년여의 시간을 보내고 음식점을 창업했다. 두려움이나 불안한 점은 없었나? 자영업 특히 음식점 같은 경우 폐업률이 90%가 넘는다는 기사를 본 것 같다.

불안감 같은 경우는 크지 않았다. 그 때는 35살 이었고, 일에 대한 전문성도 있었다. 또 회사가 싫어서 뛰쳐나온 것도 아니었기에 안되면 다시 직장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게를 얻은 자리가 이전에도 음식점을 하다가 망해서 나간 자리였다. 그래서 권리금도 2,000만원 보증금도 4,000만원 정도였다. 그 좋은 상권에 비한다면 싸게 얻었다. 여러 가지 가게를 얻기 위한 부동산 비용과 집기 비용까지 합하니 일억 천 만원 정도 투자를 했다.

돈이 부족해서 8,000만원 가량은 대출을 받았다. 그 대출금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다. 정말 장사가 안 돼서 망해도 열심히 일하면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때는 비교적 젊었고 아내나 어머니도 원해서 한 일이기에 두려움은 크지 않았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보면 새롭게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신문기사에서 폐업률이 90%라고 하면 나는 10%안에 들 거라고 철썩 같이 믿고 시작한다. 시작할 때는 나만은 잘 될 꺼다.’ 라고 믿기에 큰 걱정이 없는 것 같다. 약 두 달 정도 지나고 오픈발이 꺽인 후 매출을 보면서 이렇게 하다가는 큰일 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공포감이 가장 심한 것 같다.  

 

본인이 원해서 시작한 음식점은 아니었는데 장사가 잘 되었던 것 같다. 얼마나 잘 됐었나?

일반적인 프렌차이즈가 아닌 음식점 기준을 보면 정말 아껴서 타이트 하게 잡아도 최소 일억 정도는 투자를 한다. 그리고 월세는 250~300 정도라고 한다면 하루 매출이 최소 70~80만원 정도는 되어야 회사 생활 할 때만큼 벌 수 있다. 물론 월세와 투자규모 업종과 마진에 따라 모두 다르기는 하다. 흔히 음식점 장사할 때 하루 매출 백 만원 이면 잘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내 경우 신도림 화사닭은 하루 매출이 어림잡아 백오십 만원은 됐었다.

닭갈비 집을 오픈 한다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는 중에도 손님들이 들어와서 언제 오픈 하냐고 물어봤었다. 그만큼 그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서 사람들의 확실한 니즈가 있었던 아이템이었다. 내가 노력해서 마케팅 하지 않았지만 오픈 전부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 동네도 닭갈비 집 생긴다며 입소문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었다. 장사도 잘 됐었다. 한 달 매출이 4,000~5,000만원은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장사가 잘 되었던 화사닭 신도림점의 사업을 접었다. 왜 그랬나?

가장 큰 문제는 아르바이트 등의 직원관리 였다. 툭하면 갑자기 나오지 않고 그만두는 경우가 너무 많아 점점 가족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가족들이 투입되어 일을 하면서 의견의 차이가 생기는 일이 잦아졌다. 가게를 운영하는 방침에 대한 생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경영은 시작하기 전에 명확한 경영이념과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영업을 하면서 이것을 세우고 만들어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가게가 그랬던 것 같다.

두 번째는 일과 삶의 밸런스가 심하게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운영하는 동안 편의점처럼 1365일을 하루도 쉬지 않고 영업을 했다. 심지어 동생 결혼식 날도 가시 사진 찍고 밥 먹고 가게로 달려와서 일을 했다. 매출이 많아도 가게에는 손님이 없는 순간이 있다. 사장의 입장에서 보면 그 순간은 인건비가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사장도 사람이니까 그렇다. 그러다 보니 오후 2시간만 바쁘니 그럼 내가 일하지 뭐하면서 가족들이 나와서 일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족 전체가 이 일에 매달렸고 직원 문제도 생기면서 가족들도 힘들어 했다. 급기야 가족 모두가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고 다투는 일도 잦아졌다. 회사 다닐 때보다 많이 벌었지만 내 삶은 딱 두 가지 시간뿐이었다. 일하는 시간, 그리고 자는 시간. 삶이 없었다. 무슨 기계 같은 삶이었다. 회사에서 일을 지겨워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영업을 하면 더한 반복이 시달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또 하나 이유는 이전의 회사에서 계속 필요하니 다시 나와서 일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힘든 상황에서 회사의 요청을 계속 받으니, 내가 사회에서 쌓아왔던 경력이 아깝다는 생각도 다시 들었다. 내가 회사가 너무 싫어서 그만둔 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화사닭 신도림점은 장사가 잘 되었지만 시즌 1을 종료하고 문을 닫았다.

 

그러면 화사닭 신도림점을 접고 마지막에 일했던 회사로 돌아간 건가?

그렇다. 사장님도 내가 만약 망했으면 나를 다시 부르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나가서 자기 일을 하는데 더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장님을 저런 놈을 데리고 와서 우리 회사에서 일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했다. 그래서 회사를 떠날 때 보다 더 많은 연봉과 더 높은 직책으로 회사로 다시 돌아갔다.

회사로 돌아가서 2년 정도 일을 하니 예전과는 마음가짐이 좀 달랐다. 한 번 회사를 떠난 경험도 있고 내 일을 하면서 성공한 경험까지 있으니, 예전처럼 이 일이 내일이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너무 솔직한 얘기인 것 같은데 내가 회사의 주인이다.’라는 마음이 사라졌다. 그리고 높은 직급에서 나오는 회사의 기대도 커졌었다. 그에 대한 스트레스도 꽤 심했다.

 

지금은 강서구 화곡동에 화르르 사르르 닭갈비를 시즌2로 다시 열었다. 그 계기는 무언가?

결국 다시 내일을 하고 싶었다. 요식업이 아닌 다른 분야를 생각했다. 공부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필요한 공부를 하고 대신 아내가 생활전선에서 돈을 벌기로 했다. 아내는 그래도 예전에 경험해 봤고 장사도 잘되고 했으니 음식점을 하자라고 해서 결국 다시 같은 메뉴와 상호로 문을 열었다. 나도 공부를 하면서 시간이 나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독이었다. 예전의 성공의 방정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안이한 생각이었다. 예전에 비추어서 강점을 더욱 강하게 할 생각만 했고 약점을 막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람의 경우 강점을 강하게 하라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자영업 장사에서는 하나의 큰 약점을 메우지 못한 채로 강점을 강하게 해도 그 약점으로 모든 것이 새어 나가는 것 같다. 그 약점은 바로 위치였다.

 

 그럼 지금 회사 일을 하면서 화사닭을 집을 운영하는 것 아닌가?

애초에는 운영에 아예 개입 하지 않으려 했다. 선장이 많으면 배가 마운틴으로 간다. 의사결정은 한 명이 해야 한다. 특히 가족의 경우는 의까지 상한다. 나는 그것을 이미 겪어 봤었다. 부부가 함께 자영업을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절대 반대다. 장사가 잘 된다면 모르겠지만 장사가 잘 안되면 아무리 금슬이 좋은 부부관계도 문제가 생긴다. 작은 가게라 하더라도 경영에 대한 신념은 명확하고 확고해야 한다. 내 주위에서 부부가 함께 장사하는 분들을 보면 장점은 딱 하나 인건비 세이브밖에 없다. 그대신 단점은 매우 많다.

 

 화사닭 시즌 1인 신도림점과 시즌 2 화곡동점은 운영해 보니 어떻게 다른가?

다른 점은 손님이다.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이 닭갈비 먹으로 오는 사람으로 다 똑 같은 것이 아니었다. 신도림은 회식과 가족 식사 연인도 오는 곳이었다. 하지만 화곡동은 그저 술을 먹으러 오는 동네였다. 단지 어떤 음식과 술을 먹느냐의 차이일 뿐이었다. 다른 손님의 취향과 니즈를 알아내고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은 쉽지가 않다. 회사에서는 그것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내 돈을 쓰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사를 하면서 그것을 찾는 것은 솔직히 쉽지만은 않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파느냐?’어디에서 파느냐. 간략히 말하면 아이템과 로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두 가지가 각각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함께 중요하다. 장사가 잘되려면 아이템과 로케이션, 두 가지가 모두 딱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템이 아무리 좋아도 로케이션이 안 좋으면 안 된다. 장소가 아무리 좋아도 그 자리에 맞지 않는 아이템이라면 이 역시 안 된다. 


화사닭 1기 신도림 점은 두 가지가 모두 딱 맞았다. 오픈 하려고 현수막 걸고 인테리어를 거의 마쳐가던 즈음에 손님들이 그냥 들어 왔다. ‘인테리어 다 끝났죠? 하면서 한 회사의 팀에서 회식을 예약하고 갔다. 어쩔 수 없이 재료 수급해서 그 팀을 받았다. 아직 인테리어가 다 끝나기 전인데 말이다. 그 팀을 받으니 손님들이 몰아쳤다. 그 정도로 잘 아이템과 위치가 모두 잘 맞았다. 돼지고기는 지겹고 소고기는 비싼 직장인들에게 닭갈비는 호불호가 적은 음식으로 대안이 되었다. 그리고 고기류 중에서는 한국인이 좋아한다는 매운맛을 사용할 수 있는 고기가 닭고기 라는 것도 통했다. 그리고 인천, 안양, 안산 등 서울 근교로 가는 교통의 요지이자 만남의 장소인 신도림 이라는 위치는 서로 궁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음식점으로 자영업을 하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고 자문을 구한다면 해 줄 예기가 무지 많다. 장사가 매우 잘되 본 경험도 있었고, 지금처럼 고군분투 하는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직장인으로 일을 하다가 자영업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럼 음식점으로 자영업의 미래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에 이슈가 많이 되고 언론에 소개가 많이 되는 독특한 마케팅으로 많이 알려진 음식점들이 아주 약간은 조심스럽다. 지나치게 보여지고 알려지는 마케팅 중심적으로만 가는 것 같아서 그렇다. 너무 트랜드를 쫓는 것은 음식점뿐만 다른 업종에서도 아니라 오래 가지 못할 것 같다.

음식장사의 본질은 재 방문이다. 그 본질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건강한 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이다. 그 본질을 지켜서 20, 30년 후에도 생존하고 사람들이 찾는 음식점을 만들고 싶다. 음식점도 지속가능 경영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그 지속 가능성은 매출이 받쳐 줘야 가능한 것이고 매출을 만드는 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한 고민은 위치가 조금 좋지 않은 곳이다 보니 이곳을 계속 끌고 갈까? 아니면 새로운 장소를 구할까?’에 대한 고민은 늘 있다.

예전에 어떤 삼겹살집 사장님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 분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장사가 잘되면 가게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손님이 아니라 돈으로 보인다고 했다. 3명이면 삼겹살 3인분, 맥주 3, 소주 2해서 58천 원짜리로 보인다는 거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라는 목소리도 작아진다. 그리고 어차피 너 아니어도 올 손님을 있어이렇게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분의 얘기를 들으며 단지 돈만을 버는 것보다는, 돈을 벌어서 그것으로 더 큰 가치를 위해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다니는데 음식점이나 할까?’ 라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연령별로 다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젊은 친구들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자꾸 보여지는 것만 신경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나치게 마케팅만 신경을 쓰고 재미만을 쫓다가 안되면 말지 뭐라는 가벼운 생각만 가지고 지속적으로 오래 가게 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있다.

50대가 되어 회사를 떠나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자신을 새로운 세상에 온전히 던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50대 라면 회사에서 임원 정도는 하거나 관리자로 일 하다가 나온 분들이 꽤 많다. 그래서 내가 예전에 이런 일을 했었고, 내 밑에 직원이 몇 명이었는데..’ 라며 과거의 향수에만 젖어 있는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이 장사를 하면 경영자가 아니라 투자자가 된다. 나는 돈이 있으니 투자만 하고 운영은 월급을 주는 사람에게 맞기는 경우다. 사람을 비용으로만 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주로 프렌차이즈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프렌차이즈는 매출은 높을지 몰라도 투자효율은 낮은 경우가 많다. 수익이 나도 5년 후 리뉴얼을 위한 인테리어를 하면서 그 수익이 다시 프렌차이즈 본사로 들어가는 곳도 있다. 월수입 300백만원 가져가려고 7~8억씩 투자해서 가게를 여는 건 잘못 된 것 같다

창업을 할 때 '~~이나 할까?' 라는 마인드로는 절대 성공 못한다. '~~ 아니면 안된다.' 라는 마음이 필요하다.

 

회사 일이 나와 맞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후배가 있다면 어떤 얘기를 해 주겠는가?

나는 그런 친구를 만나면 얼마나 깊게 일에 젖어 봤느냐? 라고 묻고 싶다. 사람들은 각자 인지할 수 있는 깊이와 범위가 다르다. 물론 개인차이는 있겠지만 회사생활의 경험에 따라서 캐치할 수 있는 범위와 깊이는 달라진다. 내가 회사랑 맞지 않는다면 도대체 정확히 회사의 어떤 부분과 나의 어떤 부분이 상충이 되는지 깊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남의 밑에서 지시를 받는 것은 모두 싫어한다. 회사를 떠나서 자기 일을 하겠다는 사람의 대부분은 바보 같은 남밑에서 지시 받기를 원치 않는다. 하지만 자기 일을 하면 직장생활보다 최소 2배 이상은 힘들다. 최근에 일본의 경영의 대가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을 하는가?’ 라는 책을 읽었다. 회사에서 힘들고 슬럼프가 생길 때 마다 일에 더 깊숙이 들어감을 통해서 그 슬럼프를 극복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안타까운 상황은 일은 하는데 자기 시간은 자기 시간대로 없고, 야근도 애매하게 하고, 그렇다고 회사에서 원하는 성과를 내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힘들고 괴로워서 바닥으로 떨어졌다면 최소한 지하수가 나올 때까지 밑으로 들어가 보기 바란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심정으로 파 보기를 원한다. 더 깊이 계속 파고 들어가서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진짜 원인을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냥 회사가 짜증난다면 왜 짜증나는지? 김팀장이 괴롭혀서? 그럼 왜 괴롭히는지? 내가 어떤 일을 했을 때 지랄해서. 그럼 그는 왜 너에게 지랄을 했는지. 이런 식으로 계속 질문을 통해서 내려 가면서 표면적인 이유가 아닌 진짜 이유를 찾아보면 좋겠다. 그렇게 질문해 보고 답을 냈는데 회사를 떠나는 게 맞다면 떠나면 된다.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해 보고 깊게 생각해 보지 않고 그만두면 사회에 나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회사에서는 김팀장이 짜증나게 하지만, 자영업을 해보면 김팀장 보다 100배 더 짜증나게 하는 사람을 소비자로 만나는 경우도 생긴다. 내가 겪어 보니 그렇다.

내가 만난 친구 중에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정말 납득이 가는 친구가 있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내가 회사에서 정말 이렇게 죽을 힘을 다해서 일을 했으니 여기서 배운 지식과 경험으로 내 일을 하면 잘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겠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의 성격과 일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충분히 이해했다.

 



뜬금없는 질문인데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내 아는 후배 중 하나는 나는 평생 월급쟁이만 할 꺼에요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자기가 사업할 깜냥과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 후배는 회사에서 일을 정말 열심히 한다. 왜냐면 평생 월급쟁이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월급쟁이만 평생 하겠다는 마인드가 있는 사람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심을 다해 일한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을 수도 있다.

또 미디어에서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했더니 성공했어요.’라는 기사가 많이 나오는 것도 상당히 경계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우선은 성공의 시작과 끝을 억지로 하고 싶을 일을 한 것이라는 기획기사의 결론으로 내 놓고 끼워 맞추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그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 정말 수 많은 시간을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은 것은 별로 부각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엄청나게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게 성공의 비결이 뭡니까?’ 라고 물으면 운이 좋아서요. 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 엄청난 성공을 거뒀기에 예전에 고생한 것을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그 고생담을 풀어 놓기도 힘들기 때문일 수도 있다.

계속 얘기하지만 무언가에 정말 미치도록 깊게 빠져들어 파보고 노력한 사람만이 성공의 준비태세를 갖춘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누군가 찾아와서 당신에게 음식점 영업에 대해 살아 있는 내용을 배우고 싶다. 나의 선생님이 되어 주세요.’ 라고 요청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화사닭 1기 신도림에서는 체인점 문의가 세 번 정도 있었다. 전부 말렸다. 왜냐하면 얘기를 들어보니 요청한 분들의 생각이 자영업을 하기에는 준비가 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냥 조리 방법이나 재료 수급 양념 비법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조금은 짧은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분들은 폐업 90%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성공해도 오래 못 갈꺼다

자영업 음식점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분들 이었다. ‘하루 매출 30만원이면 곱하기 30하면 거의 천 만원은 되네. 혹은 11시에 열어서 10시에 닫는다고? 나쁘지 않은데다 이렇게 말했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경영계획을 세우거나 할 때 단순하게 엑셀로만 계산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일 거다. 실제 상황은 그것과 다르다. 실제로 프렌차이즈 회사나 창업 컨설팅을 할 때도 이런 식으로 계산해서 사람을 홀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프렌차이즈 같은 경우는 개인에 집중하지 않는다.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이 얼마나 설렘과 긴장을 가지고 가진 재산을 전부 털어서 일을 준비하는가를 고심하지 않는다. 그저 그런 사람을 매출의 수단으로만 본다.

만약 누가 찾아 온다면 일단은 ‘No’를 할 것 같다. 성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나는 성공하는 10%에 든다고 믿고 시작한다. 나도 10% 안에 들었다가 지금은 90%이다. 자영업은 할게 너무 많다. 노가다, 마케팅, 손님응대, 청소, 서빙, 재료 다듬기, 회계, 세금, 직원 관리 등등. 사장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다. 회사 다닐 때보다 기본 4배는 바빠지는 것 같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지면서 불화도 생긴다. 나는 아이가 둘인데 다시 시작하면서 둘째를 어찌 키워야 하나 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정말 큰 어려움 이었다. 나는 좋은 아빠이고 싶고 자식을 잘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자영업을 하면서 그렇게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 했다.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면 금방 티가 나고 선생님한테 전화도 온다. 정말 슬픈 일이었다.

아까도 얘기 했지만 직장인으로서 일에 혼신을 다해서 내일처럼 젖어본 사람만이 자영업을 해도 그나마 성공가능성이 올라간다고 본다. 회사에서 일 설렁설렁하고 나는 월급 받은 만큼만 해야지 했던 사람은 자영업 사장되면 잘 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설렁한 마인드를 벗기 위해 고군분투 하다가 망할 수 있다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무언가에 미치도록 노력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온다면 기꺼이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돕고 싶은 마음 당연히 있다.

 



▶▶ 회사 생활을 하다가 음식점으로 자영업에 뛰어 들었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그 외의 많은 부분을 잃기도 했다.  다시 회사 생활로 돌아와서 이제는 음식점의 지속경영을 위해서 회사일과 음식점을 병행하고 있다. 어찌 보면 그는 직장인이 상상만 했던 일들을 실제로 경험하고 그 경험을 발판으로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무엇인가에 미치도록 깊게 빠져보고 파고 들어본 자만이 성공 할 수 있는 기본을 갖춘 것이라는 그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얼마나 일에 젖어 보았는가?' 청년의 때를 지나 중년을 향하는 마흔의 고개를 넘는 그의 말의 깊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 이 일이나 할까?' 라는 마음이 아닌 '이 일 아니면 죽는다'는 절박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가장이라는 삶의 무게를 어깨 위에 얹고, 사회에 뛰어들어 온몸을 다 적시며 일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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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맛나게 배터지게 먹고 제 카드로 계산 했음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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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is again 2015.07.17 08:14 신고

    자영업에 좋긴한데 주말까지 올린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첨에 시작할 땐 주말은 알바를 써야지 하다가도 막상 인력관리가 안되기 일쑤라 주인들이 나오더군요.주변에 카피숍 창업한 지인과 우리동네 새로 창업한 편의점주가 그런 얘길 하는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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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곤 2015.07.19 11:52 신고

      안녕하세요.

      인터뷰한 전진호 님도 가장 힘든점이 인력관리라고 말하더군요. 갑자기 안나오고 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이 동원되고 그러다 보니 가족간의 불화가 생기면서 문제가 커진다고 하더군요.

      어찌보면 직장인 보다 자영업자가 시간관리 측면에서는 더 힘들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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